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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태연 기자] #지난 2021년 3월 중증 자폐를 가진 초등학교 3학년 전모 군은 갑자기 학교 급식실에 들어가기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전 군은 학교는 물론 집에서조차 음식을 입에 대려하지 않아 한 달만에 몸무게 10㎏이 줄었다. 그러나 이유를 알 길이 없었다. 전 군 어머니 이은선 씨는 "학교 급식실에 폐쇄회로(CC)TV가 없는데, 당시 학교에 물어봐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며 "아이는 자폐가 있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스스로 설명하기 어려워하는 상황"이라고 울먹였다. 전 군은 이후 1년 가까이 급식실에 들어가지 못했다. 적응 훈련 끝에 현재는 급식실에 들어갈 수 있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집 밖에서는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하는 등 섭식장애를 겪고 있다.
서울 노원구 특수학교인 동천학교에서 CCTV 설치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스스로 피해 사실이나 사고 경위를 설명하기 어려운 장애 아이들 특성상 급식실 등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그러나 학교 측은 개인정보 보호와 교육활동 위축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7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동천학교 학부모들이 급식실 CCTV 설치를 요구한 건 지난 2023년 5월부터다. 전 군 사례처럼 사고가 나더라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였다. 학부모들은 교내 여러 공간에 CCTV 설치를 원했지만 학교 측 부담을 고려해 급식실부터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후 3년이 지난 올해 7월3일 제181차 학교운영위원회에서 9명 중 6명의 찬성으로 '급식실 CCTV 설치 요청' 안건이 가결됐다.
그러나 학교는 지난 8월5일 CCTV 설치를 거부한다고 공지했다. 교직원 1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21명이 교육활동 및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CCTV 설치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급식실은 단순한 식사 공간이 아니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식사 예절과 자립 등을 교육하는 공간인 만큼 CCTV 설치가 교육활동과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급식실 CCTV 설치 요구는 초중등교육법에서 정한 학생 안전대책 목적에 비춰 객관적 설치 필요성이 확인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학교는 이미 외부인 출입 통제, 급식 모니터링, 다수 교직원 생활지도 등 안전관리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교실을 제외한 출입문, 복도, 계단 등 학교 건물 내외부에 영상정보처리기기를 필수로 설치해야 한다. 급식실 내부는 필수 설치 장소에 포함되진 않지만 학운위 결정을 통해 설치할 수 있다. 동천학교에는 총 43대의 CCTV가 설치돼있다. 이중 27대는 학교 내부에 있어 복도, 강당 앞, 급식실 앞 등을 촬영한다.

학부모들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토로했다. 학부모들이 재학생 보호자 1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5명(65.5%)은 자녀가 학교에서 다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다친 장소는 교실이 25명으로 가장 많았고, 장소를 알 수 없다는 응답도 11명에 달했다. 급식실에서 다쳤다는 응답도 4명 있었다.
지난 2022년 11월에는 교사가 휴대전화로 여학생을 때려 머리가 찢어지고 팔에 피멍이 들었다. 지난해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로 유치부 학생의 손가락이 골절됐다. 계단에서 학습도우미가 휴대전화를 보는 새 휠체어가 미끄러져 학생이 굴러떨어진 적도 있다.
이 씨는 "장애 아이들 특성상 스스로 다쳤다는 것을 부모에게 말하지 못해 뒤늦게 알아차리기도 한다"며 "선생님들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CCTV 설치를 통해 사고가 났을 때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팩트>는 동천학교 측에 CCTV 논란을 놓고 입장을 물었으나 "학교 측 의견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교육당국은 사립학교 결정 사안을 교육청이 강제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방문 당시 학교 측에 갈등 해소 장치를 마련하고 컨설팅을 받아보는 방안을 안내했다"며 "학교도 컨설팅을 받는 데 적극적 의사를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사립학교인 만큼 교육청이 학운위 결정사항 등에 대해 이행을 강제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pad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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