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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윤경 기자]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아내며 파산 위기라는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이는 회생을 위한 첫 단추일 뿐이다. 5000억원대에 달하는 납품업체 미지급 대금 변제와 선지급 구조에 묶인 상품 공급 정상화 등 넘어야 할 산이 첩첩산중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전날 오후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열고 표결을 진행했다. 그 결과 회생담보권자조에서는 의결권 전액인 100%, 회생채권자조에서는 75.90%, 주주조에서는 100%가 각각 동의해 회생계획안이 가결됐다.
재판부는 회생계획안이 가결되고 공익채권자들의 분할상환 동의도 상당 수준 확보된 점 등을 고려해 채무자회생법상 인가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고갈로 회생절차 폐지 위기에 몰렸다. 법원은 지난 7월3일 절차 폐지를 결정했으나, 홈플러스가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조달하면서 결정을 번복하고 절차를 이어갔다.
노조는 부실 경영 책임을 분명히 짚었다.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회생 인가는 저절로 주어진 결과가 아니다. 장기간 체불임금 속에서 현장을 지킨 노동자들과 파산 위기 속에서도 상생을 선택한 납품업체들의 뼈를 깎는 양보가 일궈낸 기적"이라며 "MBK 및 경영진의 부실 경영 책임을 반드시 규명하고 구체적이고 지속 가능한 영업 정상화 전략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제 공은 회생계획의 실제 이행할 수 있는 자금력 확보로 넘어갔다. 홈플러스는 37개 폐점 대상 점포 중 자사 소유 19개 점포를 2028년 2월까지 매각할 계획을 밝혔다. 매각 대금은 신탁담보채권 상환에 우선 사용해 담보권을 해제하고, 이후 남은 자가 점포를 활용해 추가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아 채권 변제에 사용할 방침이다.
2030년 2월과 2037년 2월에도 38개 자가 점포를 활용한 추가 담보대출을 추진한다. 홈플러스는 자금 회전이 순조로울 경우 2030년 67개 점포 운영이 정상 궤도에 올라 연 매출 4조3000억원, 영업이익 1628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품대금 변제 방식을 둘러싼 진통은 여전히 남아 있는 뇌관이다. 홈플러스가 갚아야 할 물품대금 공익채권은 약 5032억원에 달한다. 홈플러스는 이를 2028년 2월까지 0.5%, 2029년 2월까지 20.3%, 2030년 2월까지 나머지 79.2%를 변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형평성 논란이 불거진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약 633억원 규모의 급여 및 퇴직금은 2027년 2월까지 69%를 갚고 2028년 2월까지 전액 변제된다. 반면 납품업체의 물품대금은 2028년 2월까지 고작 0.5%만 돌아간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납품업체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홈플러스는 신탁 부동산 매각대금 특성상 선순위 담보 대출 상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일반 회생채권(6~10년 분할)에 비해 3년 내 전액 변제되는 공익채권의 지위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점도 내세운다.
결국 핵심은 상품 공급 정상화와 신뢰 회복이다. 현재 홈플러스는 신용 거래가 막혀 납품업체에 현금을 먼저 줘야만 물건을 들여올 수 있다. 한정된 운영자금 탓에 매대를 온전히 채우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이유다.
다만 고객 수요 자체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건 희망적인 지점이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재개장 이후 30일까지 매출은 1164억원으로 영업중단 전 동기간보다 57% 증가했다. 방문객수는 38%, 구매회원수는 255% 늘었다.
하지만 일시적 관심이 지속적인 소비로 이어지려면 매대 정상화가 선행돼야 한다. 회생계획안 인가는 생존의 최소 조건일 뿐이다. 약속한 자산 매각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납품대금을 성실히 변제해 협력사들과의 무너진 신뢰를 다시 세우는 것이 완전한 홈플러스 정상화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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