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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대표' SK하이닉스도 하락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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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박지웅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고위험 상품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2조3000억원이 넘는 확정손실을 기록한 반면 증권사들은 수백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국정감사에서 정책 일정에 맞추기 위해 심사를 서둘렀다고 인정하면서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증시 급락으로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요 주식 평가액까지 182조원 넘게 감소하면서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과 위험 관리 체계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의 일일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이다. 투자자가 특정 종목의 상승이나 하락에 집중적으로 베팅할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예상과 반대로 주가가 움직일 경우 손실도 빠르게 확대되는 구조다.
최근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이들 상품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이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부터 8월 14일까지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서 발생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관련 개인투자자의 확정 매매손실은 총 2조3242억원으로 집계됐다. 단순 평가손실이 아닌 실제 매매 과정에서 확정된 손실이라는 점에서 투자자 피해 규모가 상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증권사들은 고위험 상품 거래를 통해 상당한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투자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부터 7월 말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개 종목의 거래에서 발생한 증권사 위탁매매수수료는 총 931억원에 달했다. 다만 두 수치는 집계 기간과 대상 상품에 차이가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는 동안 증권사들은 거래량 증가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확보한 셈이다. 이에 따라 고위험 상품 출시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 장치가 충분히 마련됐는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 일반 ETF보다 심사 기간 절반…금감원장도 졸속 심사 인정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에 대한 논란은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도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상장 일정에 맞추기 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심사를 서둘렀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 원장은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4월 중순 금융위에서 상장 일정을 정책적으로 발표한 게 있다"며 "그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심사를 빨리 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일반 ETF의 평균 상장 심사 기간은 62일이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29일에 불과했다. 일반 상품보다 위험성이 높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심사 기간이 오히려 절반 수준으로 단축된 것이다.
특히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심사에 착수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 원장은 이러한 사례가 처음인지 묻는 질문에 "저희가 확인해보니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충분한 검증보다 정책 추진 속도를 우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손익이 확대되는 데다 장기간 보유할 경우 일일 수익률의 복리 효과로 예상과 다른 성과가 나타날 수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한 상품이다.
상품 도입 이후 불과 수개월 만에 개인투자자의 확정손실이 2조원을 넘어서면서 금융당국의 상품 심사와 투자자 보호 대책 전반에 대한 점검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연금 고갈 24년 늦춰진다"던 李…국민연금 평가액 182조 급감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손실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연금도 국내 증시 급락에 따른 평가액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 287곳의 주식 평가액은 총 333조55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30일 515조9293억원과 비교하면 약 3개월 반 만에 182조3963억원(35.3%) 감소한 규모다.
특히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 하락이 평가액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의 평가액은 74조2261억원 줄었으며 삼성전자에서도 56조8710억원이 감소했다. 두 종목의 평가액 감소분만 131조971억원으로 전체 감소분의 71.8%에 달했다.
국민연금의 주식 평가액이 급감하면서 이 대통령이 앞서 증시 상승에 따른 연금 재정 개선 가능성을 강조했던 발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주식시장 정상화가 연금고갈방지를 위한 연금 구조조정의 필요성과 그 고통의 크기를 확 줄였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대표자산인 주식평가 정상화가 고통없는 연금개혁의 좋은 수단"이라며 "대한민국 정상화는 쭈욱 계속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코스피 상승으로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24년가량 늦춰질 수 있다는 전문가 추계를 담은 기사도 공유했다.
그러나 이후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주식시장 상승을 연금 재정 개선과 연결 지었던 낙관론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번 평가액 감소는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요 국내 주식의 시장가치가 줄어든 것으로, 실제 확정손실이나 국민연금 전체 기금의 손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주식 평가액 감소만으로 기금 고갈 시점이 앞당겨졌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 대통령 고발까지 번진 국민연금 논란…연기금 독립성 도마 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 확대와 주식 매도 유예 결정을 둘러싼 논란은 수사기관 고발로까지 번졌다.
시민단체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지난 19일 이재명 대통령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해 12월 이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국민연금의 주식 매도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한 이후 올해 1월 기금운용위원회가 국내 주식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한 점을 문제 삼았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당초 14.4%에서 지난 5월 20.8%까지 확대됐으며, 6월 말 실제 국내 주식 비중은 29.1%에 달했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대통령 공개 요구 직후 리밸런싱이 멈췄고, 허용범위가 사후에 넓혀졌으며, 그 결정의 경위는 다음 총선 뒤로 봉인됐다"고 주장하며 공수처의 수사를 촉구했다.
반면 국민연금 측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규칙대로 했다면 매일 8000억원 이상, 코스피 거래대금의 10% 이상을 던져야 해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도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노후는 정권의 판돈이 아니다"라며 "국민 노후 자금을 쌈짓돈처럼 동원한 '국가적 배임', '대국민 금융사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에 대해서도 "초고위험 투기판까지 졸속으로 깔아주며 개미들을 사지로 내몰았다"고 주장하며 국민연금 운용과 ETF 도입 과정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도입을 촉구했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이 사건의 피해자는 특정 개인이 아니라 평생 보험료를 납부해 기금을 쌓아 온 국민연금 가입자와 수급자 모두, 그리고 그 기금으로 노후를 보장받아야 할 미래세대"라며 "공수처는 대통령과 국민연금 관련자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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