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파이널 피스', 사카구치 켄타로를 좋아한다면

소설 '반상의 해바라기'를 원작으로 7년에 걸쳐 완성된 작품

오는 27일 개봉하는 '파이널 피스'는 고가의 장기말과 함께 신원불명의 사체가 발견되고 용의자가 된 천재 장기 기사 케이스케와 사라진 도박꾼 토묘 사이에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서스펜스 드라마다. /㈜엔케이컨텐츠

[더팩트|박지윤 기자] 끝까지 자리를 지켰지만 이렇다 하게 와닿는 메시지도 없고 재미가 확실하게 보장된 작품으로도 다가오지 않았다. 그나마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를 좋아한다면 극장에서 볼 법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만 남는 '파이널 피스'다.

오는 27일 국내 개봉하는 일본 영화 '파이널 피스'(감독 쿠마자와 나오토)는 고가의 장기말과 함께 신원불명의 시체가 발견되고 용의자가 된 천재 장기 기사 케이스케(사카구치 켄타로 분)와 사라진 도박꾼 토묘(와타나베 켄 분) 사이에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서스펜스 드라마다.

'파이널 피스'는 추리 작가 협회상 수상자 유즈키 유코의 일본 서점대상 2위를 받은 베스트셀러 '반상의 해바라기'를 원작으로 7년에 걸쳐 완성된 작품으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이기도 하다.

와타나베 켄(위쪽)은 사라진 도박꾼 토묘 역을, 사카구치 켄타로는 용의자가 된 천재 장기 기사 케이스케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엔케이컨텐츠

1992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혜성처럼 등장한 천재 장기 기사 케이스케의 대국에 이어 산속에서 고가의 장기말과 함께 신원불명의 사체가 발견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에 경찰들은 명인이 만든 7개의 장기말 소유주를 추적하던 끝에 케이스케를 용의자로 특정짓고 그의 주변을 파헤치던 중 전설적인 도박꾼 토묘가 사라졌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이어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방치되는 게 일상이지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신문 배달을 했던 케이스케의 과거를 하나씩 보여준다. 일을 하던 중 우연히 은퇴한 교장의 눈에 띈 그는 교장의 가족으로부터 따뜻한 보살핌을 받고 장기를 배우고 나중에는 유산으로 귀중한 장기말까지 받는다.

그로부터 또 시간이 흘러 대학생이 된 케이스케는 우연히 도박이 진정한 장기라 생각하는 토묘를 만나고 자신의 실력을 알아본 그와 함께 지낸다. 하지만 베팅 금액을 맞추기 위해 장기말을 판 돈을 들고 튄 토묘에게 배신을 당한 케이스케는 이후 해바라기 농장에서 새로운 삶을 꾸리려고 하지만 염치없게 계속 돈을 요구하는 아버지와 계속 맞닥뜨리며 어두웠던 과거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다가 케이스케는 자신의 출생과 얽힌 충격적인 가정사를 알게된 후 세상을 떠날 결심을 하는데, 어디선가 다시 나타난 토묘가 그에게 진 빚을 어떠한 일로 대신 갚겠다고 제안한다. 그리고 이를 곧바로 실행한 토묘는 케이스케와 자신의 인생을 건 마지막 대국을 시작하고 자신의 고향을 바라볼 수 있는 산에 묻히고 싶다는 토묘의 바람을 이뤄준 케이스케는 프로기사로서 살아가고 있었다.

'파이널 피스'는 추리 작가 협회상 수상자 유즈키 유코의 일본 서점대상 2위를 받은 베스트셀러 '반상의 해바라기'를 원작으로 7년에 걸쳐 완성된 작품으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돼 먼저 영화팬들과 만난 바 있다. /㈜엔케이컨텐츠

작품은 과거와 현재가 끊임없이 교차되는 구조를 통해 형사들이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 불운했던 가정환경에서 자란 케이스케가 어떻게 장기를 시작하고 이에 몰입하게 됐는지를 왔다 갔다 하면서 풀어낸다. 다만 약 20년의 시간을 여러 번 오가는 설정은 처음에만 신선하게 다가온다. 사건의 용의자가 금방 특정되고 비슷한 구조만 되풀이되니 초반 매력이 러닝타임 내내 유지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이 같은 결과물에는 여러 이유가 있는데 우선 장기말을 두는 소리에만 집중하고 경기 자체가 어떠한 상황인지 단 한마디의 설명이 없다 보니 보는 것을 넘어 공기나 분위기에 몰입하거나 경기 자체의 재미를 느끼는 데에 한계가 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전개 속에서 진짜 범인을 함께 찾고 상처받은 소년이 한 남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집중력을 붙들려고 하지만, 장기에 집착하고 토묘를 믿는 케이스케의 서사를 비롯해 전체적인 이야기에 설득력이 부족하니 그의 숨겨진 가정사가 밝혀질 때는 예상치 못한 반전의 짜릿한 충격을 받는 게 아니라 저절로 헛웃음이 나오고 만다.

이렇게 흥미롭게 시작했지만 비슷한 구조의 반복과 늘어지는 전개를 보면서 몇 번이나 자세를 고쳐 앉게 된다. 그럼에도 작품을 봐야 할 이유를 열심히 찾아보자면 배우들이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외적 비주얼에 변화를 주며 2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또한 그의 얼굴에 담긴 버석함과 서늘함도 새롭게 다가온다.

와타나베 켄은 선과 악을 명확하게 구분지을 수 없는 스승의 아우라를 묵직한 존재감으로 그려내며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작품의 또 다른 축이 되는 형사들의 연기는 과장돼 몰입을 방해한다. 15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24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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