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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박순규 기자] 승리는 챙겼고 손흥민(34·LAFC)은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그러나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의 4-4-2 전형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았다.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친선경기에서 전반 6분 손흥민의 선제골과 후반 15분 오세훈(시미즈)의 추가골을 묶어 2-0으로 승리했다.
지난달 한국 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으로 부임한 모레노 감독은 이로써 9~10월 A매치 4연전을 2승1무1패로 마쳤다. 에콰도르를 3-0으로 꺾으며 산뜻하게 출발했으나 우루과이에 1-4로 완패했고, 베네수엘라와는 0-0으로 비겼다. 마지막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로 일단 분위기 반전에는 성공했다.
무엇보다 이날은 '캡틴' 손흥민의 날이었다. 손흥민은 전반 6분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오른발로 낮고 정교하게 감아 차 골문 오른쪽 구석을 갈랐다. 골키퍼가 손을 뻗었지만 손쓸 수 없는 궤적이었다.

A매치 통산 59호골. 우루과이전에서 차범근 전 감독의 58골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손흥민은 마침내 한국 남자축구 A매치 개인 통산 최다골 기록을 단독으로 차지했다.
2010년 12월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 무대에 데뷔한 뒤 2011년 1월 아시안컵 인도전에서 첫 골을 신고한 지 15년여 만이다. 네 차례 월드컵 본선을 거치며 한국 공격을 책임져온 손흥민은 이제 한국 축구 역사상 누구보다 많은 A매치 골을 넣은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모레노호에서도 해결사 역할은 변함이 없다. 에콰도르전과 우루과이전에 이어 우즈베키스탄전까지 출범 후 4경기 가운데 3경기에서 골을 기록했다. 전술이 흔들릴 때마다 결국 손흥민의 결정력이 대표팀을 지탱하고 있다는 점은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모레노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직전 베네수엘라전 선발진에서 무려 6명을 바꿨다. 4-4-2를 유지하면서 손흥민과 오세훈을 처음으로 선발 투톱으로 세웠다. 황희찬과 이강인이 측면에 배치됐고 이재성과 박진섭이 중앙을 맡았다. 포백은 조현택, 김태현(가시마), 이한범, 김태현(전북)으로 꾸렸으며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김민재는 출전 명단에서 아예 빠졌고 오현규, 황인범, 설영우 등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스코어와 경기 내용에는 적지 않은 간극이 있었다. 손흥민의 이른 선제골 이후 오히려 우즈베키스탄이 중원에서 강한 압박을 펼치며 한국을 흔들었다. 한국의 두 줄 수비 사이 간격이 벌어지는 순간이 적지 않았고 측면과 하프스페이스를 통한 침투에도 여러 차례 공간을 허용했다.
후반 12분에는 실점과 다름없는 위기가 연속으로 찾아왔다. 아크말 모즈고보이의 위협적인 슈팅과 중거리포가 잇따라 한국 골문을 향했지만 조현우의 뛰어난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상대의 결정력이 조금만 더 날카로웠다면 경기 흐름이 달라질 수도 있었다.
FIFA 랭킹 59위의 우즈베키스탄은 한국(32위)보다 객관적 전력에서 아래로 평가되지만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 아래 조직적으로 잘 다듬어진 모습을 보였다. 최근 이란을 3-1, 시리아를 4-1로 꺾은 상승세가 우연이 아니었다. 한국은 역대 맞대결에서도 11승4무1패로 크게 앞서 있지만 이날만큼은 스코어만큼 편안한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모레노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강인과 이재성을 빼고 황인범과 송민규를 투입했다. 교체 카드는 적중했다. 후반 15분 황인범의 움직임에서 시작된 공격이 왼쪽의 송민규에게 연결됐고, 송민규가 올린 크로스를 오세훈이 강력한 헤더로 마무리했다. 오세훈에게는 약 2년 만에 터진 A매치 골이자 개인 통산 3호골이었다.
두 골 차로 달아난 모레노 감독은 후반 손흥민과 오세훈, 황희찬, 박진섭을 빼고 오현규, 정승원, 김봉수, 이동경 등을 투입하며 선수 활용 폭도 넓혔다. 결과만 놓고 보면 필요한 승리였다. 에콰도르전의 3-0 승리 이후 우루과이전 1-4 패배와 베네수엘라전 무득점 무승부로 흔들렸던 분위기를 되돌려 놓았다. 4경기 2승1무1패라는 성적도 임시 감독의 첫 시험 결과로는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그러나 모레노가 네 경기에서 일관되게 들고 나온 4-4-2가 한국 대표팀에 가장 적합한 옷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답을 내리기 어렵다. 두 명의 공격수를 세운 만큼 전방의 숫자는 늘었지만 중원에서 상대 압박을 벗겨내는 과정과 수비 전환 때 중앙 공간을 메우는 움직임은 아직 안정적이지 않다. 특히 이강인을 측면 미드필더로 두면서 그의 장점인 중앙에서의 볼 배급과 창의성을 얼마나 살리고 있는지도 계속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날 2-0이라는 스코어가 경기력의 완성도를 모두 설명하지는 않는다. 손흥민의 프리킥 한 방과 조현우의 결정적 선방이 아니었다면 전혀 다른 경기가 될 가능성도 있었다. 모레노 감독은 이제 11월 두 차례 원정 A매치를 남겨두고 있다. 그 두 경기는 단순한 평가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계속 맡길지를 판단하는 사실상의 최종 오디션이기 때문이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오래된 기록 하나를 넘어섰다. 이제 넘어야 할 기록은 모레노 감독의 몫이다. 개인의 한 방에 기대는 축구에서 벗어나 '팀으로 이기는 축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2-0 승리 뒤에도 남아 있는 가장 큰 물음표다.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10/6 용인미르스타디움)
대한민국 2-0 우즈베키스탄
득점 : 손흥민(전6) 오세훈(후15)
출전 선수: 조현우(GK, 후39 구성윤), 조현택, 김태현(가시마), 이한범, 김태현(전북, 후39 최준), 황희찬(후26 정승원), 이재성(HT 황인범), 박진섭(후26 김봉수), 이강인(HT 송민규), 손흥민(후26 이동경), 오세훈(후26 오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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