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건 이송은 행정소송 대상…법원 "병합 위한 이송은 정당"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을 다른 지역 경찰청으로 이송하자 피의자가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적법한 처분이라고 판단했다./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경찰의 사건 이송은 행정소송 대상이지만 사건 병합을 위한 이송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영민 부장판사)는 A 씨가 서울 소재 B 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이송처분 무효확인 및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B 경찰서는 A 씨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돼 수사를 진행하다가 2024년 A 씨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사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후 경기북부경찰청은 A 씨에 대해 별도로 수사 중이던 사건과 병합해 수사하겠다며 B 경찰서에 사건 이송을 요청했다. 이에 B 경찰서는 수사를 재개한 뒤 지난해 6월 사건을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이송했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각하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경기북부경찰청장이 B 경찰서의 상급기관이 아닌 만큼 적법한 수사 지휘를 할 수 없고, 사건 이송 과정에서 관계 기관 간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사건이송서 등 일부 서류가 누락됐고, 자신이 수사중지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자 경찰이 자의적으로 사건을 이송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우선 경찰의 사건 이송이 행정소송 대상은 된다고 판단했다.

B 경찰서 측은 사건 이송이 경찰 내부의 수사관할 조정에 불과해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형사사건의 피의자로서는 관할경찰서가 달라질 경우 출석의 어려움이나 교통상의 불편 등 사실적인 이해관계뿐 아니라 조사방식이나 조사자 등에 따라 법률적 이해관계도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형사소송법에 경찰의 사건 이송에 관한 별도 규정이 없고 이송 결정에 불복할 절차도 마련돼 있지 않다"며 "사건 이송은 행정쟁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건 이송 자체는 적법하다며 A 씨가 제기한 이송처분 무효확인 청구와 예비적 취소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경찰 관련 규정에 따라 두 개 이상의 경찰관서에 접수된 사건을 병합해 수사할 필요가 있다면 관할 경찰관서장 간 협의를 통해 사건을 이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 역시 경기북부경찰청장이 상급기관의 지위에서 수사를 지휘한 것이 아니라 병합수사를 위해 이송을 요청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가 경기북부경찰청장의 이송요청에 별다른 이의 없이 응한 것으로 보이고 이 자체를 협의로 볼 수 있다"며 "별도의 협의자료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사건 이송 과정에서 일부 서류가 누락됐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계 서류와 증거물이 모두 송부됐고, 설령 일부 자료가 누락됐더라도 추가로 송부하면 된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A 씨가 수사중지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뒤 사건이 이송됐다는 사정만으로 경찰이 방어권을 침해하거나 상급기관의 감독을 피할 목적으로 자의적인 처분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ye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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