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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32개 넓이를 꽃으로 채웠다…" 호수 곁 초원이 통째로 물드는 가을 축제

더팩트

[더팩트ㅣ봉화=김성권 기자] 가을이 깊어질수록 경북 봉화군의 숲에는 특별한 향이 짙어진다. 30년 동안 봉화의 가을을 대표해 온 '송이'의 향이다.
올해 봉화송이축제가 서른 번째 생일을 맞는다.
봉화군은 오는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봉화읍 내성천 일원에서 제30회 봉화송이축제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30년의 깊은 향, 봉화를 물들이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올해 축제는 지난 1997년 시작된 봉화송이축제의 역사를 되짚는 동시에 송이와 봉화한약우를 직접 맛보고 즐기는 체험형 콘텐츠를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올해는 '비싼 송이를 구경하는 축제'에서 벗어나 누구나 송이의 맛과 향을 경험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소량 판매와 현장 경매, 5000원 송이라면 등을 통해 관광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농특산물과 전통문화, 야간공연까지 연계해 축제장을 오래 머무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30년의 시간을 걷다…'서르내 숲길'에서 시작되는 축제
축제의 첫 인상은 내성천 세월교에서 시작된다.
세월교 약 60m 구간에는 '서르내 숲길'이 조성된다. 고사리와 덩굴, 행잉식물 등으로 꾸며진 숲길은 단순한 이동 통로가 아니다. 1997년 첫 축제부터 이어진 봉화송이축제의 30년 역사와 기록사진을 만나는 전시공간이다.
관광객은 숲길을 걸으며 봉화송이축제가 지나온 서른 번의 가을을 만난 뒤 자연스럽게 축제의 중심인 '송이&한약우 스퀘어'로 들어서게 된다.
밤에는 LED 조명이 켜져 숲길 전체가 빛 터널로 변한다.
숲길 끝에는 춘양목을 형상화한 높이 3.5m 규모의 30주년 기념나무가 관광객을 맞는다. 주변에는 송이판매장터와 한약우 판매·홍보관, 대형식당 '맛들쉼터', 이벤트 소무대 등이 들어선다.
◇송이 한 송이부터 한우 한 점까지…'미식광장'으로
올해 축제의 중심 콘텐츠는 단연 '송이&한약우 스퀘어'다.
지역 생산자가 직접 운영하는 20개의 송이 판매 부스에서는 관광객이 송이의 모양과 향을 직접 살펴보고 생산자로부터 상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무엇보다 판매 단위가 달라진다. 기존처럼 많은 양을 한꺼번에 구매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송이를 100~200g 단위로도 판매한다.
고가의 명품 농산물이라는 송이의 이미지는 유지하면서도 소비자가 부담 없이 구매하고 맛볼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인 것이다.
봉화한약우 판매·홍보관에서는 매일 세 차례 무료 불고기 시식회가 열린다. 송이와 한약우를 현장에서 구매한 관광객은 바로 옆 '맛들쉼터'에서 직접 구워 먹을 수도 있다.
생산자 직거래와 현장 소비를 연결해 축제 방문객의 지출이 지역 농가와 상권으로 이어지도록 한 것이 올해 축제의 또 다른 특징이다.
◇명품 송이 한 송이, 누가 가져갈까…현장 경매도
축제장에 긴장감까지 더한다.
'송이&한약우 스퀘어' 소무대에서는 축제 기간 매일 세 차례 '한송이 타임옥션'이 열린다.
봉화의 깊은 산에서 채취한 명품 송이 한 송이를 놓고 관광객들이 직접 가격을 부른다. 15~20분 동안 진행되는 경매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참가자가 송이의 주인이 된다.
단순 판매에 그치지 않고 '송이를 사는 과정' 자체를 축제의 볼거리로 만든 셈이다.
같은 무대에서는 행운의 룰렛과 스톱워치 게임 등 게릴라 이벤트도 마련된다. 참가자에게는 송이판매장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2만 원 할인권과 기념품 등이 제공돼 현장 체험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도록 했다.
◇5000원 송이라면…누구나 즐기는 '봉화의 맛'
올해 봉화송이축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먹거리 가운데 하나는 '내성천 송이라면'이다.
송이와 라면, 전용 용기로 구성된 밀키트를 받아 관광객이 직접 라면을 끓여 먹는 방식이다.
푸드라운지에는 셀프 라면 조리기 20대가 설치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가격은 한 그릇에 5000원. 하루 1000 그릇을 선착순 판매한다.
강변에는 200석 규모의 취식·휴게공간과 대형 LED 화면도 설치된다. 관광객은 내성천의 가을 풍경을 바라보며 송이라면을 맛보고 주무대 공연까지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
푸드라운지 옆 '송이주막'에서는 봉화 막걸리와 지역 전통주, 전과 부침개, 향토음식 등을 선보인다.
관내 외식업체의 대표 메뉴와 연락처를 안내하는 '딜리버리존'도 운영된다. 축제장에서 끝나는 소비가 아니라 지역 음식점 방문으로 이어지도록 한 장치다.
◇농특산물부터 전통문화까지…'봉화의 보물'을 만나다
'봉화 보물마켓'에서는 봉화의 또 다른 맛과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지역 농가가 생산한 사과와 표고버섯, 생버섯, 가공식품 등을 생산자가 직접 설명하고 판매한다. 농특산물 홍보·판매관과 전통주 빚기 체험, 지역 전통주 시음·판매도 진행된다.
일본·캄보디아·태국·베트남·미얀마 등 아시아 5개국의 전통놀이와 공예체험, 목재문화홍보관 등도 마련된다.
곳곳에서는 관광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송이를 이겨라!'에서는 딱지치기와 골프 퍼팅, 풍선 날리기 등 다양한 게임으로 진행자와 승부를 겨루고, '도전! 송이골든벨'에서는 송이와 봉화에 관한 문제를 풀며 봉화를 알아간다.
현장 노래자랑 '송이가요한마당'도 축제의 흥을 더한다.
봉화송이와 한약우,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해 500인분의 비빔밥을 만드는 '제5회 오색오미 대형 비빔밥 퍼포먼스'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 예정이다.

◇송이축제 속에 스며든 43년 전통 '청량문화제'
송이축제와 함께 '제43회 청량문화제'도 같은 기간 같은 공간에서 열린다.
송이축제가 봉화의 자연과 가을 미식을 보여준다면 청량문화제는 봉화가 오랫동안 지켜온 전통과 생활문화를 담아낸다.
내성대교에서는 주민들이 굵은 줄을 함께 당기며 마을의 안녕과 화합을 기원했던 '삼계줄다리기'가 재현된다.
전국의 시객이 참여하는 전국한시백일장과 봉화 보부상의 역사와 상도 정신을 담은 보부상 공연도 펼쳐진다.
서예·시화·수채화·야생화·향토사진 작품 전시를 비롯해 청량산의 역사와 문화, 보부상 유물, 옛 농기구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도 마련된다.
국궁과 도예, 닥종이 공예, 전통민속놀이, 우리 음식과 김장 체험 등 체험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30년을 이어온 송이축제와 지역의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청량문화제가 만나 봉화의 현재와 과거를 함께 보여주는 셈이다.
◇낮에는 송이, 밤에는 음악…내성천의 가을밤
낮 동안 미식과 체험으로 달궈진 축제장은 해가 지면 음악의 무대로 변한다.
개막일인 15일에는 김나영, 릴보이, 변진섭, 백지영이 무대에 오른다.
16일에는 '봉화 샤이닝스타 콘서트 시즌3'가 열려 지역 예술인들과 홍진영, 남승민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
17일에는 '제2회 봉화 글로벌 가요제'가 열린다. 다문화가정 구성원과 국내 거주 외국인 참가자들이 노래 실력을 겨루며, 장한별과 정혜린이 초청가수로 출연한다.
축제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천록담, 하루, 김소연, 전유진이 폐막 무대를 장식한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드론라이트쇼와 불꽃쇼가 내성천 밤하늘을 수놓으며 서른 번째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보여주는 축제'에서 '지역 경제로 이어지는 축제'로
'제30회 봉화송이축제'가 보여주는 가장 큰 변화는 프로그램 숫자가 아니다.
축제의 중심에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구조를 배치했다는 점이다.
송이 소량 판매와 생산자 직거래, 현장 경매를 통해 관광객의 구매 접근성을 높이고, 한약우 시식과 판매를 통해 지역 축산물 소비를 유도한다.
여기에 송이라면과 송이주막, 지역 음식점 딜리버리존, 농특산물 판매까지 연결하면서 축제장에서 발생한 소비가 지역 농가와 상권으로 확산되도록 했다.
30년 동안 봉화의 가을을 대표해 온 송이축제가 이제는 '송이를 알리는 축제'를 넘어 '봉화에서 먹고, 즐기고, 머물고, 소비하는 축제'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최기영 봉화군수는 "서른 해 동안 쌓아 온 봉화송이축제의 명성 위에 누구나 송이와 한약우를 가까이에서 맛보고 즐길 수 있는 변화를 더했다"며 "축제의 열기가 지역 농가와 상권의 실질적인 소득으로 이어지고, 봉화를 찾은 관광객에게는 오래 기억되는 가을 여행이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30년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봉화의 숲.올가을 그 숲에서 피어나는 송이 향이 내성천을 따라 봉화의 가을을 다시 물들인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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