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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10년을 기다린 작품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을까. 주연배우 조진웅의 과거사 논란으로 존폐 위기에 놓였던 '두번째 시그널'이 또다시 편성설에 휩싸였다. tvN은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작품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만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공개해도 논란이고, 끝내 공개하지 않아도 논란이다. '두번째 시그널'은 지금 어떤 선택도 쉽지 않은 기로에 서 있다.
최근 한 매체는 tvN 드라마 '두번째 시그널'이 오는 11월 30일 첫 방송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제작진이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등을 검토한 끝에 조진웅의 분량을 편집하지 않고 방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tvN은 "편성과 관련해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구체적인 날짜와 제작 방향까지 언급됐다는 점에서 방송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문제는 '두번째 시그널'의 방송에 대한 딜레마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조진웅의 출연작 공개를 두고 여론은 여전히 극명하게 갈리며 설왕설래를 이어가고 있다.
'두번째 시그널'은 2016년 최고 시청률 15%를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시그널'의 후속작이다. 김은희 작가를 비롯해 배우 김혜수 이제훈 조진웅 등 원년 주역들이 다시 뭉쳤고, 'tvN 개국 20주년'을 대표하는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았다. 작품은 이미 모든 촬영까지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말 조진웅의 과거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며 상황은 급변했다. 조진웅은 과거 미성년 시절 차량 절도 및 무면허 운전 등 소년범 전력이 뒤늦게 드러나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비록 성폭행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으나, 음주운전 및 폭행 의혹까지 더해지며 대중에게 실망감을 안겼고 결국 "마침표를 찍겠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이에 '두번째 시그널' 역시 공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당시 tvN은 "작품과 시청자를 위한 최적의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반년여가 흐른 지금, 다시 편성설이 제기되면서 논란 역시 되살아났다.

특히 조진웅을 편집 없이 내보내는 방안이 거론됐다는 점은 대중의 의견을 다시 둘로 갈랐다.
방송을 반대하는 일각이 목소리는 단호하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배우가 아무런 조치 없이 작품에 등장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극 중 조진웅이 맡은 인물은 정의를 상징하는 강력계 형사 이재한이다. 배우를 둘러싼 논란이 작품의 몰입을 해칠 뿐 아니라 시청자 정서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피해자가 존재하는 사안인 만큼 작품 공개 자체가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배우 개인의 과오를 작품이라는 이름으로 덮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반면 작품은 작품대로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두번째 시그널'은 배우 한 명만으로 완성된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배우 및 연출진은 물론이고 수백 명의 스태프와 관계자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결과물이다. 이미 촬영을 모두 마친 작품이 배우 한 명의 리스크로 인해 작품 전체를 사장시키는 것은 가혹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제작진이 AI 기술까지 검토했다는 보도는 tvN의 고민을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시그널' 시리즈는 조진웅이 연기하는 이재한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구조다. 주연 배우를 통편집하거나 기술적으로 대체하는 것은 작품의 완성도를 크게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작품을 살리려면 조진웅을 그대로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진퇴양난을 마주한 셈이다.
'두번째 시그널'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배우 한 사람을 용서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배우 개인의 과오가 어디까지 작품 전체의 책임으로 이어져야 하는지, 그리고 대중은 작품과 배우를 어디까지 분리해서 바라볼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다. 최근 반복되고 있는 '배우 리스크'가 콘텐츠 산업 전체의 숙제로 번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사례는 더욱 복잡하다. '두번째 시그널'은 이미 모든 촬영을 마친 데다 10년을 기다려온 후속작이라는 상징성까지 갖고 있다. 방송이 취소되면 제작진과 배우들, 그리고 오랫동안 작품을 기다린 시청자들의 아쉬움도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공개를 결정한다고 해서 논란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조진웅은 은퇴를 선언한 뒤 침묵의 뒤편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가 남긴 파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시청자들의 애타는 10년의 기다림, 그리고 수많은 창작자의 노고가 담긴 '두번째 시그널'이 이 잔인한 딜레마를 깨고 오는 11월 안방극장에 상륙할 수 있을지, tvN의 선택에 방송가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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