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라이즈, '값진 사춘기' 지나 더 단단한 '청춘 선언'

15일 미니 2집 'II' 발매..간극 좁히고 성숙 엮어낸 앨범

라이즈가 지난 15일 미니 2집 'II'를 발매했다. 'II'는 'Fame'으로 벌어졌던 팬들과의 간극을 다시 좁히는 동시에, 그 일탈에서 얻은 음악적 성숙을 영리하게 엮어낸 앨범이다. /SM엔터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보이그룹 라이즈(RIIZE)가 성장통과 사춘기를 지나 더 단단해진 '이모셔널 팝(Emotional Pop)'을 완성했다.

치열한 경쟁의 연속인 아이돌에게 변화와 시도는 필수 과제다. 때로는 그 변화가 팬과 대중이 기대하는 모습과 꽤 큰 간극을 만들기도 한다. 관건은 거기서 길을 잃느냐, 성장의 밑거름으로 쓰느냐다. 라이즈는 전작인 싱글 2집 'Fame(페임)'으로 다소 부침을 겪었지만, 더 단단해져서 돌아왔다. 지난 15일 발매한 미니 2집 'II'이 그걸 증명한다.

팀명에 'Rise(라이즈)'와 'Realize(리얼라이즈)'를 결합한 라이즈는 '함께 성장하고 꿈을 실현해 나아간다'는 의미고 그에 걸맞게 유의미한 성장사를 써내려왔다. 데뷔 싱글부터 첫 정규 앨범 'ODYSSEY(오디세이)'까지 3개 앨범 연속 밀리언셀러에 등극했고 첫 월드 투어 'RIIZING LOUD(라이징 라우드)'를 통해 전 세계 21개 지역 42만 관객과 만났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발매한 전작인 'Fame'은 평가와 성과 면에서 다소 정체였다. 라이즈가 변화와 시도 끝에 내놓은 이 싱글은 라이즈가 그간 걸어온 길에서 좀 많이 벗어났다는 반응이 많았고, 처음으로 밀리언셀링을 달성하지 못했다. 미니 2집 'II'은 그 모든 과정을 함축한다. 마치 사춘기를 지나고 더 단단해진 청춘의 내면처럼.

라이즈가 많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뚜렷한 음악 색채에 있다. 데뷔 싱글 'Get A Guitar(겟 어 기타)'의 펑키한 기타 리프로 시작한 이들의 정체성은 'Talk Saxy(토크 색시)'의 중독성 있는 색소폰, 미니 1집 'RIIZING(라이징)'의 타이틀곡 'Boom Boom Bass(붐 붐 베이스)'의 묵직한 베이스 기타로 이어졌다.

여기에 'Memories(메모리즈)', 'Love 119(러브 일일구)', 'Siren(사이렌)', 'Impossible(임파서블)' 등 다채로운 장르의 디지털 싱글을 적절히 배치해 대중성과 음악 스펙트럼을 동시에 넓혔다. 정규 1집 'ODYSSEY'에 이르러 라이즈는 맑고 도발적인 에너지를 품은 청춘의 여정을 시네마틱한 스케일로 풀어내며 첫 챕터를 훌륭하게 마무리했다.

이후 연 새로운 챕터의 첫 장인 'Fame'은 가장 이질적인 선택이었다. 레이지 힙합의 공격성과 잔뜩 응축된 감정은 성장을 갈망하는 라이즈의 열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들을 새로운 영역으로 이끌었지만, 대중이 기대하는 청량하고 절도 있는 에너지와 차이가 컸다. 일종의 충격파를 의도했건 아니건 자기력의 범위를 이탈한 결과를 초래했다.

미니 2집 'II'을 보면 전작의 큰 변화는 의도한 결과물이었다는 생각마저 든다. 라이즈는 일상의 모든 경험에서 얻은 영감을 음악에 담아내는 '이모셔널 팝'을 내세웠고 청춘을 얘기한다. 청춘은 다양한 감정을 지난다. 'Fame'은 그 시기에 겪는 일종의 반항적인 일탈이고, 그 과정을 거친 'II'은 더 단단한 청춘의 모습이다.

몸 자체를 악기로 치환한 타이틀곡 'Do your dance'는 소리를 내는 '도구(기타, 색소폰 등)'를 매개로 정서를 조각했던 악기 시리즈의 연장선이자 궁극적인 진화 형태다. /SM엔터

'II'는 'Fame'으로 벌어졌던 팬들과의 간극을 다시 좁히는 동시에, 그 일탈에서 얻은 음악적 성숙을 영리하게 엮어낸 앨범이다. 이번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높이의 성장이 아닌 '깊이의 감각'으로의 확장이다.

타이틀곡 'Do your dance(두 유어 댄스)'는 소리를 내는 '도구(기타, 색소폰 등)'를 매개로 정서를 조각했던 악기 시리즈의 연장선이자 궁극적인 진화 형태다. 가사 속 "Head, hips, shoulders, toes(헤드 힙스, 숄더스, 토즈)"라는 구절처럼 이들은 이제 몸 자체를 리듬의 기본 단위이자 악기로 치환해 버렸다.

타이틀곡의 강렬한 디스토션 808 베이스나 첫 트랙 'SOAR(소어)'의 거친 기타 질감은 'Fame'에서 시도했던 메탈릭하고 반항적인 사운드 스펙트럼을 가져왔다. 다만 그 위에 라이즈 특유의 무심하고 쿨한 보컬(여유로운 후렴구)과 맑은 에너지를 얹어 라이즈만의 방식으로 완벽하게 재조합해 냈다. 이전으로의 회귀가 아닌 성장인 이유다.

특히 라이즈의 챕터 1이 성장을 향한 외면적 외침과 그 밑바탕이 되는 내면적 성찰에 머물렀다면, 이번 앨범은 한발 더 나아가 '움직이며 깨닫는다(Rise to Realize)'는 능동적인 청춘 선언을 담고 있다. 앤톤이 "고민보다 행동으로 움직이는 라이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 것도 이 맥락이다.

멤버 은석이 "다채로운 색깔을 입고 있는 크레파스"라고 표현한 6곡의 수록곡은 라이즈가 지나온 모든 경로를 하나로 모아 폭넓은 스펙트럼을 뽐낸다.

직선적인 드럼과 마찰감 강한 기타가 돋보이는 얼터너티브 록 'SOAR', 묵직한 베이스 위에서 오히려 힘을 빼고 춤추는 코러스 파트의 역설이 돋보이는 'Do your dance', 청량감과 설렘이 가득한 베이스 하우스 'D-D-Done(디디던)', 기승전결 뚜렷한 대중적인 멜로디로 폭발적인 감정을 풀어낸 펑키 댄스 'Like a Bomb(라이크 어 밤)' 등이다.

결과적으로 'Fame'에서의 방황은 더 단단한 '이모셔널 팝'을 완성하기 위해 마땅히 거쳐야 했던 값진 사춘기처럼 느껴진다. '악기 시리즈'의 직관적 에너지, 정규 앨범의 스케일, 그리고 우회로에서 얻은 반항의 감각까지. 모든 것을 흡수한 라이즈는 미니 2집 'II'를 통해 더 높이 도약할 발판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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