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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돋보기] 검색창 대신 지갑 연 AI 에이전트…판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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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 속에서 '무명전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화려한 스타 대신 무명 가수들을 전면에 내세운 구성과 참가자 중심의 연출이 차별점으로 작용했다. 공정한 경쟁 구조와 진솔한 서사가 어우러지며 '좋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중인 '무명전설'이다.
MBN 예능프로그램 '무명전설-트롯 사내들의 전쟁'(이하 '무명전설')은 99인의 도전자들이 단 하나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맞붙는 초대형 트로트 서바이벌이다. 현재 3회까지 방영됐다.
가수 장민호와 방송인 김대호가 진행을 맡았으며 남진 조항조 주현미 신유 강문경 손태진 등 트로트계를 대표하는 전설들이 심사 위원으로 참여해 무게감을 더했다. 여기에 배우 한채영 김광규, 가수 아이비 임한별, 방송인 홍현희 양세형까지 가세해 다채로운 심사평을 보여주고 있다.
프로그램은 시작부터 다수의 무명 가수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트로트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첫 방송 이틀 만인 지난달 27일 웨이브에서 '오늘의 톱20' 3위를 기록했으며 넷플릭스에서는 대한민국 '톱10 시리즈' 5위에 오르는 등 온라인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시청률 역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회 시청률 6.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순조롭게 출발한 '무명전설'은 2회에서 8.0%, 3회에서는 8.1%를 기록하며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이미 포화 상태라는 평가 속에서도 '무명전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가장 눈에 띄는 차별점은 '서열탑'이라는 독특한 구조다. '무명전설'에 도전장을 내민 99명의 가수들은 서열탑 1층부터 5층까지 인지도에 따라 자신의 자리에 선다. 1층부터 3층까지는 무명층, 4층부터 5층까지는 유명층으로 구분된다. 다만 이 서열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출발점일 뿐이다. 프로그램은 서열탑 앞에서는 모두가 같은 도전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언제든 순위가 뒤집힐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다.

예선전 역시 공정성을 고려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무명층은 무명층끼리, 유명층은 유명층끼리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 동일한 조건 속에서 실력을 겨루도록 했다. 인지도에 따라 유리하거나 불리한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기존 오디션의 단점을 보완한 방식이다.
심사 방식에서도 차별화가 돋보인다. '무명 선발전'은 트로트계 레전드로 구성된 탑 프로 심사 위원들의 평가로만 결정되는 절대평가 방식이다. 반면 4층과 5층의 참가자들이 참여하는 '유명 선발전'은 탑 프로단 점수와 관객 평가가 더해진 상대평가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지도를 이미 갖춘 참가자들이 모인 만큼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셈이다.
특히 '유명 선발전'은 또 다른 재미를 안겼다. 무대 시작 전 참가자들이 한 명씩 가면을 벗으며 정체를 공개할 때 예상치 못한 반전을 선사했다. 국민 애창곡 '찬찬찬'의 주인공 편승엽을 비롯해 그룹 파란의 리더 라이언, '발라드 황태자' 이지훈, 2AM 이창민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무명전설'이 단순히 유명 인물의 등장만으로 화제를 모은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은 무엇보다 참가자 한 명 한 명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무대에 오르기 전 각 도전자가 자신의 사연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며 그들이 왜 이 무대에 서게 됐는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의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몰래 경연에 참가한 도전자 한가락, 프로그램에 집중하기 위해 다니던 회사를 과감히 그만둔 한눌, 네 차례 데뷔와 20회 이상의 오디션 도전 끝에 다시 무대에 선 지영일 등 각자의 사연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린다.

연출 방식 역시 참가자 중심에 초점을 맞춘다. 심사 위원의 리액션이나 과도한 연출에 집중하기보다 참가자들의 무대와 이야기를 충분히 보여주는 방식이다. 속도감 있는 편집 속에서도 도전자 한 명 한 명의 무대를 온전히 볼 수 있도록 구성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심사 위원 구성 역시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한다. 가수로 활동 중인 심사 위원들은 음정과 박자, 창법 등 전문적인 부분을 세밀하게 짚어내고 배우와 방송인 등 다른 분야의 심사 위원들은 무대의 매력이나 전달력 등 또 다른 시선에서 평가를 내놓는다. 서로 다른 시각이 더해지면서 다층적인 심사평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도 신선함을 더한다. 이미 익숙한 스타 중심의 오디션과 달리 '무명전설'은 그동안 조명받지 못했던 가수들을 전면에 내세운다. 낯선 이름들이지만 무대 위에서는 누구보다 간절하고 또 진심 어린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온다.
이처럼 '무명전설'은 단순한 경쟁 프로그램이 아니라 무명 가수들이 다시 한번 자신의 꿈을 이야기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있다. 공정한 경쟁 구조와 다양한 심사 방식, 그리고 참가자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어우러지며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무명전설'은 매주 수요일 오후 9시 40분 시청자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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