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용우 부여군수 "선택과 집중으로 성과 찾겠다"

취임 100일 인터뷰…"국립호국원은 국가유공자 예우의 상징"
"백제문화제 지역 상권에 온기 줘야...내년엔 더 촘촘하게"


이용우 부여군수가 16일 <더팩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형중 기자

[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축제는 관광객이 얼마나 많이 왔느냐만으로 평가할 일이 아닙니다. 축제를 통해 지역 상권에 얼마나 온기가 스며들었는지, 상인들의 소득으로 얼마나 연결됐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이용우 충남 부여군수는 16일 취임 100일을 맞아 가진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제72회 백제문화제'를 이렇게 평가했다.

8년 만에 부여 도심으로 돌아온 축제는 정림사지와 석탑로 등 백제의 역사 공간을 무대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교통 혼잡과 행사장 분산 등 개선할 과제도 남겼다.

이 군수는 축제를 준비하면서 직원들이 걱정하고 두려워했지만 문제점을 미루기보다 먼저 부딪쳐 개선하자는 생각으로 도심 개최를 결정했다고 했다.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치르는 축제가 지역 상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가 취임 100일 동안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무조건 사업을 늘리기보다 군민에게 필요한 일에 집중하고, 정책의 결과가 실제 주민의 삶에 닿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립호국원 유치와 지천댐·송전선로 대응, 농업 경쟁력 강화, 체류형 관광도시 조성 역시 부여의 미래를 바꾸기 위한 과제로 꼽았다.

이 군수는 "화려한 약속보다 어려울 때 기댈 수 있고 지역의 내일을 믿을 수 있는 군정이 중요하다"며 "군민의 목소리에서 답을 찾고, 그 결과를 삶의 변화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국립호국원은 단순한 시설이 아니다…국가유공자 모실 자리"

이 군수가 취임 100일을 맞아 가장 무게를 둔 현안 중 하나는 국립호국원 유치다. 국비 418억 원을 투입해 1만 기 규모로 조성하는 사업으로, 국가보훈부는 오는 11월 최종 입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 군수는 국립호국원을 단순한 장묘시설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이 영원히 안식할 공간인 만큼 입지의 상징성과 자연환경, 추모시설로서의 품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부여군 홍산면 홍양리 일원의 입지 여건을 강조했다. 조상의 묘를 모실 때도 지형과 방향을 살피듯 국가유공자를 모시는 공간 역시 세심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군수는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평생 안식할 수 있는 곳에 모시는 일인 만큼 입지 선정에서도 여러 여건을 충분히 살펴야 한다"며 "충남도 평가에서는 풍수지리 전문가의 검토도 이뤄졌고, 그 결과 부여가 1순위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이 군수는 이어 "부여가 1순위였는데 최종 선정에서 탈락한다면 군민들이 느낄 상실감이 클 것"이라며 "충남도와 국가보훈부가 부여의 입지적 강점과 군민들의 뜻을 충분히 살펴주길 바란다"고 했다.

부여는 백제의 마지막 왕도로서 역사적 상징성을 갖추고 있으며, 충혼탑과 충의사 등 호국·추모 자원도 보유하고 있다.

이 군수는 국립호국원이 들어서면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동시에 호국정신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사회의 유치 열기도 이어지고 있다. 민간유치위원회는 104명 규모로 확대됐고, 주민 1만여 명이 유치에 뜻을 모았다. 유치위원회와 보훈단체 회원들은 관계기관을 찾아 주민 서명이 담긴 유치 동의서를 전달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군수는 최종 선정 때까지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유치가 확정되면 기반 시설 확충과 행정적 지원에도 책임을 다해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와 지역 발전이 함께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용우 군수가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김형중 기자

◇8년 만에 도심으로 돌아온 백제문화제…"지역 상권에 온기 돌아야"

올해 백제문화제는 부여 관광의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한 행사였다. 8년 만에 백제문화단지를 벗어나 정림사지를 중심으로 도심에서 열렸다. 역사유적과 시가지, 상권을 연결해 관광객이 축제를 즐기면서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였다.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행사 장소를 도심으로 옮기자는 제안에 일부 직원들은 준비가 부족하고 교통과 안전 관리가 어렵다며 우려했다.

이 군수는 그럴수록 먼저 시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걱정되고 두려운 것은 내년에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먼저 해보고 부족한 점을 고쳐 내년을 준비해야지, 계속 미루는 것은 군정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백제문화단지에서 열리는 축제는 일정한 구역 안에서 관람과 체험이 이뤄져 관리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반면, 도심 축제는 도로와 상가, 역사유적이 행사 공간으로 연결되는 만큼 경찰과 소방, 공무원, 자원봉사자의 역할이 훨씬 중요해진다.

실제 올해 축제에서는 교통 혼잡과 소음 등 주민 불편이 발생했다. 행사 공간이 정림사지와 석탑로, 관북리 일대 등으로 나뉘면서 관람객이 분산돼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이 군수는 도심 개최를 통해 얻은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특히 주변 식당과 상가에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저녁 시간대 식당이 붐비는 모습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굿뜨래페이 등 지역화폐와 연계한 소비도 지역 상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관광객이 많이 왔느냐만 따져서는 안 된다"며 "축제가 실제로 상권과 연결되고 상인들의 소득으로 이어졌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도심 축제를 위해 불편을 감수한 주민과 상인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이 군수는 "교통과 소음 등 불편이 있었는데도 주민과 상인들이 잘 인내해 주고 관광객들을 따뜻하게 맞아줬다"며 "그분들에게 특히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올해 경험을 내년의 자산으로…백제의 풍경 속에 축제 공간 연결"

이 군수는 올해 축제를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겠다고 했다. 행사 기간 각 실·과가 현장에서 보고 느낀 점과 개선 의견을 정리해 문화관광 관련 부서에 전달하도록 했고, 이를 취합해 내년 축제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특히 내년에는 행사 공간을 더욱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부여여고가 이전하면 확보되는 공간을 활용해 부소산을 배경으로 한 실경 무대를 조성하고, 석탑로에서 궁남지 방향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백마강변까지 연결해 도심 곳곳을 축제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군수는 "올해는 행사 공간이 다소 분산돼 보이는 부분이 있었지만 내년에는 백제의 역사적 풍경을 살리면서 공간을 더 촘촘하게 연결하고 싶다"며 "골목과 주변 상권까지 축제의 흐름이 이어지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우 군수가 취임 100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형중 기자

주민과 상인들의 참여도 중요하게 봤다. 축제 전 상인회와 지역 주민들을 만나 여러 차례 협의했고, 일부 상인회에서는 백제 복장을 입고 관광객을 맞이하는 등 자발적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이 군수는 "행정이 공간을 마련한다고 축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며 "상인과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가 갖춰져야 도심 축제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축제 운영을 뒷받침한 자원봉사자와 현장 인력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경찰과 소방, 공무원, 자원봉사자들이 많은 수고를 했다며 현장 인력의 노고를 덜어줄 수 있는 지원 방안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재정 어려울수록 선택과 집중…"성과는 군민의 일상에서 찾아야"

백제문화제의 변화가 축제 운영의 문제라면, 군정 전반의 변화는 재정 운용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8년 만에 다시 군정을 맡은 이 군수는 취약한 자체 세입과 늘어나는 행정 수요를 부여의 현실적인 과제로 꼽았다.

그는 새로운 사업을 늘리기보다 기존 사업의 필요성과 지속가능성을 먼저 따져야 한다고 했다. 당장의 성과를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면 그 부담이 결국 군민과 미래 세대에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군수는 "재정의 규모를 키우는 것 못지않게 재정의 쓰임과 흐름을 바꾸는 일이 중요하다"며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사업도 실효성을 살펴보고, 한정된 예산이 더 가치 있게 쓰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도비 확보를 위한 대외 협력을 강화하고, 부여의 역사문화와 농업을 민간투자와 연결해 일자리와 지역소득을 창출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농업 분야에서는 스마트농업 육성지구와 임대형 스마트팜을 내실 있게 추진하고, 청년농업인의 정착과 생산성 향상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을 늘리고 정밀농업과 저탄소 재배기술을 검토하는 한편, 굿뜨래 농산물의 유통·가공·판매 기반도 개선해 농가가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관광 역시 방문객 수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부소산성과 관북리 유적, 정림사지, 부여왕릉원 등 백제문화유산을 궁남지와 백마강, 지역의 먹거리와 문화체험으로 연결해 관광객이 하루 더 머물도록 하고, 그 소비가 지역 상권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군수는 "백제의 역사는 관광객을 부여로 오게 하는 이유이고, 오늘의 부여가 가진 매력은 그들을 머물게 하는 힘"이라며 "관광객이 지역에서 식사하고 숙박하며 농특산물을 구매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우 부여군수. /부여군

◇"국가사업에도 군민의 권익이 먼저…부여의 미래를 지키겠다"

지천댐과 초고압 송전선로 문제에 대해서는 주민 권익을 우선하는 원칙을 내세웠다. 국가사업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지만 사업에 따른 부담과 피해를 특정 지역에 일방적으로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천댐과 관련해 부여군은 동등한 공동당사자 인정, 주민 생활재건 보장, 추가 규제 최소화, 물과 편익의 우선 환원, 부여권 특별지원 패키지 마련 등 5대 선결조건을 제시했다.

정부와 충남도, 한국수자원공사에 5000억 원 이상 규모의 특별지원 패키지를 요구하고, 농업용수 공급망과 도로·생활기반시설 확충, 수변관광과 밤산업 육성 등 15개 핵심사업을 마련해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송전선로 문제도 주민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노선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양화·충화면 구간은 지중화하고, 내산·외산면 구간은 우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군수는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게 된다면 단순한 금전 보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이주 이후의 생계와 영농활동, 정주 여건까지 책임지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사업에 협력하는 것과 주민의 권익을 지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국가의 필요를 인정하더라도 지역 주민의 삶과 미래가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취임 100일을 맞아 이 군수가 강조한 것은 결국 하나였다. 국립호국원 유치든, 백제문화제든, 농업과 관광의 변화든 정책의 성과는 군민의 삶에서 확인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는 "군수의 임기가 끝나는 날보다 그 이후의 부여가 더 중요하다"며 "훗날 군민들이 ‘그때의 선택이 부여의 앞날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해 주신다면 주어진 소임을 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8년 만에 다시 시작한 군정 100일. 이 군수는 재정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부여의 역사와 농업, 지역공동체가 가진 가능성을 현실의 변화로 연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 약속이 군민의 일상에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남은 임기의 과제가 되고 있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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