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K팝 커질수록 늘어나는 은퇴자…관리 시스템 도입 필요

K팝 산업 커질수록 제2의 삶 선택하는 사례도 늘어
정확한 인원 파악 및 적절한 지원 대책 공론화 필요


K팝 산업의 매출 규모는 해마다 성장 중이다. 하지만 그에 비례해 은퇴나 제2의 삶을 선택하는 인원도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한 K팝 음반 판매점의 모습이다./더팩트DB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K팝 산업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비례해 무대의 꿈을 접고 제2의 삶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5년 12월 발행한 음악산업백서에 따르면 한국음악산업 매출액은 2019년 6조 8118억 1800만 원에서 2024년 13조 5515억 1100만 원까지 성장했으며, 2025년은 최대 15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하지만 늘어난 매출액이 무색하게 경영난을 호소하는 K팝 기획사들은 날이 갈수록 늘고 있으며,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K팝 그룹도 부지기수다.

이런 역설적인 상황의 원인은 K팝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꼽힌다. 음반집계사 한터차트의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4대 기획사의 음반 판매량은 전체 62%에 달했으며, 큐브엔터테인먼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KQ엔터테인먼트 등 밀리언 셀러 아티스트를 보유한 기획사를 포함하면 73%지 늘어난다.

더군다나 음반 판매량 외에 각종 굿즈나 공연, 콘텐츠 수익 등까지 모든 수익을 합산하면 상위 대형 기획사들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전체 시장의 약 90%가 넘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결국 음악 산업과 K팝 산업이 아무리 커져도 중소 기획사는 남은 10%의 파이를 가지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양을 차지하기 위해 각축을 벌여야 한다는 뜻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국음악산업 매출액은 2019년 6조 8118억 1800만 원에서 2024년 13조 5515억 1100만 원까지 성장했으며, 관련 업체도 대부분 늘고 있다./한국콘텐츠진흥원

물론 현재 대형 기획사로 불리는 회사들 역시 중소 기획사 시절을 겪기도 했고, 지금의 중소 기획사에게도 이들처럼 대형 기획사로 발돋움할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K팝이 한창 해외로 진출할 시기와 맞물려 급격한 성장을 일군 과거와 달리 시장 규모가 최대치에 가까워진 현재는 그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해외의 유니버설뮤직이나 소니뮤직처럼 대형 기획사나 유통사가 다수의 레이블을 두고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사실 이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꼭 음악 산업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경제 산업 전반이 겪고 있는 문제고,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다. 그럼에도 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는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많이 거론되는 문제가 K팝 그룹의 은퇴 이후의 삶이다.

평균적으로 한 해 데뷔하는 K팝 그룹은 약 40팀 내외로 이 중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리고 안정적으로 활동하는 그룹은 겨우 두세 팀에 불과하다. 그룹당 멤버가 5인이라고 치면, 190명의 가까운 인원들이 정상적인 활동을 이어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런 인원들 중에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이나 다른 그룹으로의 재데뷔 등을 통해 다시 무대에 복귀하는 사례도 있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며, 대다수는 조용히 은퇴하고 제2의 삶을 찾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이 대목에서 발생한다. K팝 그룹으로 데뷔를 준비하는 멤버들은 10대 초반부터 연습생으로 지내며 레슨을 받는 것이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학업을 받지 못하거나 심지어 자퇴를 선택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 결과 학업이나 사회 경험의 부족으로 직업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한 시스템이나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표적으로 그룹 틴탑 출신의 방민수(활동명 캡)은 지난해 11월 '아이돌 노동조합 설립 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나서 아이돌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다. K팝 그룹도 노동자로 인정해 달라는 것과 잘못된 매니지먼트 시스템과 문화를 개선하자는 것이다.

이 중 전자는 고용노동부가 2024년 11월 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민원을 두고 '하니는 근로기준법의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종결 처리한 전례가 있어 노동자로 인정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룹 틴탑 출신 방민수는 '아이돌 노동조합' 설립을 추진 중이다. 아이돌 노동조합은 K팝 그룹도 노동자로 인정하고 잘못된 관행이나 매니지먼트 시스템 개선을 목표로 한다./모덴베리코리아

다만 K팝 시스템 특유의 자퇴 강요 문화나 은퇴 후 다른 삶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제도적 지원은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윤동환 위원은 "어떤 금전적 지원이나 특혜를 달라는 것은 당연히 국민 반발도 크고, 취지에도 맞지 않다. 다만 적절한 관리 시스템의 도입과 정보 부족의 해소 등의 지원은 일정 부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윤 위원은 "예를 들어 현재 고용노동부나 고용복지센터 등에서는 취업준비자를 위한 교육나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많은 K팝 그룹 멤버들이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며 "K팝 그룹으로 활동에 완전히 뜻을 접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생각이 있는 친구들에게는 이런 정보 전달이나 이후 진로에 상담 서비스 등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이보다 선행돼야 하는 것은 시스템 구축이다. 예를 들어 연습생 전용 문화예술인 등록 시스템을 구축해 연습생 계약시 필수적으로 등록하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그래야 정확한 활동 인원이나 지원 대상의 수치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다. 지금은 '그래서 지원이 필요한 인원이 몇 명이냐'라고 물어도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K팝 산업이 커지면서 생각해야 할 부분도 많아졌다. 이제는 연습생때부터의 기본적인 교육이나 은퇴 이후 진로 상담 등을 공론화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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