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음악의 귀환③] 또 하나의 고품격 라이브 '난장'은 부활할 수 있을까

'스페이스 공감'과 쌍벽 이뤘지만 현재는 사실상 폐지 상태
'문화콘서트 난장' 이끈 김민호 대표, 담양에 'dLPs' 새롭게 론칭


광주MBC '문화콘서트 난장'은 EBS '스페이스 공감'과 더불어 대표적인 라이브 공연 전문 프로그램으로 꼽혔다. 하지만 '문화콘서트 난장'도 2025년 4월부터 공연이 중단된 상태다./광주MBC

'라이브 지향 무대'와 '헬로루키' 콘테스트로 수많은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하고 알린 '스페이스 공감'이 3년 만에 부활했다. 새로운 '스페이스 공감'에서 EBS가 그리는 청사진이 무엇이고, 현장 뮤지션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들어봤다. 더불어 또 하나의 '고품격 라이브 방송'으로 꼽히던 '문화콘서트 난장'의 근황도 함께 알아봤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광주MBC에서 2007년 3월 첫 방송된 '문화콘서트 난장'은 EBS '스페이스 공감'과 함께 국내를 대표하는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으로 꼽혔다.

그 증거로 '문화콘서트 난장'의 MC는 뷰렛 문혜원, 박새별, 국카스텐 하현우, 안녕바다 나무, 제이레빗, 짙은, 자이로, 신현희, 유채훈 등 밴드 신에서 핫한 스타들이 맡아 왔고 몽니, 검정치마, 로맨틱펀치, 적재, 멜로망스 등은 '문화콘서트 난장'을 통해 처음으로 TV 무대에 출연하기도 했다.

또 '문화콘서트 난장'은 밴드 안녕바다의 멤버 우명제와 우선제가 "음악 프로그램 중 국내 최고"로 꼽았을 만큼 고품질 라이브를 지향했고, 2016년 9월에는 지역 음악방송으로는 드물게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여대에서 '난장사운드페스티벌'을 개최해 지역 공연 활성화에 기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문화콘서트 난장'도 폐지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문화콘서트 난장'은 2025년 4월을 끝으로 공연이 중단됐고 현재까지도 부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문화콘서트 난장'은 지역방송이라는 불리한 여건 탓에 '스페이스 공감'처럼 대기업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17년 동안 '문화콘서트 난장'를 이끌며 그 시작과 끝을 함께한 김민호 PD가 광주MBC의 자회사 광주MBC프렌즈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LP음악충전소에 'dLPs(디엘피스)'라는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을 오픈한 것이다.

'dLPs'는 LP와 공간, 사람을 연결하는 아날로그 음악 플랫폼 프로젝트로, 담양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LP 감상 공간을 제공함은 물론 다양한 뮤지션의 라이브 공연도 병행할 예정이다.

그 첫 번째로 10일 오후 7시 dLPs에서는 신인 R&B 싱어송라이터 타인(tine)과 JTBC '슈퍼밴드' TOP6에 진출한 싱어송라이터 자이로의 라이브 공연이 펼쳐졌다. 특히 자이로는 '문화콘서트 난장'의 MC 출신이기도 해 더욱 의미를 더했다.

<더팩트>는 10일 'dLPs'에서 김민호 대표와 만나 '문화콘서트 난장'의 미래와 그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문화콘서트 난장'은 국내 최고 수준의 사운드 퀄리티와 좋은 뮤지션을 먼저 알아보는 뛰어난 안목을 과시하며 지역 방송임에도 이례적으로 전국에서 인기를 얻었다. 사진은 '문화콘서트 난장'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TV프로그램에 출연한 밴드 검정치마의 모습이다. /리얼뮤직 유튜브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문화콘서트 난장'의 부활은 이루어지지 않을 확률이 높다. '문화콘서트 난장'을 17년간 이어온 장본인이자 현재는 광주MBC프렌즈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민호 대표는 "당연히 나는 다시 하고 싶지만, 곧 정년을 앞두고 있어 현실적으로 내가 다시 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문화콘서트 난장'의 모든 권리는 광주MBC가 가지고 있는데, 광주MBC가 이를 이어갈지 모르겠다"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김민호 대표가 '문화콘서트 난장'의 부활에 부정적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문화콘서트 난장'을 이어갈 의지가 있었다면 애초에 공연이 중단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민호 대표는 "'문화콘서트 난장'을 진행하면서 내부적으로 많은 일이 많았다. 후배 중 한 명이 '스페이스 공감' 제작진으로 합류했는데, '문화콘서트 난장'은 다시 안 하냐고 묻더라. MBC도 공영방송이어서 이런 저런 제약이 많다"며 "그래서 방송사가 하기 힘든 일을 하려고 만들고 투자한 회사가 광주MBC프렌즈다. 대표가 된 만큼 뭔가 해보려고 한다. 공연은 물론이고 과거 촬영한 '문화콘서트 난장' 공연 원본을 라이브 음원으로 발매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dLPs'는 김민호 대표가 하려는 이 '뭔가'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전남 담양군의 청소년체험수련관을 리모델링한 'dLPs'는 1층에는 음료와 간단한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휴게공간을, 2층은 광주MBC가 보관하던 LP를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음악 감상 공간을, 3층은 100여 명이 들어설 수 있는 라이브 무대와 DJ 부스 을 설치했다.

김 대표는 "이전 담양군수가 담양을 '아시아의 음악도시'로 키운다는 목표를 가지고 담양LP음악충전소와 담빛음악당을 만들었다. 'dLPs'는 담양LP음악충전소를 리브랜딩한 것"이라며 "광주MBC가 보관하고 있던 LP 약 1만 9000장을 이곳 'dLPs'로 옮겼다. 이를 감상할 수 있게 기존의 공간을 재구성하고 LP를 재생하는 턴테이블도 확충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직접 LP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dLPs'에는 광주 역사의 아픔도 담겨 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MBC가 소장하고 있던 LP의 상당수가 불에 타 소실됐고, 'dLPs'가 보관 중인 1만 9000장의 LP는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MBC를 덮친 화마 속에서 살아남은 음반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광주MBC는 70년대부터 LP를 수집했는데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거치며 소실됐다. 그중에서 살아남은 LP를 'dLPs'에서 보관하고 있다"라며 "'dLPs'는 '광주의 역사'의 일부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콘서트 난장'을 17년 동안 이끈 김민호 대표는 전라남도 담양군에 음악과 LP, 라이브가 결합된 새로운 문화 프로젝트 'dLPs'를 론칭했다./최현정 기자

더불어 'dLPs'는 단순히 LP를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라이브 공연도 병행한다. 이미 10일 싱어송라이터 타인과 자이로의 공연이 펼쳐졌고, 이후 월 1회꼴로 라이브 공연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10일 공연 전 'dLPs'에서 <더팩트>와 만난 자이로는 "이렇게 멋진 공간에서 공연할 수 있게 돼 너무 기분이 좋고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감사한 생각도 든다"며 "이곳에 내려오면서 고향이 서울인데도 '고향 가는 기분이 이런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콘서트 난장'에서 MC를 봤는데 그 때도 올 때마다 정겹게 맞아 주는 분이 많아서 항상 기분 좋고 집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오늘 공연도 편하고 즐겁게 하다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dLPs'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오고 싶게끔 만드는 요소가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 'dLPs'가 많이 활성화돼 많은 뮤지션이 공연도 하고 추억도 쌓는 공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dLPs'의 정기공연에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일단 첫 출발은 순조롭다. 비록 소규모 공연이라고 하지만 10일 열린 타인과 자이로의 공연은 준비된 티켓이 모두 매진됐고, 유튜브 라이브 등으로 관람한 시청자들도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김 대표는 "담양군과 협의해 이미 10회 공연 예산은 확보했다"며 "앞으로 지역민은 물론이고 외부 관광객도 찾아오는 담양의 대표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종합하자면 'dLPs'는 이름은 다르지만 사실상 '문화콘서트 난장'을 계승한 프로젝트에 가깝다. 김민호 대표도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결국 '문화콘서트 난장'의 경험이 다시 'dLPs'를 하게 만든 것 같다. 여기에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거나 지자체나 기업의 협력을 모색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김민호 대표가 이루고자 하는 최종 목표는 광주·전남이 음악과 문화로 대표되는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 김민호 대표는 페스티벌을 향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dLPs'는 단순한 음악 감상 공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라이브 공연도 병행한다. 10일 싱어송라이터 자이로가 라이브를 펼쳤으며, 이후 월 1회 빈도로 라이브 공연을 이어갈 계획이다./최현정 기자

김민호 대표가 꿈꾸는 페스티벌은 단순히 일회성에 그치는 이벤트가 아니다.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이자, 나아가 광주·전남이 '진정한 음악도시'로 인정받는 상징적인 이벤트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그가 이루고자 하는 바다.

김 대표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음악 컨퍼런스 및 페스티벌인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음악 프로그램인 '오스틴 시티 리미츠'의 영향을 받아 시작된 행사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것이 미국의 대표 도시인 LA나 뉴욕이 아닌 오스틴에서 시작됐다는 점이다. 광주·전남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입을 열었다.

관건은 결국 모객이다. 지방 페스티벌은 그 특성상 대단한 티켓 파워를 지닌 아티스트가 출연하지 않는 이상 관객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특히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불편한 군 단위 지역은 난도가 훨씬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캠핑록'이라는 장르를 표방하는 밴드답게 지방 공연도 즐겨하는 지소쿠리클럽은 "페스티벌에도 많이 공연할 예정이지만 올해는 정말 많은 지방 공연이 잡혀있. 지난해에도 지방 공연을 많이 다녀서 '웬만한 곳은 다 가봤겠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일정을 보니까 그것도 아니더라"라며 웃었다.

이어 이들은 "지방 공연을 다니다 보면 유료로 관객을 모으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아무래도 공연을 소비하는 관객의 절대 숫자가 수도권에 비해 많이 적으니까 그렇다"며 "그래서 지방에서는 상대적으로 공연이 많이 열리기 어렵고 문화로 자리잡기도 쉽지 않은 것 같다. 해당 지방 관계자분들이 더 잘 알겠지만, 단발성 행사나 공연 지원보다 자연스럽게 공연 소비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는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긴 안목으로 장기 플랜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은 김민호 대표도 동의했다. 그는 "지방에 공연문화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민간 업체뿐만 아니라 관계부처의 협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광주·전남의 시구청이나 정치인은 당장의 인기나 투표를 위해 예산을 무료 공연을 여는 데에 써버린다"며 "그래서 광주·전남에서는 유료공연을 잘 보려고 하지 않는다. 이는 결국 광주·전남이 많은 뮤지션들의 공연 기피 지역으로 꼽히는 원인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싱어송라이터 자이로가 10일 오후 전남 담양군 'dLPs'에서 론칭 기념 라이브 공연을 펼치는 모습이다. 자이로는 '문화콘서트 난장'에도 MC로 고정 출연한 바 있다./광주MBC프렌즈

이어 김 대표는 "예를 들어 광주의 송산유원지는 여러 페스티벌이 열리는 가평 자라섬보다 훨씬 좋은 공연 환경과 입지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구청에서는 당장의 수치나 벌어지지도 않은 사건·사고를 우려해 활용을 꺼리는 실정이다"라며 "광주·전남이 정말로 예술과 문화의 도시로 자리 잡고 싶다면 정치인이나 공무원들도 조금 더 먼 미래를 보고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남 담양군의 'dLPs'를 시작으로 회심의 반격을 노리는 김민호 대표의 야심이 과연 지역 공연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라이브 음악의 귀환①] 새로운 '스페이스 공감', 무엇이 달라졌나

[라이브 음악의 귀환②] '헬로루키'에 거는 기대감

laugardagr@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