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 청년 AI 이용권 난항…국힘 "사다리 끊어" vs 민주 "준비 부족"

서울시의회 상임위서 '민주 6-국힘 4' 전액 삭감
오세훈 민선 9기 공약…예결특위 종합심사 남아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7월 2일 민선 9기 첫 청년정책으로 '청년 AI 사다리'를 발표했다. /서울시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가 19~29세 청년 50만명에게 생성형 인공지능(AI) 이용권을 제공하기 위해 편성한 56억2500만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 심사에서 전액 삭감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선 9기 첫 청년정책으로 내놓은 사업이지만, 시의회에서는 지원 규모와 사업 타당성, 사전 준비 등을 놓고 여야가 정면으로 맞섰다.

6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는 지난 3일 미래청년기획관 소관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예비심사에서 '청년 AI 성장권 지원' 사업 예산 56억25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표결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6명, 국민의힘 4명으로 6대4였다.

'청년 AI 사다리'는 서울시가 청년들의 AI 활용 역량을 높이고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오 시장이 취임 이튿날인 지난 7월 2일 직접 발표한 민선 9기 첫 청년정책으로, 시는 19~29세 청년 50만명에게 생성형 AI 유료 이용권과 실무 교육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었다. 또한 시는 이후 민선 9기 정책 로드맵인 'G3 서울플랜'에도 해당 사업을 반영하며 대표 청년정책으로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이번 추경에는 올해 10월부터 12월까지 석 달간 시범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예산 56억2500만원이 편성됐다. 서울시는 이후 내년도 본예산을 통해 추가 재원을 확보해 총 1년간 사업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사업비는 총 225억원 규모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선 9기 첫 청년정책으로 내놓은 '청년 인공지능(AI) 사다리'의 핵심 예산 56억2500만 원이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 예산심사에서 전액 삭감됐다. /서예원 기자

그러나 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사업 자체의 필요성보다는 사업 준비와 타당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최정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청년 AI 예산이 삭감된 것은 준비도, 타당성도, 목표도 없는 부실한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총 225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인데 정책 수요와 효과, 사업 규모와 교육계획, 법정 사전절차 등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지원 대상인 청년 50만명의 산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서울시가 50만명을 지원 대상으로 정하면서 구체적인 수요조사보다 예산 편성이 먼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사업에 참여할 민간업체 확보 문제도 제기했다. 최 대변인은 "서울시가 접촉하고 있는 후보 업체가 사실상 한 곳에 불과하다. 충분한 검증 없이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청년 지원도, AI 미래산업 육성도 반대하지 않는다. 타당성도 없고 준비도 되지 않은 사업에 예산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의회 본연의 역할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이번 예산 삭감이 AI 시대 청년들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사업을 가로막는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별도 논평에서 AI 활용 능력이 청년들의 취업·창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역량이 되고 있다며, 청년들에게 AI 접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라고 주장했다.

또한 사업에 미비한 부분이 있다면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를 검증하고 이후 보완할 수 있다며, 본격적인 사업 시행에 앞서 효과를 검증할 기회 자체를 차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성배 서울시의원(국민의힘·송파4)은 "AI 이용 지원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청년들이 더 나은 미래로 도약하도록 돕는 필수적인 '기회비용'이자 '사다리'"라며 "정부도 수조 원대 규모의 국가적 AI 지원 방안을 적극 발표하며 미래 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같은 삭감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 지원에 정치적 이념이나 당리당략이 개입되어서는 안 되며, 이번 삭감안은 본예산 전 시범사업 효과를 검증할 기회마저 뺏은 횡포"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상임위원회에서 삭감된 예산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추경안은 향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종합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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