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금융지주 떠나도 '억대 예우'…이억원 "개선안에 반영 검토"

금융지주 퇴임 임원 38명 고문·자문역 재취업…연간 보수 57억원 규모

22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 부문 종합국정감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찬진 금감원장(왼쪽)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이선영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선영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 퇴직 임원들이 계열사 고문이나 자문역으로 재취업해 고액의 보수를 받는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퇴임 임원들이 법적 책임과 공시 의무에서 벗어난 채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에 관련 내용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22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 부문 종합국정감사에서 금융지주 퇴임 임원들의 고문·자문역 재취업 관행을 지적한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고문 제도 운영방안에 대한 개선방안까지 포함해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배구조 개선, 특히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관련 문제를 계속 보고 있다"며 퇴임 임원에 대한 예우 문제도 함께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 원장은 "금융위원회에서 준비하고 있는 지배구조 개편안에 고문과 자문 등 그림자 형태로 숨어 있는 부분도 추가적으로 협의해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포함하려고 실무선에서 협의하고 있다"며 "마지막 단계에서 반영할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감에서는 금융지주 퇴임 임원들이 그룹 내 고문이나 자문역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실상 퇴임 이후에도 고액의 보수를 지급받는 관행이 도마에 올랐다.

김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8개 금융지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6개 금융지주에서 퇴임한 뒤 그룹 내 고문·자문역 등으로 위촉된 임원은 총 38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에게 책정된 연간 보수 기준 금액을 합산하면 56억9520만원에 달한다.

금융지주별로는 KB금융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BNK금융 9명, 신한금융 7명, JB금융 5명, 우리금융 4명, iM금융 3명 순이었다.

문제는 이 같은 고문·자문역 직책이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임원에 해당하지 않아 보수와 활동 내역 등이 공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영진의 업무별 책임을 명시하는 책무구조도에서도 빠질 수 있어 실질적인 역할과 책임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퇴임 임원들이 공식적인 경영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도 금융회사 내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를 문제 삼았다. 특히 이러한 고문·자문역 운영이 단순한 내부 인력 교류를 넘어 퇴직 임원에 대한 예우나 금융지주 회장 측근 관리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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