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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윤정원 기자]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펀드 출자금이 카카오 계열사를 거쳐 최윤범 고려아연 사내이사가 먼저 투자한 아크미디어로 흘러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두 거래의 투자 규모와 기업가치를 사전에 협의했으며, 이 과정에서 최 이사의 개인 투자 지분이 원금의 150배 이상으로 평가됐다는 주장이다.
영풍·MBK파트너스는 2일 입장문을 통해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의 그레이고 투자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아크미디어 투자가 하나로 묶인 '패키지 딜'이었다고 주장했다. 거래 약 두 달 전인 2022년 6월 양측이 주고받았다는 협의 내용을 근거로 제시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원아시아 측 대표급 인사는 카카오엔터 투자 담당자에게 그레이고 신주와 구주를 각각 500억원씩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아크미디어에 대한 투자로 500(억원) 가능하신지도 내부적으로 확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기업가치와 투자 후 지분율도 이때 논의됐다는 설명이다. 원아시아 측은 아크미디어의 투자 전 기업가치를 1조원으로 두고 카카오엔터가 500억원, 기타 투자자가 150억원을 신규 투자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영풍·MBK는 카카오엔터 측이 당일 "이슈 없을 것 같으니 일단 그걸로 생각하자"고 회신했고, 원아시아 측도 내부 확인을 마쳤다는 답변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후 실제 투자도 사전 협의에 맞춰 진행됐다는 게 영풍·MBK의 주장이다. 고려아연이 1100억원을 출자한 원아시아 프로젝트펀드 '그레이 제1호'는 2022년 8~9월 카카오 계열 의류업체 그레이고에 총 1000억원을 투자했다.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구주 500억원어치와 그레이고 신주 500억원어치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는 설명이다.
카카오엔터는 구주 매각으로 500억원을 회수한 뒤 아크미디어 신주 500억원어치를 인수했다고 영풍·MBK는 밝혔다. 이를 두고 카카오 계열사를 중간에 거쳤을 뿐 고려아연 출자금이 최 이사의 선행투자 회사에 우회 투입된 구조라고 주장했다.
영풍·MBK가 문제 삼은 또 다른 대목은 아크미디어의 기업가치 산정이다. 최 이사는 2019년 이후 합병을 통해 아크미디어가 된 옛 이야기사냥꾼의 전환사채(CB) 약 12억원어치를 인수했다. 영풍·MBK는 여기에 카카오엔터의 투자 단가를 적용하면 전환 후 지분가치가 약 1842억원에 달한다고 산정했다. 실제 매각대금이 아닌 당시 투자 단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평가액이다.
투자 대상 기업들의 적자도 거론했다. 영풍·MBK에 따르면 그레이고의 영업손실은 2020년 약 24억원에서 2021년 약 121억원으로 확대됐고, 아크미디어도 당시 약 1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본업과 무관한 적자 의류업체에 대한 투자 타당성과 아크미디어에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한 경위를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풍·MBK 측은 "이번 사안은 고려아연의 회사 자금이 최윤범 이사 개인의 투자 자산 가치를 150배 이상 부풀리는 데 동원된 명백한 우회 지원이자 중대한 업무상 배임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즉각적이고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주주가치 수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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