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첫 저축은행 도전…핀다, 지방 영업 한계 넘을까

대원저축은행 인수 금융업 진출…내년 1월 중금리 대출 개시
영업구역 경쟁력 '글쎄'…자체 신용평가모형·건전성 관리 주목


핀다저축은행이 다음해 1월 본격적인 영업을 예고한 가운데 저축은행권을 중심으로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한다. /핀다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핀다저축은행이 다음해 1월 본격적인 영업을 예고한 가운데 저축은행권을 중심으로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한다. 핀테크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영업에 착수하는 만큼 단기간 내 성장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전통적인 저축은행 영업 관행을 따져봤을 때 고금리 시기에 지방 저축은행으로서 시장에 정착하는 과정이 녹록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핀다는 대원저축은행 지분 60%를 120억원에 인수하고 저축은행업에 진출했다. 나머지 지분 40%는 JB금융그룹이 보유하는 구조로 초대 대표이사로로는 박연현 전 토스뱅크 기업제품부문장이 선임됐다. 박 대표는 토스뱅크 초기 멤버다. 은행 설립과 전략, 신사업을 담당했다.

6월말 기준 대원저축은행은 총자산 31억원이다. 사실상 새로운 저축은행을 세우는 데 가까운 상황이다. 내년 1월 중금리 신용대출을 시작으로 여·수신 상품을 출시하고 기존 대출 비교 플랫폼과의 연계도 추진하겠단 계획이다. 핀테크 기업이 저축은행을 인수한 첫 사례인 데다 소형사를 인수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저축은행권에서는 지방 저축은행의 한계를 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핀다저축은행의 영업구역은 대구·경북·강원이다. 총여신의 40%는 영업권역 내에서 취급해야하는 만큼 전국 단위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선 지역 기반을 우선 확장해야한다. 자산 1조원 이하 저축은행의 경우 비대면 대출에 특례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지역 기반 확보가 요구된다.

아직까지 해당 지역 내 대출 환경은 녹록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말 저축은행이 대구에서 취급한 여신잔액은 1조84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5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올초와 비교하면 증가율은 0.7%에 그치면서 제자리걸음을 유지하고 있다.

경북지역은 상황이 더 어렵다. 같은 기간 여신취급잔액은 3459억원으로 370억원 감소했다. 연초와 비교해도 7.0% 쪼그라들었다. 지난 8월 여신 잔액이 일부 회복했지만, 지난 2월 3924억원에서 6월 3250억원까지 감소한 만큼 뚜렷한 반등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강원지역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이다. 단 시장에서 존재감은 미미하다. 8월말 여신취급잔액은 412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26억원 늘었다. 연초와 비교해도 29.3% 증가한 수치다. 다만 전국 여신취급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3%에 그친다. 공격적인 대출을 통해 여신 규모를 키우는 데 한계가 선명하다는 분석이다.

과거 저축은행권이 호황을 누렸던 시기에도 세 지역의 성장세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지난 2021년 대구의 경우 연초부터 7월까지 여신잔액이 우상향했지만, 하반기엔 감소세로 돌아섰다. 연간 증가율은 8.5%로 전국 평균 26.9%를 크게 하회했다. 이어 경북은 연말에 증가 폭을 키웠지만 연중 상당 기간 정체됐으며 강원 역시 연간 증가율 14.4%를 기록하며 전국 성장세를 밑돌았다.

향후 1년간의 과제는 수신 확보와 대출 건전성 관리로 추려진다. 출범 초기에는 대출을 공급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자금 유치에 공을 들여야한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예금금리를 제시할 가능성도 있는데 조달비용을 높여 자금을 확보할 경우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 아울러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상환 여력이 충분한 차주를 공략해야한다. 그동안 저축은행권의 셈법으론 여의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핀다가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자체 신용평가모형이다. 그간 핀다는 정책금융상품을 비롯해 자동차담보대출 등 개인 고객 대상 대출상품을 비교·중개했다. 이 과정에서 신용점수 구간별 대출 수요와 상품별 조회·신청 흐름 등 고객 관련 정보를 쌓았다.

신용평가모형이란 대출 신청자의 신용도와 상환 능력을 점수화해 승인 여부와 한도, 금리 등을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대출 수요가 몰리는 대형 저축은행은 자체 평가체계를 구축해 운용하지만, 중소형사는 저축은행중앙회가 제공하는 공동 평가모형을 활용한다.

핀다저축은행의 시장 안착 여부를 판단하기까지는 향후 1~2년가량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출범 초기에는 수익성 확보보다 연체율 관리에 무게를 두고, 대출 만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는 시점에 실제 채권 회수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핀다저축은행 성패 여부는 출범 초기 1년 누구에게 대출을 시행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무턱대고 중저신용차주에게 자금을 내줬다간 나쁜 결과밖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 생각보다 연채채권이 빠르게 늘어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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