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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정부가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소득과세를 2029년으로 2년 추가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해외 거래에 대한 과세정보 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세를 강행할 경우 국내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가상자산 소득과세 시행을 2년간 유예하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과의 가상자산 과세정보 교환이 2029년부터 이뤄지는 점을 주요 유예 배경으로 꼽았다. 현행 일정대로 내년부터 과세할 경우 해외 거래에 대한 과세자료 확보가 어려워 국내외 거래 간 과세 형평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디지털자산 산업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디지털자산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관련 법체계 변화에 맞춰 과세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추가 유예기간 동안 가상자산 투자 손실을 향후 3년간 발생하는 이익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하는 '손실 이월공제' 도입도 추진한다. 예컨대 2029년 발생한 손실은 2030년부터 2032년까지 발생하는 과세 대상 이익에서 차감할 수 있다.
조만희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이날 질의응답에서 "3년간 허용한다는 것은 제도를 3년만 운영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발생한 손실을 향후 3년간 이월해 공제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월공제는 투자자가 원하는 연도를 선택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후 과세 대상 이익이 발생하면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기존 보유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은 과세 시행 직전인 2028년 12월 31일 시가와 실제 취득가액 중 높은 금액을 적용하는 방안이 설명됐다.
가상자산 소득을 현행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체계도 유지될 전망이다. 정부는 가상자산 거래에 양도·대여 등 다양한 소득 성격이 혼재돼 있어 이를 개별적으로 구분하기보다 포괄적으로 과세하는 방식이 신고·납부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상자산의 금융투자 성격이 강해지는 점을 고려해 손실 이월공제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하기로 했다.
스테이블코인 과세 문제도 주요 검토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원화 환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차익에 세금을 부과할 경우 일반 외화 현금과의 과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조 실장은 "스테이블코인은 가격이 고정돼 있어 과세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있지만, 가격 차이가 발생하면 과세할 여지도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디지털자산법에서 관련 규율체계가 마련되면 과세 방식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무기한 선물의 과세 문제 역시 향후 정비 대상이다. 조 실장은 무기한 선물의 법적 성격과 관련해 금융위원회가 해당 상품을 어떻게 분류하는지에 따라 세법상 취급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대여소득의 정의도 구체화할 방침이다. 조 실장은 대여소득의 경우 민법이나 다른 세법에 명확한 정의가 없어 납세자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며 향후 세부 과세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관련 개념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거래에 대한 과세 인프라도 확충한다.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를 기반으로 국내외 과세자료를 연계·분석하고 해외 거래에 대해서도 실효성 있는 과세가 이뤄지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전문가와 업계,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디지털자산 과세 민관합동 워킹그룹'을 출범시킨다. 워킹그룹에서는 과세제도 합리화와 거래 유형별 세부 과세기준, 납세자 신고 편의 개선 등을 논의한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2027년 정기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어 2028년 상반기에는 세부 과세기준을 발표해 시장과 투자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총리는 이번 시행 시기 조정과 관련해 '소득 있는 곳에 과세'라는 조세 기본원칙을 유지하면서도 국내외 거래에 대한 과세 실효성과 납세자 간 형평성을 높이고 안정적인 과세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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