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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강신우 기자]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맞으며 각 가정의 부엌도 분주해진다. 한 살 더 먹는다는 의미를 담은 떡국을 비롯해 갈비찜, 잡채, 각종 나물까지 다채로운 음식들이 차례로 식탁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한 해의 시작을 알린다.
매장에서 개성 넘치는 요리를 선보이는 셰프들 역시 설을 앞두고는 저마다의 명절 기억을 떠올렸다. 설 연휴를 맞아 <더팩트>는 '흑백요리사' 시즌1에 출연했던 '급식대가' 이미영, '철가방 요리사' 임태훈, '고기깡패' 데이비드 리와 시즌2에 출연한 '무쇠팔' 박주성 셰프가 가장 좋아하는 명절 요리와 그 속에 담긴 의미, 그리고 새해 소망을 들어봤다.
다음은 셰프들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요즘 근황은 어떤가?
'급식대가' 이미영(이하 '이미영'): '흑백요리사' 방송 이후 시간이 꽤 지났지만 여전히 기억해 주시고 찾아주시는 분들 덕분에 감사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년퇴임 후 제 삶이 크게 달라졌다고 느낄 만큼 다양한 협업과 강연, 방송을 통해 많은 분들과 만나고 있어요. 평생 아이들을 위해 밥을 지어왔는데 지금도 요리로 소통할 수 있어 참 보람을 느낍니다.
'철가방 요리사' 임태훈(이하 '임태훈'): 여전히 주방에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특히 요즘은 제 요리 인생의 동반자인 동파육과 깊은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새벽마다 재료를 직접 고르고 다듬으며 최상의 맛 유지와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방송 이후 찾아주시는 손님이 늘어난 만큼 한결같은 맛을 지켜내기 위해 연구와 조리에 매진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고기깡패' 데이비드 리(이하 '데이비드 리'): '흑백요리사' 시즌1이 끝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분들이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고 과분한 나날입니다. '고기깡패'라는 이름에 걸맞은 최고의 맛과 경험을 선보이기 위해 매일 고민 중이에요. 그 어느 때보다 바쁘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무쇠팔' 박주성(이하 '박주성'): 매장이 워낙 협소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만 손님들께서 사인이나 사진을 요청해주실 때 방송의 파급력을 실감하는 것 같아요. 쉬는 날에 인터뷰와 촬영을 몰아서 소화하고 있는지라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 민족 대명절인 설이 다가왔다. 명절 음식과 관련해 기억에 남는 추억이 있다면?
이미영: 제게 '흑백요리사' 출연을 권유했던 큰아들이 어릴 적부터 떡을 무척 좋아했어요. 얼마나 좋아했는지 요리하려고 사둔 떡을 몰래 꺼내 다 먹어버려서 다시 사러 간 적도 있을 정도니까요. 그 모습이 마냥 귀여워 그 뒤론 아예 떡을 넉넉히 사두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떡국을 끓이면 그때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집니다.
임태훈: 어릴 적 저희 집안은 명절 역할 분담이 확실했습니다. 여자들이 국과 산적을 준비하는 동안 남자들이 전 부치는 일을 맡았어요. 저 역시 초등학생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어른들 곁에서 전을 부쳤습니다. 당시에는 고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 어깨너머로 배운 기다림과 손맛이 요리사로서 제 기초를 만들어준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지루함을 견디며 노릇하게 전을 익혀내던 그 시간이 결국 요리의 본질을 깨닫게 해준 셈이죠.
데이비드 리: 어린 시절 명절을 맞아 시골에 내려가면 할머니께서는 서울에서 귀한 손주가 왔다며 누구보다 반갑게 맞아주셨어요. 그때 할머니가 정성껏 차려주신 상에서 절대 빠지지 않았던 게 바로 생선구이였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생선을 앞에 두고 당신 입에 넣으실 새도 없이 손수 생선 살을 두툼하게 발라 밥 위에 얹어주곤 하셨죠. 지금은 제가 셰프가 되어 음식을 만들고 있지만 가끔 그때를 생각하면 코끝이 찡해지곤 합니다.
박주성: 설 음식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이상하게 잘 안 떠오르네요. 대신 명절 음식 중 추석 때 만들던 송편이 기억나요. 친척들과 모여 송편 속에 와사비나 매운 고추를 몰래 넣어 장난을 치던 순간들이 아직도 웃음을 짓게 합니다.
-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절 요리는?
이미영: 저는 떡국을 가장 좋아합니다. 명절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참 맛있게 먹어주던 메뉴라 더 애착이 가요. 가족들이 도란도란 모여 앉아 제가 정성껏 끓인 떡국을 맛있게 비워내는 모습을 보면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는 말이 무엇인지 실감하곤 합니다. 그래서 제게 떡국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소중한 사람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채워주는 가장 귀한 명절 요리입니다.
임태훈: 정갈하게 부쳐낸 배추전과 입 안을 가득 채우는 동그랑땡을 좋아합니다. 화려한 산해진미는 아니더라도, 하나하나 손수 빚고 지져내야 하는 정성 어린 음식들이라 유독 마음이 가는 것 같아요. 소박한 재료들이 모여 명절의 풍요로움을 완성하는 그 따뜻한 맛을 참 애정합니다. 거기에 마무리로 달콤한 식혜와 약과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죠.
데이비드 리: 갈비찜과 생선구이를 좋아합니다. 특히 명절 상차림에서는 생선구이에 손이 자주 가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 고향이 순천과 여수이다 보니 명절이나 집안 잔치 때면 항상 신선하고 큼지막한 생선들이 상에 올랐거든요. 그중에서도 서대구이를 정말 좋아합니다.
박주성: 저도 떡국을 가장 좋아합니다. 많은 분들이 제가 면 요리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의외로 저는 잡채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당면으로 된 요리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은 편이에요.

- 자신만의 명절 요리 꿀팁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이미영: 갈비찜을 만들 때 '쌍화탕'을 소스에 활용합니다. 쌍화탕이 단순히 단맛을 더하는 게 아니라 단맛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도와주고 고기 특유의 잡내를 깔끔하게 잡아주는 역할도 해요. 무엇보다 먹고 난 뒤에도 뒷맛이 깔끔합니다. 이번 명절 집에서 갈비찜을 하실 때 쌍화탕 한 병 정도를 더해보시면 훨씬 깊은 풍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임태훈: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동그랑땡의 풍미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저만의 비법이 있다면 바로 '깻잎 반죽'입니다. 깻잎전을 따로 부치려면 손이 많이 가잖아요, 동그랑땡 반죽에 깻잎을 잘게 다져 넣으면 번거로움은 덜면서도 깻잎 특유의 향긋한 풍미를 그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효율과 맛을 모두 잡은 일석이조의 팁이라 꼭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데이비드 리: 우리 음식에는 장을 많이 이용하는데요, 명절 음식의 핵심은 깊은 풍미를 내는 장의 활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추천은 간장 양념에 '블랙트러플(송로버섯)'을 소량 더해보는 것입니다. 장의 깊은 맛에 은은한 향이 더해지며 요리의 완성도가 한층 올라갑니다. 의외로 트러플이 한식과 잘 어울려요!
박주성: 매장에서는 자유롭게 요리를 창작하곤 하지만 집에서는 집안 어른들의 고유 레시피를 그대로 따르는 편이에요. 외가가 전라도인데 전라도 특유의 진한 양념 맛을 좋아해서 크게 변형하지 않습니다. 요리를 한 지 오래됐는데도 명절에는 집안 어른들이 시키는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한 기억밖에 없네요. 사실 어렸을 땐 잘 몰랐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어머니의 손맛이 얼마나 대단한지 더 실감하게 되는 요즘이에요.

- 올 한 해 계획이나 소망이 있다면?
이미영: 협업과 방송, 강연 등 다양한 자리에서 한식의 따뜻함을 전하며 꾸준히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거창한 목표보다는 그저 건강하게 제가 사랑하는 요리를 오래도록 즐겁게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올 한 해도 정성을 다해 요리하며 많은 분과 소통하고 소소한 행복을 나누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임태훈: 초심을 잃지 않고 제 자리를 지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제게 주어진 소임에 늘 충실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한결같음을 지켜내고 싶습니다.
데이비드 리: 한식의 가치를 국내를 넘어 해외에 더 널리 알리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이제 한식은 반짝하고 지나가는 열풍이나 일시적 유행의 단계를 넘어섰다고 생각해요. 한국의 맛이 세계적인 미식 문화로 확고히 자리 잡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박주성: 당분간은 매장 운영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확장 생각은 없지만 지금보다 더 나은 공간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서는 늘 고민하고 있어요. 방송 활동 같은 부분에는 시간이 허락하는 선에서 언제든 열려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족과 제 건강을 지키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 마지막으로 <더팩트>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이미영: 안녕하세요, <더팩트> 독자 여러분. '급식대가' 이미영입니다. 흑백요리사 이후 주신 과분한 사랑 덕분에 지금까지 기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급식대가' 라는 이름에 걸맞게 친근하고 익숙하지만 더욱 맛있고 따뜻한 요리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보내주신 응원에 늘 감사드리며 올 한 해 독자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임태훈: 안녕하세요, <더팩트> 독자 여러분. '철가방 요리사' 임태훈입니다. 202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에는 계획하시는 모든 일들이 뜻대로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무엇보다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점 잊지 마시고 가정에 늘 행복과 웃음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따뜻하고 풍요로운 한 해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데이비드 리: 안녕하세요, 데이비드 리입니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도 매서운 추위가 길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기 쉬운 시기이지만 아무리 깊은 겨울이라도 그 끝에는 반드시 따뜻한 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로를 격려하는 작은 마음들이 모인다면 우리는 분명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한 에너지로 가득 차 원하시는 모든 소망을 이루시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박주성: 안녕하세요, '무쇠팔' 박주성입니다. <더팩트> 독자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명절 보내세요. 맛있는 음식도 많이 드시고요. 올 한 해 좋은 일만 가득한 풍요로운 한 해를 보내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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