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정이찬'(하)] 집요함이 만들어낸 결과

2023년 '오아시스' 데뷔 후 '닥터신'으로 첫 타이틀롤
"배우이자 연출자로서의 꿈 계속 있어"


(촬영 이환호 기자, 편집 이상빈·이환호 기자)

배우 정이찬이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예원 기자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정이찬은 '닥터신'으로 임성한 작가의 선택을 증명해 냈다. 첫 주연이라는 부담 역시 그를 멈추게 하지 못했다. 그 과정에는 영화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어린 시절의 마음이 있었다.

2023년 KBS2 드라마 '오아시스' 단역으로 데뷔한 정이찬은 2024년 '환상연가'를 거쳐 2026년 '닥터신'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온 그의 필모그래피는 이번 작품을 통해 하나의 전환점을 맞았다.

정이찬에게 TV조선 토일드라마 '닥터신'(극본 피비(임성한), 연출 이승훈)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첫 주연작이자 메디컬 스릴러라는 장르에 처음 도전했기 때문. 그럼에도 그는 감정의 진폭이 큰 신주신이라는 인물을 밀도 있게 풀어내며 자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저희끼리 데뷔조 연습생 생활을 하는 것 같다는 얘기를 종종 할 정도로 계속 붙어서 연습했어요. '내가 이렇게까지 미쳐서 무언가를 해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였거든요. 힘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 과정 덕분에 제가 신주신으로 살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정이찬은 그 시간을 떠올리며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그 집요함이 없었다면 신주신이라는 인물에 끝까지 닿지 못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캐스팅됐을 때는 너무 기뻤지만 임성한 작가님의 작품은 항상 화제성이 높잖아요. 이번에도 정말 많은 관심을 받았고요. 또 이전 작품을 이끌어오신 선배님들도 계신 만큼 제가 그 세계 안에서 잘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컸던 것 같아요."

배우 정이찬은 이번 '닥터신'을 통해 첫 타이틀롤 도전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서예원 기자

하지만 정이찬은 이 감정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래도 끌어안고 욕심으로 바꿔나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부담은 어느 순간 설렘으로 바뀌었다.

"첫 타이틀롤이다 보니 '잘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그냥 신주신으로 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정이찬이 연기한다기보다 신주신이라는 사람이 돼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제 이름보다 신주신으로 불리는 게 더 재밌기도 했고요."

이처럼 캐릭터에 깊이 몰입할 수 있던 배경에는 그가 오랫동안 품어온 영화를 향한 애정이 있었다. 정이찬에게 영화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하나의 세계였다. 그는 "제가 영화 얘기할 때마다 친구들이 '신주신 같다'고 한다"며 웃어 보였다.

"영화관에 가는 게 제 일과였어요. 중학생 때는 아침에 일어나면 학교 가면서 포털 사이트에 영화 상영표를 항상 검색했거든요. 놓치는 게 싫어서 안 본 영화가 있으면 꼭 혼자라도 가서 봤던 것 같아요."

이러한 마음은 단순히 관람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심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그의 첫 꿈은 배우가 아닌 감독이었다. 정이찬은 "영화를 보면서 '이걸 내가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꼭 영화가 아니더라도 카메라 뒤에서 하나의 세계를 담아내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예술고등학교에 가서 카메라 앞에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살아내는 경험을 처음 해봤는데 그 순간에 매혹됐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연기를 시작했지만 지금도 배우이자 연출자로서의 꿈은 여전히 가지고 있어요."

정이찬은 "'닥터신'과 신주신은 정말 잊지 못할 값진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서예원 기자

그리고 이 마음은 '닥터신'을 통해 더욱 선명해졌다. 정이찬은 "누군가의 삶을 표현한다는 게 정말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신주신이라는 캐릭터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며 "제가 연기한 장면을 보고 시청자분들이 즐겨주시는 걸 볼 때마다 '내가 이 직업을 잘 선택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짧은 대화 속에서도 그가 이 직업과 작품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정이찬은 "관객 분들이 저를 떠올렸을 때 '눈이 좋은 배우'라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다"며 "대사가 없어도 눈으로 말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런 정이찬에게 '닥터신'은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까. 그는 "앞으로도 평생 간직하고 싶다. 솔직히 아직도 떠나보내기 싫다"며 "이 작품을 하면서 가졌던 마음가짐과 자세도 계속 유지하고 싶다. 저한테 '닥터신'과 신주신은 정말 잊지 못할 값진 경험이다"라고 얘기했다.

"이렇게까지 많은 관심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어요. 저를 미워하시던 분들이 조금만 덜 미워해 주셔도 감사하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안 나오면 찾아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너무 기뻤어요. 댓글이랑 응원의 메시지도 하나하나 다 보고 있고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게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할 테니 정이찬에게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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