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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더팩트ㅣ안동=김성권 기자] 세계의 가면과 춤이 경북 안동시에서 하나로 어우러졌다.
'2026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11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4일 막을 내렸다. 지난 9월 24일부터 10월 4일까지 중앙선1942안동역과 원도심, 탈춤공원, 하회마을 일원에서 펼쳐진 이번 축제는 세계 각국의 탈과 춤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동시에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축제의 주인공으로 참여하는 새로운 축제 모델을 제시했다.
특히 올해 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대한민국 글로벌 축제'로 지정된 이후 처음 열린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가면의 기억, 모두의 춤'을 주제로 열린 축제에는 해외 23개국 27개 공연팀과 국내 전통탈춤 17개 단체가 참여했다. 세계 각국의 가면극과 민속춤, 타악, 현대무용부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 탈춤까지, 국경과 언어를 넘어선 다양한 공연이 안동의 가을을 수놓았다.
◇세계의 탈, 안동에서 만나다
올해 축제의 가장 큰 변화는 '보는 축제'에서 '함께 만드는 축제'로의 확장이다. 글로벌 축제로의 도약을 위해 새롭게 마련한 '마스크 아뜰리에'에는 국내외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해 자신만의 탈을 만들었다. 관람객들은 직접 만든 탈을 쓰고 축제장을 누비며 공연과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무대 아래에서 공연을 바라보던 관람객이 직접 축제의 한 장면이 되는 순간이었다.
'글로벌 마스크 댄스 챌린지' 역시 국적과 언어의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세계적으로 익숙한 K-팝을 매개로 시민과 관광객, 해외 공연단이 함께 춤을 추며 축제의 슬로건인 '모두의 춤'을 현장에서 구현했다.
탈이라는 전통문화에 세계인이 익숙한 음악과 춤을 결합하면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만의 글로벌 콘텐츠 가능성도 보여줬다는 평가다.

◇23개국 27개 공연단…안동이 세계 무대가 되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공연단의 무대는 축제의 중심이었다. 해외 23개국 27개 공연팀은 각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담은 가면극과 민속춤, 타악, 현대무용 등을 선보였다. 한국의 전통탈춤 공연단 17개 단체도 함께 무대에 올라 우리 탈춤의 풍자와 해학을 세계의 공연문화와 나란히 선보였다.
주빈국 말레이시아는 3개 공연팀을 중심으로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무대를 선보였다. '말레이시아 주빈국의 날'과 사바주 문화관에서는 전통 탈과 공예품 전시, 문화 체험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 공연을 넘어 말레이시아의 문화 자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세계 각국의 탈과 춤이 안동에 모이면서 축제장은 작은 세계문화의 무대가 됐다.
◇거리로 나온 축제…시민과 관광객이 주인공
축제의 열기는 공연장에만 머물지 않았다. '글로벌 마스크 퍼레이드'와 '대동난장'에서는 해외 공연단과 시민, 관광객이 함께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각국의 독특한 가면과 화려한 의상,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퍼레이드는 축제장을 넘어 원도심 곳곳으로 이어졌다. 퍼레이드가 끝난 뒤에는 참가자들이 한데 어울려 춤을 추며 공연자와 관람객의 경계를 허물었다.
안동의 원도심과 전통시장도 축제의 무대가 됐다. 구시장과 신시장을 잇는 시장 퍼레이드와 원도심 공연, 전시·체험 프로그램이 펼쳐졌고, 하회마을에서는 하회선유줄불놀이가 이어졌다.
축제가 특정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안동의 거리와 시장, 전통문화 공간 전체로 확장되면서 지역 관광과 상권을 연결하는 효과도 노렸다.

◇'글로벌 축제' 첫걸음…이제는 지속 가능한 성장
마지막 날인 4일에는 세계탈놀이경연대회 단체전 결선과 폐막식이 열리며 11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경연에서는 국내 단체부 'HAN-BEAT(한빛)', 해외 단체부 러시아 'ROVESNIKI', 국내 개인부 '용인대힘찬태권도', 해외 개인부 라트비아 BURAS'가 각각 대상을 차지했다.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개성과 열정을 담은 탈과 춤으로 축제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이번 축제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단순히 해외 공연단을 초청하는 국제행사를 넘어 세계인이 직접 참여하고 안동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글로벌 문화축제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마스크 아뜰리에와 글로벌 마스크 댄스 챌린지처럼 관람객의 직접 참여를 이끌어낸 콘텐츠는 앞으로 축제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됐다.
안동시는 앞으로 축제 운영 결과와 관람객 의견을 면밀히 분석해 올해 새롭게 선보인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올해 축제는 세계 각국의 가면과 춤이 안동에 모이고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참여하며 대한민국 글로벌 축제로서 첫걸음을 내디딘 무대였다"며 "축제를 찾아주신 관람객과 국내외 공연단, 자원봉사자와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이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축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내실 있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의 가면이 안동으로 모였다. 그리고 안동의 춤은 다시 세계를 향한다. 2026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남긴 가장 큰 과제이자 가능성은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 글로벌 축제로 첫발을 내디딘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이제 '국제적인 축제'를 넘어 세계인이 찾아오고 함께 만드는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다음 무대의 관전 포인트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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