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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울릉도에서 도로는 곧 삶이다. 출퇴근도, 통학도, 병원도, 생필품 운송도, 관광객 이동도 결국 하나뿐인 일주도로에 의존한다. 육지처럼 다른 길을 선택할 수도 없다. 도로가 막히면 생활이 멈추고, 도로가 불편하면 관광도 흔들린다.
그런 울릉도 일주도로가 새롭게 정비된 직후부터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주민들이 호소하는 것은 단순한 '승차감 불편'이 아니다. 일부 구간을 차량으로 지나면 차체가 크게 출렁이고, 속도를 낮춰도 흔들림이 이어지며 차량 하부에서 충격음까지 발생한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도로가 오래된 노후 도로가 아니라는 점이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상수도관을 설치하고 선형을 개선한 뒤 도로를 새로 포장했다. 그런데 준공하자마자 이용자들이 "왜 이렇게 흔들리느냐"고 묻고 있다.
그렇다면 행정은 답해야 한다.
공사는 제대로 됐는가. 감독은 제대로 했는가. 준공검사는 제대로 했는가.
이 세 가지 질문에 명확한 답이 없다면 주민들의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특히 도로의 품질은 눈으로만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노면 평탄성은 물론 포장 두께와 다짐 상태, 재료 품질, 설계와 시방서 준수 여부 등 기술적인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데도 민원이 제기됐다는 이유만으로 일부 구간을 땜질하듯 보수하거나 '주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넘어간다면 오히려 의혹만 키울 수 있다.
관광버스 업계의 우려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울릉도 관광버스는 같은 도로를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반복 운행한다. 노면의 충격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차량 부품 손상 여부를 따져봐야 하고, 관광객들의 안전과 승차감 문제 역시 함께 살펴야 한다.
만약 실제 차량 손상이나 영업상 피해가 확인된다면 문제는 민원을 넘어 손해배상 등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핵심은 하나다. '부실시공이 맞느냐, 아니냐'를 말로 판단하지 말라는 것이다.
객관적인 측정과 조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
부실시공이 아니라면 그 결과를 공개하면 된다. 반대로 시공상 하자가 확인된다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즉각적인 하자보수에 나서면 된다.
오히려 문제는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은 채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다.
행정은 주민들의 문제 제기를 불편한 민원으로 볼 것이 아니라 행정의 품질을 점검하는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울릉도 일주도로는 관광객을 위한 '관광 인프라'이기 전에 울릉군민의 생명선이다. 새로 만든 도로가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준다면 그 자체로 행정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수십억 원의 예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돈으로 만들어진 도로를 주민들이 안심하고 달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새 도로가 흔들린다면 행정은 도로부터 살필 것이 아니라, 공사 과정과 관리·감독 체계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울릉군과 관계기관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한다.
이번 논란이 단순한 민원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울릉도 일주도로의 품질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문제가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그것이 주민의 안전을 지키고 행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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