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 이강인, 데뷔 전부터 '케미 만렙'…시메오네 "이런 선수 필요했다"

그리즈만 상징 번호 품고 "120% 쏟겠다"…80명 한식 만찬에 AT마드리드 마음도 잡았다
9일 맨시티전서 새 유니폼 첫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이강인(왼쪽)과 디에고 시메네오 감독이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 사전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쿠팡플레이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의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25)이 아직 공식 경기에서 단 1분도 뛰지 않았지만, 새 팀과의 '케미'는 벌써 최고조에 올랐다. 앙투안 그리즈만의 상징적 등번호였던 7번,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공개적인 신뢰, 그리고 이강인의 겸손한 '팀 퍼스트' 행보가 어우러지면서 2026~2027시즌에 대한 기대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강인은 9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6 쿠팡플레이시리즈 2경기에서 AT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첫 실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구단 역시 맨시티전 프리뷰에서 이강인의 '홈그라운드 데뷔'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그러나 그의 진짜 데뷔는 어쩌면 그라운드보다 먼저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2026 쿠팡플레이 시리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친선경기를 하루 앞둔 8일 서울 양천구 목동종합운동장에서 AT마드리드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고 있는 이강인./쿠팡플레이

이강인은 7일 서울에서 선수와 코칭스태프, 구단 직원 등 방한 선수단 전체를 초청해 한국 음식으로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AT마드리드도 이를 구단 홈페이지의 별도 뉴스로 소개했다. 새 팀 합류 직후 자신을 알리는 것보다 먼저 동료들과 한 식탁에 앉는 일을 택했다는 점에서 이강인의 적응 방식을 읽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시메오네 감독의 마음도 움직였다.

시메오네 감독은 8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이 선수단 전체를 식사에 초대한 사실을 거론하며 "첫인상이 중요한데 겸손하고 팀을 위해 노력하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그런 선수는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높게 평가했다. 이강인이 계속 성장하고 진화할 수 있도록 구단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강인의 화답 역시 명확했다.

그는 "매 순간 발전하고 싶어 안달 나 있는 선수"라며 새로운 팀에서 감독이 원하는 축구에 자신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늘 승리하기를 원해서 이 팀에 왔다"며 "팀을 돕고 승리할 수 있도록 100%가 아니라 120%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7일 서울의 식당으로 아틀레티고 마드리드 서울 캠프 선수단 전원을 초청해 만찬을 제공한 이강인과 선수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AT마드리드가 이강인에게 건넨 등번호 7번의 무게도 가볍지 않다. 그리즈만이 오랜 기간 달았던 번호다. 이강인은 그러나 "7번을 달았던 레전드와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알지만 어떻게 팀에 도움이 될지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화려한 번호보다 팀을 먼저 이야기한 셈이다.

시메오네 역시 이강인을 특정 포지션에 가두지 않을 생각이다. 세컨드 스트라이커와 오른쪽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등 여러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그는 실제 훈련을 지켜보면서 이강인의 개인 기량을 최대한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PSG에서 우승을 경험했지만 주전 경쟁에서는 늘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 했다. 이제 스페인으로 돌아와 자신을 강하게 원했던 감독 밑에서 새로운 승부를 시작한다. 약 4000만 유로 규모의 이적료, 한국 선수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몸값, 그리고 7번은 기대의 크기를 보여주는 숫자들이다.

하지만 시메오네가 먼저 주목한 것은 이적료도, 등번호도 아니었다. 겸손과 노력, 그리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였다.

득점과 도움은 이제부터다. 하지만 새로운 동료의 마음을 얻는 첫 패스는 이미 정확하게 연결됐다. 9일 맨시티전은 그래서 단순한 친선경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AT마드리드의 7번 이강인'이 그라운드에서도 이미 만들어진 이 특별한 케미를 축구로 증명할 첫 무대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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