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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박지윤 기자] 서울예술단이 '나빌레라'로 창단 40주년을 맞이한 해의 포문을 연다. 그리고 이를 이끄는 배우 최인형과 재윤은 발레를 통해 현실에 치여 있고 살았던 꿈을 다시금 깊이 생각해 보게 만들며 관객들에게 도전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뮤지컬 '나빌레라'의 프레스콜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 있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진행됐다. 배우 최인형과 재윤(SF9)은 오픈 리허설을 통해 전막을 시연한 후 이지나 연출과 김성수 음악감독, 유회웅 안무감독 등 창작진과 함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빌레라'는 삶의 끝자락에서 발레라는 꿈을 선택한 일흔여섯 노인 덕출과 불안한 청춘 속에서 방황하는 스물셋 청년 채록의 교감과 성장을 그린 작품으로, 연재 당시 평점 1위를 기록하며 전 세대의 사랑을 받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연재 당시 큰 사랑을 받은 원작을 바탕으로 2019년 초연과 2021년 재연을 거치며 축적된 무대 경험에 이번 시즌의 새로움을 더한 '나빌레라'는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이한 서울예술단의 문을 여는 첫 번째 작품으로 선정됐다.
류상록 서울예술단 단장 겸 예술감독 직무대행은 "5월이 가정의 달인 만큼 모든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공연인 '나빌레라'를 선보이게 됐다. 이번이 삼연인데 이전과 많이 바뀌고 더 세련돼졌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지나 연출도 "원작이 있는 작품을 무대 위에 올릴 때 가장 중요한 건 선택과 집중이다. 웹툰 속 모든 에피소드가 짜릿하고 재밌는데 그걸 즐기고 싶으면 만화를 보면 된다. 저희는 원작의 에피소드를 많이 덜어냈고 덕출과 채록이라는 큰 흐름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공연이 가진 차별화된 매력을 언급했다.

서울예술단의 배우 최인형은 모두가 안 된다고 하지만 일생을 통틀어 가장 진지하게 꿈을 좇은 일흔여섯 새내기 발레리노 덕출 역을 맡는다.
초연과 재연에 이어 다시 무대에 오르는 그는 "앞선 공연에서는 덕출을 원작처럼 따뜻하고 선량한 양반같이 표현했었는데 이번에 이지나 연출님이 바꿔보자고 하더라"며 "비극성이 있는 극이기에 마냥 착하게만 그리기보다는 위트있고 꼰대스러우면서 전형적이지 않은 인물로 연기하면 비극성이 잘 살 것 같았다"고 연기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또한 최인형은 '나빌레라'가 꾸준히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비결에 관해 "고령화 사회에서 청년들은 쉬지 못하고 취업난에 빠져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저희 작품에도 잘 담겨 있는데 지금 쉬지 못하고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주는 것 같다"고 바라봤다.
SF9 활동과 함께 '또! 오해영' '서편제' '도리안 그레이' 등 여러 뮤지컬 작품에 출연하며 경험을 쌓아온 재윤은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없고 부상과 생활고에 시달리며 방황하지만 발레만큼은 놓지 못하는 스물셋 청춘 채록으로 분한다.
이재환과 함께 더블캐스팅 된 그는 "서울예술단의 작품을 너무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나빌레라'를 만나서 도전에 가까운 선택을 했는데 연습하고 공연하면서 굉장히 얻어가는 게 많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재윤은 "대본을 보면서 인생은 한 번뿐이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며 "부모님 세대는 저희를 키우는 데 에너지를 다 썼다는 생각도 들더라. 그래서 제가 어머니에게 공연을 보러 오라고 잘 안 하는 편인데 이번 서울 공연은 꼭 보러 오라고 몇 번이나 얘기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작품을 위해 처음으로 발레에 도전한 재윤이다. 이에 그는 "단순히 발레만을 잘하는 게 아니라 채록이가 처한 상황을 잘 녹여내면서 안무를 소화하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발레에만 치우쳐지지 않도록 연기적으로도 연습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이날 오픈 리허설 때부터 안정적인 호흡을 보여준 최인형과 재윤은 기자간담회에서도 서로를 향한 두터운 신뢰를 내비치며 훈훈함을 안겼다. 특히 재윤은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을 만나서 좋은 에너지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선배님의 눈만 마주치면 울컥하는데 이 마음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는 게 제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나빌레라'는 뒤늦게 발레에 도전하며 생의 활기를 찾아가는 덕출과 그를 보면서 자신의 열정을 되찾은 채록의 관계는 단순한 사제지간을 넘어 서로의 삶을 지탱해 주는 연대를 보여준다. 또한 극은 이들의 여정을 통해 개인의 선택이 가족 및 주변 관계에 미치는 영향과 진심이 담긴 오늘이 타인의 마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차분히 따라간다.
이와 관련해 이지나 연출은 "뮤지컬이라는 대중적인 장르에 순수 예술인 발레가 들어와서 서로 상승하는 효과를 보고 싶었다. 고자극 시대에 마라맛이 없어서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착한 작품만의 매력이 분명히 있다"고, "뮤지컬과 함께 발레 공연도 볼 수 있다. 또 가족들이 다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지난 4월 17~18일 김해문화의전당과 24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고 서울로 온 '나빌레라'는 이날부터 1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또한 작품은 오는 6월까지 대구 등 국내 지방 투어를 이어간 후 7월 대만에서도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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