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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규제 체계를 정비하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상원에서 제동이 걸렸지만 금융당국의 개별 규제 완화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클래리티법 처리 불발 이후 약세를 보였던 국내 가상자산 관련주도 미국의 규제 완화 소식에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3분 기준 우리기술투자는 전 거래일 대비 11.23%(610원) 오른 6040원에 거래되고 있다. 티사이언티픽(7.95%), 컴투스홀딩스(5.41%), 갤럭시아머니트리(5.10%), 한화투자증권(3.11%), NHN KCP(2.23%) 등 가상자산 관련주도 일제히 오름세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0.10% 상승하는 데 그치며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국내 가상자산 관련주는 미국 클래리티법의 상원 처리 불발 여파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큰 폭의 조정을 받은 바 있다.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관련 종목에 대한 매도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포괄적인 시장구조법 처리가 막힌 것과 달리 미국 금융당국이 개별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지난 17일 가상자산 지갑이나 애플리케이션(앱) 사업자가 일정 요건을 갖추면 별도의 중개업자 등록 없이 이용자를 정식 파생상품 시장에 연결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쉽게 말해 가상자산 앱이 직접 파생상품 거래를 중개하지 않고 CFTC에 등록된 거래소와 투자자를 연결하는 역할만 한다면 별도의 중개업자 등록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그동안에는 이용자의 파생상품 거래를 연결하는 사업자도 업무 형태에 따라 CFTC에 중개업자로 등록해야 할 가능성이 있었다. 등록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규제와 준법 의무는 가상자산 지갑·앱 사업자들이 파생상품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왔다.
이번 조치로 투자자들은 가상자산 지갑이나 앱에서 선물이나 무기한 계약 등 파생상품을 확인하고 주문할 수 있게 된다. 실제 거래는 앱 자체가 아닌 CFTC에 등록된 거래소 등 정식 파생상품 시장에서 이뤄진다.
다만 모든 규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해당 사업자는 이용자가 어느 업체를 통해 거래하게 되는지 알려야 하고 수수료와 이해상충 가능성 등을 고지해야 한다. 거래 관련 기록을 보관하는 등 CFTC가 정한 요건도 준수해야 한다.
이번 결정은 CFTC가 지난 3월 가상자산 지갑 '팬텀'에 개별적으로 적용했던 규제 완화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사업자까지 확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가상자산 지갑과 앱을 통한 파생상품 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디 카본 디지털체임버 CEO는 단순히 투자자와 정식 거래업체를 연결한다는 이유만으로 중개업자 등록을 해야 했던 규제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취지로 평가했다.
특히 이번 결정은 가상자산 시장의 포괄적인 규제 체계를 담은 클래리티법이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클래리티법은 가상자산의 증권·상품 분류 기준을 마련하고 증권거래위원회(SEC)와 CFTC의 감독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최근 상원 절차표결에서 법안 처리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입법 절차에 제동이 걸렸다.
의회의 입법이 지연되는 것과 달리 금융당국은 각자의 권한을 활용해 가상자산 관련 규제를 손질하고 있다.
SEC도 CFTC와 같은 날 토큰화 주식 거래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를 도입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사업자에 기존 증권 규제 일부를 면제해 토큰화된 주식의 거래를 허용하는 방식이다.
결국 미국의 가상자산 규제 정비는 포괄적인 입법보다 개별 규제 완화가 먼저 진행되는 양상이다. 클래리티법 처리는 일단 멈춰 섰지만 SEC와 CFTC가 현행 제도 안에서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규제 정비를 이어가면서 관련 시장의 기대감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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