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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이중삼 기자]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집값을 잡지 못하면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집값 급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대출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개인 견해도 내놨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값은 87주 연속 상승 중이다. 야당에 따르면 올해 LH 건설형 공공주택 착공 실적은 목표치의 25.7%에 그친다. 집값 안정에 대한 자신감보다 공급 실적이 먼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사장은 지난 12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집값을 안정시킬 자신이 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2028년도부터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집값이 잡히지 않으면 사퇴할 것이냐는 질의에는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국감 내내 집값 안정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언제 꺾일지는 모르지만 하락은 시간문제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이 사장은 "LH가 열심히 공급하고 있다. 금리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집값이 계속 오르지 않고 많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출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도 고수했다. 이 사장은 지난달 30일 경기 용인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15억원 이하 주택에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6억원 한도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사장은 당시 "시장에 물어보면 이를 최대로 받아 경쟁적으로 집을 사는 분이 많다고 한다"며 "집값이 계속 올라가는 것이 공동체에 이익이 되는지 생각해 볼 시점이다"고 말했다.
현행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주택 가격에 따라 15억원 이하 6억원·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4억원·25억원 초과 2억원으로 차등 적용된다. 이날 국감에서도 대출 규제 강화론을 고수하며 "아직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7일 열린 국회 국토위 국감에서 연말로 갈수록 주택가격 상승 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3구와 용산구의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다른 지역도 상승 폭이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 장관은 최근 집값 상승에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면서도 공급 부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홍 장관은 "최근 3년 동안 수요에 비해 주택 공급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다"며 착공 감소와 입주 지연이 현재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 야당 "'언젠가 내리겠지' 식 발언…국민 우롱하는 것"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87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9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전국 125·서울 133을 기록했다. 두 지수 모두 기준선인 100을 웃돌아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더 많았다.
국감에서는 청년과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대출을 줄이면 청년과 신혼부부는 어떻게 집을 사느냐고 묻자, 이 사장은 집값이 안정되면 당장 집을 사지 않아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 사장은 "앞으로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청년과 신혼부부의 희망을 꺾었다는 비판을 많이 받고 있지만 현재 열심히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공급이 늘면 집값은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야당은 집값 하락 가능성을 강조하기에 앞서 LH의 공급 실적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에 따르면 LH의 올해 건설형 공공주택 착공 실적은 1만3293호로 연간 목표인 5만1783호의 25.7%에 그쳤다.
정 사무총장은 "LH 사장은 연말까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답변만 내놓았다"며 "공공주택의 공급을 책임지는 LH의 사장이라면 집값의 급락 가능성을 언급하며 기다리라고 할 것이 아니라 필요한 주택을 제때 공급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먼저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도 지난 13일 논평에서 이 사장의 집값 하락 전망을 비판하며 실효성 있는 공급 대책과 예측 가능한 주거 정책을 촉구했다. 조 대변인은 "이 사장의 '언젠가는 내리겠지'라는 '아니면 말고'식 발언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막연한 희망고문이 아니다. 치솟는 집값을 안정시킬 실효성 있는 공급 대책과 예측 가능한 주거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사업자 선정 절차가 진행 중인 물량이 많아 연말까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자 선정이 끝나면 곧바로 착공할 수 있는 물량이 많다는 것이다.
◆ 주택공급 부족·전월세 가격 상승…"집값 안정 어려워"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과 전월세 가격 상승이 맞물려 서울 집값이 당분간 안정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신규 주택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데다 정비사업에 따른 대규모 이주 수요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025년 3만7103가구에서 올해 2만5281가구로 31.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1만8682가구·2028년에는 1만3683가구로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2026년~2030년 정비사업 관련 이주 예정 물량 현황'에 따르면 총 17만9310가구가 이주할 예정이다.
김지연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공공택지 개발 등 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공급이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여기에 전월세시장 불안과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과 소비 여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관계자는 "전월세 매물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년 3만6000호 규모의 이주 수요를 추가로 발생시키기보다 중장기적인 전월세 수급 전망을 고려해 정비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전월세 가격 상승과 중저가 주택으로의 수요 이동이 매매가격을 떠받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장은 대출 규제와 자금 조달 부담으로 수도권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공급 부족 우려와 전월세 가격 상승이 겹치면서 서울 외곽에서도 종전 최고가를 웃도는 거래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강남3구의 호가가 일부 급매물을 제외하면 여전히 높은 데다 서울 전역의 전월세 가격 상승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려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양 위원은 "추가 금리 인상으로 집값이 하락하더라도 일시적인 조정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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