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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정년퇴직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퇴직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급개시 연령을 늦춘 공무원연금법은 재산권이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공현진 부장판사)는 퇴직 공무원 A 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원연금 급여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 씨는 1996년 지방공무원으로 임용돼 근무하다 지난해 6월 정년퇴직한 뒤 공단에 퇴직연금을 청구했다. 공단은 A 씨가 62세가 되는 2027년 3월부터 퇴직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통보했다.
A씨가 임용된 1996년 당시 공무원연금법은 퇴직연금 지급개시연령을 60세로 정하고 있었다. 이후 2009년 법 개정으로 지급개시연령이 65세로 상향됐지만, 1996~2009년 임용 공무원에게는 퇴직 시기에 따라 지급개시연령을 60세에서 65세까지 단계적으로 높이는 경과규정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2024~2026년 퇴직자는 62세부터 연금을 받는다.
A 씨는 자신이 임용될 당시에는 퇴직연금 지급개시연령이 60세였는데 이후 법 개정으로 62세까지 연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며 소송을 냈다.
그는 정년퇴직과 연금 지급 사이에 공백을 발생시키는 것은 기존 연금제도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고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퇴직 직후 연금을 받을 수 있는 1996년 이전 임용 공무원 등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해 평등권에도 어긋난다고 했다.
병역의무를 이행하느라 공무원 임용 시기가 늦어진 남성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주장도 폈다. 이밖에 직업공무원 제도의 본질과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퇴직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가 법 개정으로 여러 차례 바뀌어 온 만큼, 임용 당시의 지급 기준이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A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급개시연령을 2016~2021년 퇴직자는 60세, 2022~2023년은 61세, 2024~2026년은 62세 등으로 단계적으로 높인 점을 들었다.
A 씨 역시 2015년 법 개정에 따라 자신의 연금 지급 시기를 예상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연금재정의 안정화를 위한 연금제도 개혁의 필요성이라는 공익은 중대하다"며 해당 법 조항이 신뢰보호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퇴직연금 지급 시기를 늦추면 연금 지출을 줄여 재정 안정에 기여할 수 있고, 퇴직 시기에 따른 경과규정과 별도의 퇴직수당 제도도 마련돼 있다"며 재산권 침해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연금재정의 안정이라는 공익에 비해 퇴직연금 지급개시연령에 도달할 때까지 일정 기간 퇴직연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사익이 더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임용 시기에 따라 연금 지급 시기가 달라지는 것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1996년 이전 임용 공무원 역시 과거 법 개정을 통해 지급개시연령이 다시 도입되면서 경과규정에 따라 차등 적용을 받은 만큼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병역의무에 따른 불이익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 씨의 연금 지급개시연령이 62세로 늦춰진 것은 병역의무를 이행했기 때문이 아니라 1996년 이후 공무원으로 임용됐기 때문"이라며 "병역의무의 이행 그 자체를 이유로 차별적 불이익을 가하는 것이 아니다"고 판시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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