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의 진화③] "팬들의 일상 한 조각을 채운다는 보람"

하이브, IPX 본부 중심으로 전 과정 내재화해 운영
아티와 팬 정서적 연결과 일상 속 지속 가능성 고려


하이브는 공식 상품 관련 전문 조직 IPX 본부를 통해 연간 2천여 개의 품목을 전 세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이 각각의 상품은 크게 상품 기획, 디자인, 생산 및 품질 관리, 유통 및 물류, 마케팅 및 프로모션 다섯 단계를 거쳐 팬들의 손에 도달하게 된다. 사진은 방탄소년단 공식 상품들. /하이브

아이돌 시장이 커지면서 IP(지식재산권) 활용에 대한 중요도도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공식 상품(MD, 굿즈)이 있다. 주요 매출원인 앨범 판매와 콘서트가 성장에 물리적인 한계가 있고 포화 상태에 이른 반면, 굿즈는 확장성이 무한하다. 기념의 의미를 넘어 일상까지 파고들며 파이를 키우고 있다. 이제 굿즈의 시대다. <편집자 주>

[더팩트 | 정병근 기자] 굿즈는 아티스트로부터 비롯되지만, 이제 전적으로 아티스트에 기대던 시절은 지났다. 상품 그 자체로 경쟁력이 있어야 잘 팔린다. 최근 2~3년 사이 매년 30% 이상 매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건 바로 그러한 부분을 충족한 덕이다. 그런 만큼 하나의 상품이 탄생하기까지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들어간다.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세븐틴, 엔하이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코르티스, 르세라핌, 아일릿 등 최정상급 아티스트가 대거 소속된 하이브는 일찌감치 내부에 전담팀을 꾸렸다. 아티스트 IP를 유형의 가치로 구현해 내기 위해 공식 상품 관련 전문 사업 조직인 'IPX 본부'를 중심으로 전 과정을 내재화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

이 본부는 현재 연간 1백여 개의 프로젝트를 통해 2천여 개의 품목을 전 세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이 각각의 상품은 크게 상품 기획, 디자인, 생산 및 품질 관리, 유통 및 물류, 마케팅 및 프로모션 다섯 단계를 거쳐 팬들의 손에 도달하게 된다. 각 단계 별로 어떤 일이 이뤄지는지 하이브 IPX 본부의 얘기를 들어봤다.

IPX 본부 관계자는 "단순히 로고를 입힌 제품이 아니라 그 시점에 아티스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비주얼을 상품에 녹여 냄으로써 팬들이 그 소중한 시간을 의미 있게 간직할 수 있도록 기획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하이브 팝업의 스크린 존. /정병근기자

-기획, "아티스트의 앨범, 공연이나 기념일 등 아티스트의 활동 모멘텀과 팬덤의 니즈, 동시점의 트렌드까지 면밀하게 분석합니다. 단순히 유행하는 아이템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시점에 아티스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세계관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최적의 품목을 선정합니다."

-디자인, "선정된 기획안을 바탕으로 시각적인 아이덴티티를 부여합니다. 아티스트 앨범이나 포스터 등 공연 관련 어셋의 로고나 상징적 그래픽, 컬러 팔레트를 상품에 맞게 재해석합니다. 일반 브랜드 수준의 완성도와 심미성을 목표로 하여 팬들이 일상에서도 자부심을 느끼고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지향합니다."

-생산 및 품질 관리, "기획과 디자인이 확정되면 국내외 최적의 제조 파트너사를 통해 생산에 돌입합니다. 하이브는 단순한 제조 위탁을 넘어 엄격한 품질 관리 기준을 적용해 제품의 완성도와 안전성을 높입니다. 대규모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생산 인프라와 공급망 관리의 역량은 하이브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입니다."

-유통 및 물류, "생산된 상품은 자체 플랫폼인 위버스숍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및 전 세계 공연 현장이나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팬들에게 전달됩니다.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 일본, 미국 등 주요 거점별로 최적화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최근에는 오프라인 팝업스토어와 외부 유통 채널로 접점을 넓혀 전 세계 팬들이 최대한 쉽고 빠르게 상품을 만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마케팅 및 프로모션, "상품 출시 전후로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다각도의 마케팅 활동을 전개합니다. 티저 영상, 룩북 공개, 아티스트가 직접 참여한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상품에 담긴 의미를 전달합니다. 이를 통해 팬들은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를 넘어 아티스트와 정서적으로 연결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관계자는 "요즘 아티스트 본인들이 공식 상품에 갖는 관심과 애정도 매우 높다. 기획 초기 단계부터 디자인, 소재 선택,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직접 아티스트가 아이디어를 내고 참여하는 빈도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엔하이픈 멤버들의 취향을 반영한 팝업 전경. /하이브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건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제 팬덤은 굿즈를 단순히 장식장에 보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일상 속에서 실제 사용하며 아티스트와의 접점을 유지하기를 원한다. 하이브는 이러한 니즈를 고려해 일반 브랜드 제품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디자인과 품질을 구현하고 일상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고 있다.

상품을 기획하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때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가치는 '아티스트와 팬 사이의 정서적 연결'과 '일상에서의 지속 가능성'이다.

IPX 본부 관계자는 "앨범 발매, 월드 투어, 데뷔 기념일 등 아티스트와 팬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모멘텀'을 포착한다. 단순히 로고를 입힌 제품이 아니라 그 시점에 아티스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비주얼을 상품에 녹여 냄으로써 팬들이 그 소중한 시간을 의미 있게 간직할 수 있도록 기획한다"고 설명했다.

또 "팬들이 공식 상품을 장식장에만 두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이를 위해 디자인적 심미성은 물론, 사용성 측면에서 편하고, 쉽고, 안전한가를 철저히 검증한다. 패션 아이템부터 전자기기까지 실제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서의 기능적 완성도를 갖추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하이브는 일반 브랜드 제품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디자인과 품질을 구현하고 일상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진행한 르세라핌 브랜드 머치로 공식 상품이 아티스트의 브랜딩 자체를 견인하고 확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하이브

트렌드도 놓치지 않는다. 관계자는 "현재 시장의 유행을 면밀히 분석하되, 팬들의 기대를 한 단계 뛰어넘는 의외의 포인트를 제안하려고 노력한다. 이를 위해 팬 분들이 모이는 현장을 직접 방문해 실제 취향과 숨은 니즈를 관찰하고 데이터화한다. 시장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독창적인 기획력을 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상품을 더 특별하게 만드는 건 아티스트의 참여와 진정성이다. 관계자는 "요즘 아티스트 본인들이 공식 상품에 갖는 관심과 애정도 매우 높다. 기획 초기 단계부터 디자인, 소재 선택,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직접 아티스트가 아이디어를 내고 참여하는 빈도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아티스트의 취향과 감각이 담긴 상품들은 팬들에게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가며 단순한 소비 이상의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상품이 단순히 판매와 구매 행위에 그치지 않고 아티스트와 나 사이의 연결고리로 작동하게 되는 순간이다.

IPX 본부 관계자는 "출시 당일 팬 분들의 반응을 기다리는 마음은 언제나 처음처럼 두근거린다. 소셜미디어나 공연 현장에서 저희가 만든 상품을 사용하고 행복해하는 모습, 시간이 흘러도 소중하게 간직하며 일상에서 아끼는 모습을 마주할 때 무한한 감사와 보람을 느낀다. 팬 분들의 일상 한 조각을 우리 결과물이 채우고 있다는 사실이 열정의 동력이 된다"고 상품 개발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이어 "단순히 굿즈여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상품이라서 선택하실 수 있도록 타협하지 않는 완성도를 추구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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