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탈춤에 일본 와다이코까지"…안동서 울려 퍼진 한·일 예술의 하모니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서 경북도-나라현 예술교류…탈·국악·궁중음악 한 무대

경북도와 안동시가 일본 나라현과 함께 마련한 '경북도-나라현 예술교류'가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현장에서 열려 호응을 얻었다. /안동시

[더팩트ㅣ안동=김성권 기자]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한창인 24일 축제 현장에 익숙한 우리 전통음악과 조금은 낯선 일본 전통음악이 함께 울려 퍼졌다.

한국과 일본의 예술인들이 한 무대에 올라 서로의 전통과 예술을 선보이는 특별한 문화교류의 현장이다.

경북도와 안동시가 일본 나라현과 함께 마련한 '경북도-나라현 예술교류'가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현장에서 열렸다.

이번 교류는 단순히 공연을 서로 관람하는 자리를 넘어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예술인들이 음악과 무용, 서예 등을 통해 직접 소통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무대 한쪽에서는 안동의 색깔이 진하게 묻어났다.

안동심포닉윈드는 탈마스크를 활용한 연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악기 연주와 안동의 상징인 하회탈 이미지가 어우러지면서 익숙한 지역문화가 새로운 공연 형식으로 다시 태어났다.

국악 무대에서는 '안동성주풀이'가 울려 퍼졌다. 이어 '안동역에서' 중창과 하회탈 마스크를 활용한 공연 등이 이어지며 안동의 역사와 생활문화, 지역의 정서가 음악과 무용 속에 녹아들었다.

경북도와 안동시가 일본 나라현과 함께 마련한 '경북도-나라현 예술교류'가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현장에서 열려 관람객들로 부터 호응을 얻었다. /안동시

잠시 뒤 무대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나라현 예술인들이 일본 전통 궁중음악인 아악과 와다이코 공연을 선보였다. 피아노와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도 이어졌다.

한국 관객들에게는 일본 전통예술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일본 예술인들에게는 안동의 전통과 현대 예술을 한자리에서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예술인들이었지만 무대에서는 음악과 몸짓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대신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한국 캘리그라피 작가들이 마련한 프로그램이었다.

작가들은 일본 예술인들에게 직접 글씨를 써주며 한국 서예의 멋과 현대적인 캘리그라피를 소개했다. 글씨 한 획, 한 획을 사이에 두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갔고, 예술이 언어와 국경을 넘어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공연장 밖에서도 교류는 이어졌다. 나라현 예술인들은 안동에 머무는 동안 봉정사와 월영교, 안동민속촌, 하회마을, 도산서원 등을 둘러봤다.

공연장에서 무대 위 예술로 안동을 만났다면, 현장에서는 안동의 문화유산과 풍경을 직접 마주한 것이다.

천년 고찰 봉정사에서 안동의 불교문화를 살펴보고, 하회마을에서는 전통 한옥과 마을의 모습을 둘러봤다. 도산서원에서는 조선시대 유교문화의 흔적을 직접 확인했다.

특히 이번 교류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기간에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세계 각국의 전통문화가 모이는 축제 현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예술인들이 같은 무대에 섰고, 안동의 탈과 음악, 지역을 상징하는 콘텐츠가 국제 문화교류의 소재가 됐다.

경북도와 안동시가 일본 나라현과 함께 마련한 '경북도-나라현 예술교류'가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현장에서 열려 관람객들로 부터 호응을 얻었다. /안동시

지역 예술인들에게도 의미 있는 무대였다.국제적인 문화교류가 거창한 외교 행사가 아니라 지역 예술인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의 작품과 지역문화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안동의 예술인들은 자신들이 익숙하게 다뤄온 탈과 음악을 새로운 관객에게 선보였고, 나라현 예술인들은 일본의 전통예술을 안동의 축제 현장에서 소개했다.

이틀간의 만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일 예술교류는 오는 11월 일본 나라현에서 다시 이어진다.

안동을 비롯한 경북 지역 예술인들이 나라현을 찾아 공연을 펼치고, 경북과 안동지역 작가들과 일본 나라현 작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한·일 예술교류 전시도 마련될 예정이다.

안동에서 시작된 문화의 만남이 일본으로 이어지면서 양 지역 예술인들의 교류도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이번 교류를 통해 안동을 비롯한 경북지역 예술인들이 나라현 예술인들과 서로의 전통과 예술을 나누고, 안동의 다양한 문화자원을 함께 소개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지역 예술인들이 국내외 예술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고 안동의 문화예술을 다양한 무대에서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탈춤이 펼쳐지는 축제의 도시 안동에서 시작된 작은 문화교류가 일본 나라현으로 무대를 옮긴다.

서로 다른 전통과 예술이 한 무대에서 만나고, 다시 상대방의 무대로 건너가는 과정 자체가 이번 교류가 남긴 가장 큰 장면이다.

tk@tf.co.kr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