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에 에너지 안보 '뉴노멀'로…K조선·해운 반사이익 공략

9월 VLCC 운임, 60만달러…중동 전쟁 장기화에 '폭증'
K조선, VLCC 수주 문의↑…해운, 대선 문의 증가


중동 전쟁 장기화 여파에 글로벌 에너지 안보 문제가 '뉴노멀'로 떠오르면서 원유운반선 관련 수주·대선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의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 HD현대

[더팩트 | 박성호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 여파로 글로벌 에너지 안보 문제가 '뉴노멀'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원유 등 에너지 운송을 담당하는 K-조선과 해운 업계에 수주 문의가 빗발치며 수익성 향상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29일 발틱 해운거래소 등에 따르면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은 9월 셋째 주 기준 일당 60만달러를 웃돌고 있다.

이는 연초 중동 전쟁 발발로 폭등했던 2월(40만달러)보다도 큰 폭으로 오른 수준이다. 게다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중동과 중국을 잇는 일부 항로는 VLCC 하루 운임료가 127만달러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정됐던 에너지 운송 문제는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연초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제한되면서 해상 운임은 한 차례 급등했다. 이후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이 낮아지고 원유 운반선 공급도 늘어나면서 운임이 정상화됐는데, 9월 들어 다시 오르고 있는 것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안보 문제가 뉴노멀로 자리잡으면서 혼란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원유 운반선의 핵심 운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면서 통항 차질이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사우디아라비아 송유관 피격까지 겹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원유 수출 수단이 해상 운송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유 운반선 수요가 급증하면서 선박 확보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중고 유조선이 신조선보다 비싼 기현상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5~10년간 운행한 중고 선박은 물론, 선령이 10년을 넘은 일부 VLCC도 1억5000만달러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신조 VLCC 평균가인 1억3500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국내 해운업계에도 VLCC를 둘러싼 희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VLCC를 매입하며 글로벌 톱티어 탱커 운영 선사로 자리매김한 장금상선이 VLCC 선별 매각에 나섰다.

현재 장금상선 계열사가 보유한 VLCC는 전 세계 시장의 10%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에 최근엔 매입한 일부 VLCC를 초단기 매매해 수익을 확보했다. 노르웨이 해운전문지 트레이즈윈즈에 따르면 장금상선 계열사 장금마리타임은 31만9000DWT급 VLCC를 아랍에미리트 기업에 9300만달러에 매각했다. 해당 VLCC는 지난 2월 5900만달러에 매입한 바 있다.

팬오션도 최근 트라피구라 마리타임 로지스틱스와 VLCC 1척에 대한 장기 대선 계약을 체결했다. 3년 대선 조건으로 계약 금액은 1억1000만달러, 일 평균 10만달러 규모다. 장기대선료가 일평균 10만달러를 웃도는 건 이례적인 수익성을 거뒀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안보 문제가 뉴노멀로 자리잡으면서 조선업계도 수혜가 예고됐다. 향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란 예측에 VLCC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올해 VLCC 발주가 전년 대비 2배가량 늘어난 160척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이에 실제로 국내 조선업계에는 원유운반선 발주 문의가 빗발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는 연초 오세아니아 선주와 맺은 컨테이너선 4척 수주 계약을 원유운반선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한화오션은 선사들과 연이어 원유운반선 수주 계약을 맺었다. 올해 체결한 VLCC 수주 계약만 10건에 달한다. 삼성중공업 또한 올해 유조선 및 원유운반선 수주 계약이 10건을 넘어섰다.

다만 국내 조선업계는 이미 2030년까지 주요 선사와 수주 계약을 체결해 선박 건조 작업을 위한 공간이 넉넉지 않은 상황이다. 이를 고려해 수익성을 우선으로 한 선별 수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요즘 여러 선종에 걸쳐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VLCC도 수익률이 좋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ps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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