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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정병근 기자] 원주 아카데미극장을 지키려 했던 시민과 영화인의 저항은 정당했다. 법원 판결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이미 원주 아카데미 극장은 이미 철거돼 사라졌다. 이에 아카데미의 친구들과 연대하는 영화인 일동이 "근현대 건축물과 지역 문화공간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월 9일, 춘천지방법원 형사1-2부는 원주 아카데미극장 보존 운동에 참여한 시민과 영화인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1심에 이어 항소심 역시 시민과 영화인의 행위가 업무방해죄 등에 해당하지 않음을 확인한 것.
항소 기각 후 아카데미의 친구들과 연대하는 영화인 일동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이 판결을 엄숙하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결코 기쁘지 않다.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이미 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라며 이번 판결의 의미를 되짚고 "우리는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다음 다섯 가지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1963년에 문을 연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수십 년 동안 원주 시민의 삶과 기억을 품어온 공간이었다. 동시에 그것은 한국 근현대 도시문화의 흔적이자, 지역의 영화문화가 축적된 장소였다. 2016년부터 시작된 극장 보존을 위한 시민들의 치열한 노력은 2022년 원주시의 극장 매입으로 이어지며 결실을 맺는 듯했다. 그러나 시민의 땀과 시간이 스며 있던 극장은 2023년 끝내 철거됐다.
아카데미의 친구들과 연대하는 영화인 일동은 "지난 60년간 원주의 근현대사와 시민의 추억을 간직한 극장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인 숙의와 합의는 철저히 무시됐다. 시민의 목소리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공론의 과정은 생략되었으며, 행정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시민과 영화인의 저항이 정당하였음을 확인한 판결"이라며 "이번 사태는 지역 민주주의의 실패를 드러냈을 뿐 아니라, 그것을 다시 세우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사건을 초래하고 여기까지 끌고 온 원주시와 검찰, 그리고 정부 당국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카데미의 친구들과 연대하는 영화인 일동은 다섯 가지를 요구했다. 검찰의 상고 포기, 무리한 형사 고소에 대한 원주시의 사과, 시민이 참여하는 민주적 거버넌스의 즉각 복원,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사전 검토와 시민 공론 절차 제도화, 근현대 건축물과 지역 문화공간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다.
이들은 "영화관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어둠 속에 함께 앉아 울고 웃었던 대체 불가능한 기억유산이다. 그 장소의 소멸은 공동체의 기억 한 조각이 영원히 지워지는 일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자본과 행정의 논리에 밀려 사라져가는 영화문화의 공간들 곁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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