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화폰 삭제' 박종준 전 경호처장 2심도 징역 3년 구형

계엄 뒤 윤석열 등 비화폰 정보 삭제…1심은 무죄
박종준 "실무진 의견 따라…증거인멸 의도 없어"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이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전 처장이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이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15일 서울고법 형사12-2부(조진구 김민아 이승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처장의 증거인멸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1심과 같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박 전 처장은 비상계엄 전후 김 전 청장 등이 윤 전 대통령이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소통했을 것이라고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계엄 관련 통신 기록이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면 증거인멸의 고의가 인정된다"며 "김 전 청장의 구체적 통화 상대방과 통화 내용을 알았어야만 고의가 인정된다는 주장은 법리와 맞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란 수사가 시작된 중대한 상황에서 가장 보전돼야 할 통화 내역이 삭제됐다"며 "박 전 처장은 경찰 주요 수사부서장을 지낸 데다 경호처장으로서 비화폰 관리 권한과 보전 책임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 전 처장 측은 당시 비화폰 관리 규정과 실무진의 기술적 이해가 충분하지 않았고, 증거를 없애려는 의도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박 전 처장은 비화폰 조치가 증거인멸 문제로 비화되기 전까지 김 전 청장의 비화폰 반납과 홍 전 차장·윤 전 대통령 비화폰 보안조치가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며 "계엄 직후 혼란스러운 당시 상황에서 통상적인 보안·반납 절차로 인식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처장은 최후진술에서 "사건 당시 비화폰 관리 규정은 정비돼 있지 않았고 실무자들의 전문적 지식과 기술적 이해도도 낮은 상태였다"며 "경호처장으로 복귀한 지 90일도 되지 않아 실무자 의견을 존중해 원칙에 따라 업무를 처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내달 14일 오후 2시 선고하기로 했다.

박 전 처장은 2024년 12월6일 윤 전 대통령,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의 비화폰 통화 내역을 원격으로 삭제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홍 전 차장의 비화폰은 원격 로그아웃 처리됐고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기록 등 전자정보가 삭제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박 전 처장이 내란 혐의 증거를 없애려는 고의를 갖고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지난 5월 비화폰 삭제 조치의 경위와 이후 정황 등을 종합하면 박 전 처장에게 증거인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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