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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최현정 기자] 그룹 영파씨(YOUNG POSSE) 이후 K팝 신에서 한동안 보기 어려웠던 '힙합 걸그룹'이 두 팀이나, 그것도 같은 날 나란히 싱글을 발표했다.
챕터아이 소속 하입프린세스(H//PE Princess)와 AOMG 소속 키비츠(Keyveatz)가 그 주인공으로, 이들은 4월 29일 각 음악 사이트에 'Stolen(스톨른)'과 'Key Beats(키 비츠)'를 각각 발매했다.
두 그룹 모두 힙합을 음악 베이스로 삼고 있고 비슷한 시기에 데뷔하는 신인 걸그룹이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콘셉트나 음악이 겹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막상 이들이 선보인 'Stolen'과 'Key Beats'를 들어보면 두 그룹이 지향점은 제법 큰 차이를 보인다.
'Stolen'과 'Key Beats'를 바탕으로 하입프린세스와 키비츠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 키비츠, 힙하고 쿨한 '아티스트 크루'

먼저 바로잡아야 할 부분은, 키비츠는 '박재범 걸그룹'이 아니다. 일단 박재범이 제작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프로듀싱도 싱글 수록곡 'Catch My Breath(캐치 마이 브레스)'에 일부 참여한 것이 전부다.
박재범이 과거 AOMG에 오래 몸담았고, 일부나마 프로듀싱에 참여했다고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키비츠를 '박재범 걸그룹'이라고 말하기에는 어폐가 있다.
유이 엄지원 강예슬 손주원 김유나로 구성된 5인조 그룹 키비츠는 AOMG에서 리브랜딩 프로젝트 'Make It New(메이크 잇 뉴)'를 이끌어 나갈 핵심으로 점찍고 공들여 준비한 비밀병기로, AOMG의 쿨하고 힙한 이미지를 그룹 곳곳에 이식해 뒀다.
먼저 키비츠는 공식적으로 '걸그룹'이 아니라 '걸크루'라고 표기하고 있으며, 비주얼이나 스타일링 역시 스트릿 감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경향이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난 부분은 역시 음악이다. 키비츠의 'Key Beats'는 일반적인 K팝과 달리 보컬이나 멜로디의 비중을 과감하게 줄이고 비트 자체의 질감과 랩의 플로우에 집중해 트렌디한 힙합 음악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특히 트랩 사운드로 묵직한 뼈대를 구축하고 저지 클럽 특유의 바운시한 리듬을 쌓은 'Key Beats'의 구성은 이들이 왜 'K팝 걸그룹'이 아니라 '힙합 걸크루'라고 자칭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물론 멤버 중 손주원 유이 엄지원이 Mnet 걸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 'I-LAND2 : N/a(아이랜드2 : 파이널카운트다운)'에 출연 경험이 있는 만큼 K팝 스타일의 음악이나 콘셉트를 소화하는 데에도 큰 어려움은 없겠지만, 현재까지 보여준 키비츠의 모습은 코르티스(Cortis)나 롱샷(LNGSHOT)처럼 독자적인 콘셉트와 음악 노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키비츠가 자신들의 특징으로 밝힌 '서브컬처와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DNA로 삼은 개성 강한 음악 스타일과 랩·퍼포먼스를 아우르는 아티스트리(Artistry, 예술성)'가 과연 어떤 형태로 전개될지 주목해서 지켜볼 만하다.
◆하입프린세스, 힙합과 팝을 넘나드는 '만능 재주꾼'

키비츠와 달리 하입프린세스(코코 윤서영 유주 도이 리노 니코 수진)는 '개코 걸그룹'이라는 수식어가 어느 정도 들어맞는 그룹이다.
하입프린세스가 결성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 : 힙팝 프린세스'에서 개코는 메인 프로듀서로 활약하며 멤버들과 유대관계를 쌓았고, 결성 이후에도 개코가 소속된 아메바 컬쳐가 하입프린세스의 국내 매니지먼트를 맡아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또 개코는 하입프린세스 데뷔 싱글 'Stolen'에도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해, 결성 이전부터 현재까지 줄곧 프로듀서로 이들과 함께하고 있다.
그만큼 하입프린세스는 개코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그중에서도 힙합과 팝 사이를 오가는 절묘한 밸런스는 하입프린세스의 최대 강점으로 꼽을 만하다.
애초에 하입프린세스가 결성된 '언프리티 랩스타 : 힙팝 프린세스'부터 '힙합'이 아니라 '힙팝(힙합+팝)'으로 제목을 표기해 이들이 지향하는 지점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알린 바 있다.
하입프린세스의 첫 싱글 'Stolen' 역시 이런 장점이 잘 담긴 곡이다. 'Stolen'은 탄탄하고 그루비한 힙합 비트를 베이스로 하면서도 듣기 편한 멜로디와 중독성 있는 후렴구를 적절하게 섞어 깔끔하고 밸런스 좋은 '팝 힙합'을 들려준다. 여기에 키치한 감성을 살짝 추가해 '걸그룹 느낌'도 놓치지 않았다.
하입프린세스의 'Stolen'을 위해 함께 참여한 작가진도 눈길을 끈다. 총괄 프로듀서 개코는 자타공인 한국 힙합의 가장 상징적인 존재이며, 작곡과 편곡에 참여한 IOAH (아이오아) 역시 힙합 신의 고수로 꼽히는 프로듀서다. 특히 IOAH는 82메이저(82MAJOR)나 이브(Yves) 등과 꾸준히 호흡을 맞추며 K팝 영역에서도 호평을 얻고 있다.
더불어 작곡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린 클림퍼보이(Klimperboy)는 드레이크(Dreake)의 'Jumbotron Shit Poppi(점보트론 싯 파피)' 작업에 참여한 적 있고, 큐비츠(CuBeatz)는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의 'Sicko Mode(식코 모드)'와 'Goosebumps(구스범스)' 등에 참여한 적 있는 프로듀서기도 하다.
이처럼 탄탄한 지원군이 하입프린세스의 데뷔에 기꺼이 힘을 더하고 있어 이들이 정식 데뷔앨범에서 선보일 음악에 더욱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하입프린세스의 음악과 스타일, 정체성을 완성할 마지막 퍼즐은 멤버 자신들이다.
하입프린세스의 작업과정을 지켜본 한 업계 관계자는 <더팩트>에 "하입프린세스 멤버들이 먼저 개코 프로듀서나 담당자들과 소통하면서 새로운 걸 시도하거나, 아쉬운 부분을 수정하고 발전시키는 모습이 신선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정해진 콘셉트나 기획을 일방통행으로 따르는 그룹이 아니다. 또 '언프리티 랩스타 : 힙팝 프린세스'에서 프로듀서들이 입을 모아 멤버들의 재능이 뛰어나다고 한 이유를 알겠다"며 "저 나이 또래에 기대하는 기준치를 뛰어 넘는 실력을 가지고 있고 발전 속도도 놀라울 정도"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힙합과 팝을 넘나드는 하입프린세스의 경쾌한 재주넘기가 또 어떤 형태로 세상에 모습을 보일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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