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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구미=정창구 기자] 라면 한 봉지가 지역 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하는 무대에 오른다.
원료는 구미시 농민이 생산하고, 제품은 구미시 공장에서 만들며, 소비자는 구미시를 찾은 관광객이다. 생산부터 제조, 소비까지 하나의 도시에서 이어지는 이른바 '구미형 라면 경제'가 첫발을 내딛는다.
경북 구미시가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구미역 일원에서 열리는 '2026 구미라면축제'를 앞두고 구미산 밀가루를 100% 사용한 한정판 '구미라면축제면' 20만 봉을 출시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라면의 맛보다 그 안에 담긴 지역 경제의 구조다.
그동안 구미시가 라면 생산 공장을 보유한 산업도시였다면 이번에는 지역 농산물을 원료로 공급하는 농업도시의 역할까지 더했다. 지역 농민이 재배한 밀이 농심 구미공장의 생산라인을 거쳐 완제품으로 탄생하고, 다시 지역 축제장에서 판매되는 구조다.
농업과 제조업, 관광산업이 각자의 영역을 넘어 하나의 상품으로 연결된 셈이다.

특히 구미산 밀가루 100% 사용은 지역 농산물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시도다. 그동안 원료 생산에 머물렀던 지역 농업이 대기업의 식품 제조기술과 만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구미라면축제가 단순히 라면을 먹고 즐기는 행사를 넘어 지역 농산물의 판로를 넓히고 산업적 가치를 높이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제품 자체에도 차별화를 시도했다. 얼큰하고 깊은 소고기장국 스타일의 국물에 표고버섯과 당근, 청경채 등을 더했다. 익숙한 라면의 대중성에 축제 한정판이라는 희소성을 결합했다.
총생산량은 20만 봉이다. 오는 6일부터 축제장 내 '갓랜드'에서 판매되며, 구미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지역의 맛과 이야기를 함께 전달하는 특별한 상품으로 선보인다.
이번 시도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구미라면축제의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구미시는 국내 대표 라면 생산시설인 농심 구미공장을 품고 있는 산업도시다. 여기에 지역에서 생산한 밀을 활용한 축제 전용 제품까지 등장하면서 '라면을 만드는 도시'에서 '라면의 원료와 생산, 관광을 연결하는 도시'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관건은 지속 가능성이다. 축제 기간 한정 판매에 그치지 않고 지역 밀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 가공식품 개발, 관광상품화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다.
이번 20만 봉 생산이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지역 농가의 실질적인 소득 증대와 식품산업의 새로운 협력 모델로 자리 잡는다면 그 의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산 밀가루 100%로 만든 이번 축제 전용 라면은 지역 농산물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시도"라며 "구미의 산업과 농업, 관광자원을 연계해 지역의 가치를 높이고 세계적인 K-라면 관광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라면 한 봉지의 무게는 가볍지만 그 안에 담긴 지역 경제의 가능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구미 들녘에서 시작해 공장을 거쳐 축제장으로 이어지는 20만 봉의 여정이 지역 농업과 산업의 새로운 동반성장 모델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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