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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더팩트|윤정원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날 반등을 뒤로하고 다시 급락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주가 9거래일 만에 반등했지만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는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SK하이닉스는 장중 120만원선까지 내줬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15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7500원(3.44%) 내린 21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22만2500원으로 출발해 장중 22만30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 전환했다. 한때 21만원까지 밀리며 낙폭을 키웠다.
SK하이닉스의 하락폭은 더 크다. 같은 시각 전 거래일 대비 6만2000원(4.86%) 떨어진 121만5000원을 기록 중이다. 129만9000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장중 118만3000원까지 추락했다.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16%, 0.39%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한 지 하루 만이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는 반도체주가 모처럼 강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61% 상승하며 9거래일 만에 반등했고, 나스닥지수도 1.11% 올랐다. 그러나 장 초반 3.7%까지 뛰었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상승폭을 줄이면서 인공지능(AI) 관련 투자심리는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
국내 반도체주의 부진에는 AI 인프라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과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 우려가 맞물려 있다. 외국인의 매도도 부담이다. 지난 12~16일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합쳐 약 8조8523억원 순매도했다. 메모리 호황이 얼마나 지속될지를 둘러싼 의문이 커지면서 주가 하락폭도 확대됐다.
다만 주가 급락에도 증권가에서는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내년 메모리 생산 예정 물량 약 80%가 장기공급계약으로 확보된 것으로 추정했다. 범용 메모리의 70%가 5년 장기공급계약으로 묶였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물량도 전량 공급계약이 완료됐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이를 토대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을 367조원, 내년은 555조원으로 전망했다. 김 본부장은 "최근 주가 조정은 삼성전자의 본질적인 이익 창출력 훼손보다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밸류에이션 조정과 투자 심리 위축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내년 HBM 평균판매가격이 올해보다 100~150%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실적 개선에 무게를 뒀다.
반면 단기적인 주가 반등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간밤 투자심리가 일부 진정됐지만 아직도 위험선호 심리 회복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미국 국채금리 부담과 AI 산업의 성장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 있어 이번 주 본격적인 반등 추세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도 전날 보고서에서 AI 기업의 실질적인 수익 창출 여부를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가 추세적으로 반등하려면 금리 하락보다 AI 기업의 매출과 수익성 개선이 먼저 확인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최종 수요처인 AI 기업의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투자 확대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한편, 두 회사는 실적 발표를 앞둔 상태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8일, 삼성전자는 29일 실적 콘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실적 성장 전망과 실제 주가 흐름의 괴리가 커진 만큼 메모리 가격 전망뿐 아니라 장기공급계약과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설명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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