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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l 유병철 전문기자] # 하나의 사건에 정말이지 많은 뉴스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아니, 지금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럴 만도 한 게 인간의 한계로 여겨지던 마라톤 풀코스(42.196km)의 2시간 벽을 허물었으니까요. 지난 4월 26일(현지시간) 2026 런던 마라톤에서 케냐의 사바스티안 사웨(31)가 1시간59분30초의 놀라운 기록으로 우승했습니다.
시속 21.18km로, 약 2시간을 쉬지 않고 달렸죠. 100m를 17초의 속도로 연속 422회 달린 겁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위대한 기록입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지난 27일 ‘사웨의 서브2’를 타이거 우즈(2000년 US오픈 우승), 우사인 볼트(2009년 세계선수권), 무하마드 알리(1974 정글의 혈투), 로저 배니스터(1954년 1마일 4분벽 돌파), 나디아 코마네치(1976올림픽 만점연기)에 이어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에서 6위에 올려놓았습니다.
# 비결은 무엇일까요? 최적의 날씨(스타트 때 섭씨 13도, 피니시 때 16도), 막판까지 치열하게 펼쳐진 선두경쟁, 과학적인 훈련과 식이요법, 에너지젤 보충, 슈퍼슈즈로 불리는 첨단 운동화 등 많은 분석이 나옵니다. 날씨야 더 좋았던 때도 있고, 막판 단거리 스퍼트를 연상시키는 치열한 순위싸움도 요즘 세계 톱랭커들의 추세이니 특별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과학적인 훈련과 식이요법도 새로울 게 없습니다. 그렇다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는 초경량 ‘슈퍼슈즈’, 그리고 레이스 도중 섭취하는 에너지젤이 기념비적인 기록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실제로 사웨는 신기록 수립 후 "아디다스(러닝화)와 모르텐(에너지젤)에 특별하게 감사하다"고 콕 집어 말했습니다.

# 먼저 러닝화입니다. 이번 쾌거는 아디다스, 나이키, 아식스 등 글로벌 스포츠브랜드들이 펼쳐온 ‘운동화전쟁’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축구 농구 육상 등에서 펼쳐진 운동화전쟁은 역사가 오래됐습니다. 언론인 바바라 스미트가 쓴 동명의 책(Sneaker Wars, 운동화전쟁, 2008년)은 베스트셀러를 넘어 스포츠마케팅 분야에서 필독서가 됐지요.
확실한 것은 지난 10년 동안 이들의 최대 격전지가 육상, 그것도 장거리분야였다는 점입니다. 마라톤 톱랭커와 전속계약을 맺고, 최첨단 슈퍼슈즈를 개발해 기록단축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펼친 것이죠. 전 세계적인 달리기 붐, 그리고 일상생활의 캐쥬얼화로 인해 러닝화 시장이 스포츠브랜드들에게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러닝화 계급도’ 짤도 있습니다).
# 마라톤 운동화전쟁의 양대산맥은 나이키와 아디다스였습니다. 두 메이저의 싸움은 서구언론이 마치 냉전시대 미국과 구소련의 군비경쟁에 빗댈 정도로 치열했습니다. 나이키가 포문을 열었죠. 2017년부터 2시간 벽에 도전하겠다며 엘리우드 킵초게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내세워 슈퍼슈즈 개발에 나섰습니다. 러닝화의 흐름을 바꾼 ‘카본화’도 이때 전면에 등장했죠.
세계기록이 2시간2분57초(데니스 키메토, 2014년)였던 시절이었습니다. 2017년 이벤트 레이스에서 2시간25초를 기록했고, 2019년에는 1시간59분40초(이상 킵초게)로 비공인이기는 하지만 2시간 벽을 허물었습니다. ‘기술도핑’ 의혹이 나오자 세계육상연맹(WA)는 2020년 슈퍼슈즈 규제에 나섰습니다. 카본 플레이트는 1장으로 제한했고, 특정선수를 위한 맞춤형 운동화는 사용이 금지됐고, 러닝화의 밑창 두께도 최대치가 40mm로 정해졌습니다.

# 2020년부터 아디다스, 퓨마, 아식스, 언더아머, 호카 등이 카본슈즈를 내놓으며 운동화전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번 런던 마라톤에서 사웨가 신은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시리즈도 이때 첫 선을 보였습니다. 2023년 가을, 나이키를 신은 켈빈 킵툼(케냐, 2024년 교통사고로 사망)이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35초의 세계기록을 세웠고, 베를린에서는 티지스트 아세파(에티오피아)가 아디다스의 도움을 받아 여자 최고기록(2시간11분53초)을 새롭게 썼습니다.
2025년 이후는 아디다스가 ‘프로 에보’ 시리즈를 출시하며 나이키를 압도했습니다. 세계기록 3개, 30개 도로레이스 우승. 6개 메이저 마라톤 우승, 5개 코스 레코드가 아디다스 신발에서 나왔습니다. 올해 보스턴 마라톤에서 아식스의 반격(1위 포함, 상위 10명 5명이 아식스 착화)이 있었지만, 아디다스는 이번 런던에서 신제품 ‘프로 에보3’를 출시하며 완승을 거둔 것입니다.

# 화제의 신발 ‘아디제로 아디오스 프로 에보 3’는 이번에 사웨만 사용한 것이 아닙니다. 사웨와 함께 2시간벽을 무너뜨린 2위 요미프 케젤차(에티오피아, 1시간59분41초)와 여자 단독레이스 세계기록(2시간15분41초)을 경신한 아세파도 같은 신발을 착용했죠. 이 신발은 밑창이 뒷꿈치쪽은 39mm, 앞쪽은 36mm로 스피드에 최적화된 디자인을 채택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 짝의 무게가 97g으로 경쟁제품에 비해 거의 절반입니다. 플레이트나 막대기형태로 삽입되던 ‘카본’도 ‘림’ 형태(사진 참조)로 만드는 첨단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사웨의 서브2 다음 날 주가가 1.5%가 오른 아디다스 측은 "앞으로는 운동화의 무게를 양말과 비슷한 수준인 50g까지 낮추겠다. 운동화 박스를 받았을 때 비어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들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신발의 판매가는 500달러 선인데, 시판을 시작하자마자 동이 났고, 중고사이트에서는 최대 10배까지 치솟았다고 합니다. 1회용이라는 말이 많은데, 전문선수들은 그렇겠지만 동호인들은 여러 번 신을 수 있다고 합니다. 단 가벼운 만큼 내구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 여기에 사웨는 에너지젤도 특화했습니다. 마라톤 레이스는 체내의 탄수화물을 많이 소비합니다. 그래서 1990년대 중반 이후 선수들은 레이스 도중 수분섭취뿐 아니라 탄수화물 에너지젤을 먹습니다. 월드클래스 선수뿐 아니라 요즘은 동호인들에게도 일반화됐습니다. 문제는 탄수화물 젤이 위에 부담을 주는 것인데, 스웨덴의 모르텐은 케냐로 전담팀을 파견해 사웨에게 최적인 에너지젤을 개발했습니다. 언론에 사웨가 레이스 당일 빵과 꿀만 먹었다고 크게 보도됐는데, 이는 일부일 뿐이고 실제로는 레이스 전은 물론이고, 레이스 도중까지 철저하게 계산된 모르텐의 에너지젤과 에너지바가 영양섭취를 담당한 것이죠.

# 이렇게 특별한 것까지 먹으니 뛰면 우승인 사웨(풀코스 4번 도전에 모두 우승)는 도핑 의혹이 많았습니다. 22년간 케냐에서 마라톤 코칭을 하고 있는 사웨의 코치, 클라우디오 베라르델리(이탈리아)의 경우, 소속 선수 3명이 도핑테스트에 적발돼 징계를 받았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이에 아디다스는 WA 산하 반도핑기관(The Athletics Integrity Unit)에 2025년부터 매년 5만 달러를 지원하면서 사웨에 대한 특별 도핑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른 새벽과 늦은 밤, 그리고 심지어 하루에 2차례 등 철저한 테스트를 실시한 것이죠. 아디다스는 사웨의 대기록 수립을 확신하고, 미리 ‘도핑의혹’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겁니다.
# 2시간 벽이 깨졌으니, 마라톤 기록전쟁은 끝이 났을까요?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사웨의 서브2 직후 나이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간판선수 킵초게의 축하 코멘트를 전하며 "다시 시작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The clock has been reset. There is no finish line)"고 2라운드를 예고했습니다. 이에 축제 분위기의 아디다스는 승리 굳히기에 돌입할 태세입니다.
사웨와 베라르델리는 인터뷰에서 "곧 1시간 58분대도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사웨가 디펜딩챔피언이고, 전통적으로 가장 좋은 기록이 나오기로 유명한 베를린 마라톤(오는 9월27일)에 출전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2가지입니다. 첫째 손기정, 서윤복 등이 세계최고기록으로 올림픽과 보스턴 마라톤을 제패했고, 이후 황영조-이봉주를 낳은 한국마라톤이 지금은 올림픽 기준기록도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침체돼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 한때 나이키의 운동화를 OEM으로 대량생산하던 신발제조강국 한국은 왜 운동화전쟁에서 배제됐느냐는 것입니다. 이번 서브2가 우리에게도 좋은 자극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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