[르포] "이전 가능하겠나"…용산공원 대안 '탄천물재생센터' 현실성은?

'탄천물재생센터' 면적 크고 입지 좋아
서울시, 청년주택·산단 조성 구상
악취 혐오시설로 이전 관건…"너무 정치적 접근"


용산공원 부지 주택공급을 놓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부지가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사진은 탄천물재생센터. /황준익 기자

[더팩트|황준익 기자] "여기에 주택이 들어서면 입지는 압구정 못지 않아요. 하지만 이전이 가능하겠습니까"

용산공원 부지 주택공급을 놓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부지가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6일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2차 회동에서 절충안으로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를 제안하면서다.

이날 직접 가본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는 상당히 넓었다. 부지 면적은 39만3000㎡로 정부가 거론한 용산 어린이정원(30만㎡)보다 크다. 서울시는 1만호에서 최대 1만3000호의 신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본다.

탄천물재생센터 바로 앞에는 탄천이 흐르고 주변에는 마루공원, 일원에코파크 등 공원이 있어 도심 속에서 한적한 분위기를 풍겼다. 3호선 대청역이 도보권이고 주변 대진초, 대청초, 영희초, 중동고 등 학군도 형성돼 있다.

일원1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탄천물재생센터를 이전하면 입지는 압구정 못지 않다"며 "위쪽 한국가스안전공사, 아래쪽 강남자원회수시설까지 이어지는 부지가 비워지면 얼마나 좋아지겠냐"고 말했다.

오 시장은 탄천물재생센터를 이전해 '동남권 청년 특화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2024년 양재천·탄천 합수부 일대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완료했다. 현재 탄천물재생센터 이전을 위한 민간 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올해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재원은 서울시가 소유한 동부도로사업소 부지(3조3000억원)와 SETEC 부지(2조3000억원)를 매각해 5조5000억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이 재원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단지, 청년주택 단지를 만들 것"이라며 "서울시가 5000억원 규모의 마중물을 넣게 되면 민간투자도 들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물재생센터는 하수처리장이다. 대표적인 혐오시설이다. 주변으로 악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마루공원 입구에 설치된 냄새 측정 전광판. /황준익 기자

관건은 현실성이다. 물재생센터는 하수처리장이다. 대표적인 혐오시설이다. 주변으로 악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마루공원 입구에는 냄새농도를 알려주는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탄천물재생센터 인근에 사는 60대 주민도 "십수 년 전에 하수처리장을 일부 복개하면서 조금 나아졌지만 여름철에는 냄새가 올라온다"며 "이전하면 너무 좋지만 주변에 이 시설을 누가 받아 주겠나. 너무 정치적으로 접근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간도 문제다. 단기간에 공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 시장은 탄천물재생센터 시설 이전에 4~5년, 이후 주택 건설에 4~5년가량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이전하지 못하면 지하화를 해야 하는데 내 집 밑에 하수처리장이 있다면 좋아할 주민들이 있겠냐"며 "주변에 가스탱크, 폐기물 소각 시설도 있다"고 지적했다.

여권에서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영배 의원은 "10년 후에나 시행 가능할까 말까 한 허황된 정치적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오 시장은 "용산공원에 지으면 이 정권 내에서 착공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시의적으로 맞지 않는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일축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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