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홈런 지운 이정후의 '클러치 히트'...7회 2루타로 다저스 '격침'

‘바람의 손자’ 이정후, 13일 다저스전 결정적 순간 빛난 클러치 본능… 5경기 연속 안타 행진

미국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13일 다저스와 승부처에서 날카로운 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뉴시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승부처에서 날카로운 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전 세계 야구 팬들의 이목이 쏠린 LA 다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이정후는 가장 필요한 순간 침묵을 깨는 2타점 2루타로 다저스타디움을 정적에 빠뜨렸다.

◇ 7회초 2사 만루 같은 1, 2루… 승부 결정지은 이정후의 ‘한 방’

이정후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단연 7회초 공격이었다. 샌프란시스코가 4-2로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2사 1, 2루 찬스에서 이정후는 다저스의 베테랑 구원 투수 블레이크 트레이넨을 상대했다.

초반 세 타석에서 다저스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공략에 다소 애를 먹으며 삼진과 땅볼로 물러났던 이정후였으나, 네 번째 타석은 달랐다. 그는 트레이넨의 빠른 공을 놓치지 않고 결대로 밀어쳐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스코어를 6-2로 벌리며 다저스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쐐기타였다. 이정후는 9회에도 내야 안타를 추가하며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시즌 타율은 0.272로 반등하며 5경기 연속 안타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16일 만에 3회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있는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LA=AP.뉴시스

◇ ‘히어로즈 동료’ 김혜성과의 희비… 숫자로 드러난 집중력의 차이

이번 경기는 과거 키움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정후와 김혜성의 맞대결로도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결과는 극명하게 갈렸다. 다저스의 9번 2루수로 나선 김혜성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7회말 잘 맞은 타구가 이정후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는 장면은 두 선수의 이날 운명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숫자로 본 두 선수의 최근 흐름은 대조적이다. 이정후는 최근 5경기 중 3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5월 들어 타격감을 완벽히 회복한 모습이다. 반면 김혜성은 최근 4경기 연속 무안타의 늪에 빠지며 시즌 타율이 0.282에서 0.268로 하락했다. 메이저리그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 오타니 16일 만의 홈런포‘, 이정후의 '클러치 히트'로 빛 바래

이날 다저스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16일 만에 홈런포를 가동하며 기세를 올렸고,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선발로 나서며 승리를 노렸다. 오타니는 3회 좌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지난달 27일 이후 16일 만에 홈런을 신고했다.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존재감을 보였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야구는 결국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가 우선이라는 사실을 다시 보여준 경기였다.

결과는 6-2 샌프란시스코의 완승이었다. 야마모토는 6⅓이닝 동안 3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5실점으로 무너졌고, 다저스 타선은 샌프란시스코 선발 애드리안 하우저의 노련한 투구에 막혀 안타 3개만을 기록하는 빈공에 허덕였다.

이정후는 시즌 초반의 부진과 낯선 투수들의 공세를 견디며 자신의 타격 메커니즘을 묵묵히 다듬으며 다시 타격 폼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정후는 이날 초반의 실패에 흔들리지 않고 7회 결정적인 순간 자신의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을 정확히 타격하며 메이저리그급 '클러치 히터'로 진화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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