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도심 1km 숲길이 들썩였다…인동·진미, 가을 축제에 '풍덩'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웃음·음악·낭만으로 물든 숲길
주민·상인 함께 만든 축제…화합과 상생의 꽃 피우다


지난 31일 구미시 인동 도시숲 일원에서 열린 ‘제10회 인동·진미 도시숲 문화축제’에서 시민들이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숲길을 따라 마련된 다양한 체험·판매 부스를 둘러보며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구미시

[더팩트 | 구미=정창구 기자] 가을빛이 내려앉은 도심 숲길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평소 시민들의 산책로였던 1km 남짓한 숲길은 이날만큼은 음악과 웃음, 사람들의 온기로 가득 찬 거대한 축제장으로 변신했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에 부모들의 웃음이 더해지고, 청춘의 흥겨운 음악이 숲길을 타고 흘렀다. 오랜만에 마주친 이웃들은 반갑게 안부를 나눴고, 가족과 연인들은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저마다의 추억을 쌓았다.

숲길은 단순히 걷는 길이 아니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세대와 세대가 어우러지며, 이웃의 정이 피어나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지난달 31일 구미시 인동 도시숲 일원에서 열린 '제10회 인동·진미 도시숲 문화축제'의 풍경이다.

2일 구미시에 따르면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이번 축제는 진미동과 인동동 주민들이 함께 준비하고 만들어 낸 화합의 한마당이었다. 약 1km에 이르는 도심 숲길을 네 가지 테마 공간으로 꾸며 어린아이부터 청년, 어르신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지난달 31일 구미시 인동 도시숲 일원에서 열린 '제10회 인동·진미 도시숲 문화축제'에서 어린이와 가족들이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숲길을 배경으로 펼쳐진 비눗방울 공연을 즐기고 있다. 하늘하늘 날아오르는 비눗방울을 잡으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시민들의 박수가 어우러지며 축제장에 즐거움을 더했다. /구미시

◇아이들 웃음에 청춘의 열기까지…숲길마다 즐거움 가득

축제의 매력은 구간마다 전혀 다른 즐거움이 펼쳐진다는 데 있었다.

진미동 빵굽는쉐프락에서 영창빌딩까지 이어지는 첫 번째 구간 '와글와글 가족숲'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어울리는 가족 중심의 공간으로 꾸며졌다.

아이들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며 축제의 재미에 빠져들었고, 부모들은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일상의 분주함에서 잠시 벗어났다.

인동동 다한일식에서 LG유플러스까지 이어지는 두 번째 구간 '알록달록 예술숲'에서는 문화예술의 향기가 숲길을 채웠다.

다채로운 예술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 이곳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문화와 예술을 가까이에서 접하며 가을날의 특별한 추억을 만드는 공간이 됐다.

축제의 열기가 한층 뜨거워진 곳은 세 번째 구간인 '두근두근 청춘숲'이었다.

진미동 파스쿠찌에서 안박사면옥, 인동동 썬마트에서 화진빌딩으로 이어지는 이 구간에서는 '인동숲길 Live&DJ 공연'과 청춘 오락실이 운영됐다.

흥겨운 음악과 젊음의 에너지가 어우러지면서 도심 숲길은 활기 넘치는 청춘의 무대로 변했다.

가을의 낭만을 즐기려는 청년층은 물론 다양한 세대가 음악과 놀이를 매개로 어울리며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세대는 달라도 즐거움은 하나였다. 아이들의 웃음과 청춘의 열정, 어른들의 여유가 하나의 숲길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김장호 구미시장이 지난달 31일 구미시 인동 도시숲 일원에서 열린 '제10회 인동·진미 도시숲 문화축제' 현장을 찾아 행사 관계자 및 주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소통하고 있다. /구미시

◇물건보다 정을 나눈 장터…이웃과 상권이 함께 웃었다

이번 축제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히 보고 즐기는 행사를 넘어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이 함께 참여하는 상생의 장으로 꾸며졌다는 점이다.

네 번째 구간인 '도란도란 우리동네숲'은 축제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진미동 새마을금고에서 진평순대국밥, 인동동 알파문구에서 스타벅스까지 이어지는 구간에는 지역 소상공인과 주민들이 참여하는 프리마켓과 '인동진미 함께 가게'가 마련됐다.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장터에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경제활동을 넘어 이웃 간 소통과 교류가 이뤄졌다.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지역 상점과 연결되도록 구성해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지역 소상공인이 축제의 주변인이 아닌 주체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축제의 주인공은 무대 위 공연자만이 아니었다. 손님을 맞는 상인도, 체험에 참여하는 아이도, 이웃과 인사를 나누는 주민도 모두가 축제를 완성하는 주인공이었다.

숲길 전체를 하나의 놀이 공간으로 연결한 '인동숲길 대탐험'도 방문객들의 흥미를 더했다.

리플렛을 활용해 각 구간을 돌아보는 '미션 스탬프 투어'는 숲길 곳곳을 탐험하는 재미를 선사했다.

'숲속 행운 뽑기'에서는 뜻밖의 즐거움을, '숲멍 쉼터'에서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빠르게 걷지 않아도 좋았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가을 숲의 정취를 느끼거나,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축제를 즐기기에 충분했다

지난달 31일 구미시 인동 도시숲 일원에서 열린 ‘제10회 인동·진미 도시숲 문화축제’에서 지역 기관·단체 관계자와 주민들이 주먹을 불끈 쥐고 파이팅을 외치며 축제의 성공과 지역 화합을 다짐하고 있다. /구미시

◇10년의 동행이 만든 축제…숲길에 쌓인 이웃의 정

올해 10회째를 맞은 인동·진미 도시숲 문화축제는 지역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 왔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진미동과 인동동의 각 단체장으로 구성된 공동추진위원회가 축제를 주최하고, 구미문화원 인동동분원이 주관해 매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지역 문화축제로 발전시켜 왔다.

특히 올해는 도시숲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살려 가족과 청년, 지역 상인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면서 주민 화합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아냈다.

박만동 인동진미 도시숲 문화축제 공동추진위원장은 "올해로 10회를 맞이한 도시숲 문화축제는 진미동과 인동동 주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준비한 화합의 장이었다"며 "가을의 끝자락에서 도심 속 아름다운 숲길을 걸으며 가족, 친구들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드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축제는 하루였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결코 작지 않았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집 가까운 숲길에서 문화를 즐기고, 이웃을 만나고, 가족과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축제는 도심 속 녹지공간이 단순한 휴식처를 넘어 지역 공동체를 이어주는 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화려한 무대나 거창한 시설보다 더 빛난 것은 주민들의 참여와 이웃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었다.

1km의 숲길은 짧았지만 그 길에서 이어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한층 가까워졌다.

가을이 깊어가는 구미 인동·진미 도시숲. 축제의 흥겨운 음악은 멈췄지만, 함께 웃고 어울렸던 그날의 기억은 주민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으로 보인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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