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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수원=이성락·이윤경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6주기 추도식이 23일 진행됐다. 중동 출장 일정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귀국하자마자 부친의 묘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이 선대회장의 추도식은 이날 오전 경기 수원 이목동 삼성 가족 선영에서 엄수됐다. 이번 추도식은 기일(25일)이 일요일인 점을 고려해 이틀 앞당겨 치러졌다.
가장 먼저 선영에 도착한 가족은 이재용 회장이었다. 이 회장은 중동 출장을 마치고 이날 오전 6시 30분쯤 귀국해 곧바로 추도식에 참석, 25분간 머무르며 고인을 기렸다.
이 회장은 전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있는 알 다프라 가스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아 주요 시설들을 둘러보며 공사 진행 일정과 안전 관리 현황 등을 점검했다. 삼성물산, 삼성E&A 경영진과 중동 시장의 변화 및 향후 사업 방향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현재 삼성은 UAE의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에 맞춰 기존 원전·가스복합 사업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에너지·인프라 등 미래 신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모색 중이다.
이 회장은 또 현지 직원들을 만나 격려하고,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건의사항 등을 경청하기도 했다. 그간 이 회장은 전쟁과 지정학적 갈등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는 중동 지역의 현장 임직원들을 각별히 챙겨 왔다.

삼성 사장단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도착해 25분간 머물렀다. 이어 직계 가족 중에서는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오전 11시쯤 선영을 찾아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남편인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도 함께했다.
매년 추도식에 참석했던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추도식 참석 여부는 이날 오전까진 확인되지 않았다.
외부 인사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앞서 2주기 추도식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부회장, 김동선 한화M&S 미래전략총괄사장 등 세 아들이 선영을 찾은 바 있다.
이날 추도식은 유족 뜻에 따라 차분하게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선영에 모여 헌화, 묵념한 뒤 곧바로 자리를 떴다. 이날 오후에는 삼성 전직 경영진이 선영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과 삼성 사장단은 추도식을 마친 뒤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오찬을 함께했다. 삼성인력개발원은 이 선대회장의 흉상이 설치된 장소로, 이 회장과 사장단은 이 선대회장을 재차 기리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의지를 다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별도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앞서 재계에서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미래 사업에 관한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이 회장이 사장단을 향해 경영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장은 이번 중동 출장에서도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 마련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 분위기는 다음 주까지 이어진다. 삼성은 오는 28일 경기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이 선대회장 6주기 추모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1987년 이병철 창업회장 별세 후 삼성 2대 회장직에 오른 이 선대회장은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이후 6년 동안 투병하다 2020년 10월 25일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이 선대회장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로 대표되는 '신경영 선언'을 통해 그룹 혁신을 주도, 삼성을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만든 기업인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1974년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이후 불황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고 기술 개발과 인재 육성에 힘써 삼성을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 39.4%, 낸드 시장에서 29.3%의 점유율로 각각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 선대회장은 문화유산 보존과 예술 후원에도 평생에 걸쳐 헌신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문화유산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일을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으로 여겼고, 이러한 철학을 계승한 유족들은 2021년 4월 이 선대회장이 평생 수집한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했다. 개인이 수집한 문화재와 미술품이 국민 누구나 감상하고 연구할 수 있는 국가 문화자산이 된 것이다.
삼성은 이 선대회장의 문화보국 정신이 담긴 'KH 컬렉션 순회전'을 열고 있다. 이 회장은 이달 초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진행된 특별전 '한국: 2000년 창의의 여정' 개막을 기념하는 갈라 디너에 참석해 "저희 가족은 여러 세대에 걸쳐 예술과 문화를 보존하고 함께 나눠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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