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던 난민들도 살린다는데…" 300가지 병을 막아준다는 '식물' 정체
모링가 자료 사진. / xtine_surya-shutterstock.com
모링가 자료 사진. / xtine_surya-shutterstock.com

겨울 끝자락의 공기는 여전히 바람이 세고 땅은 쉽게 갈라진다. 이런 환경에서는 웬만한 식물도 뿌리를 내리기 어렵다. 그런데 사막에 가까운 모래땅에서도 12미터 높이까지 곧게 자라는 나무가 있다. 가뭄이 반복돼도 시들지 않고 병충해에도 강하다.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기슭의 건조한 지역에서 자라난 이 나무는 지금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기적의 나무’로 불린다. 또한 인도의 고대 의학서 아유르베다에는 300가지 이상의 질환에 쓰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식물 이름은 바로 ‘모링가’다.

나무 한 그루에서 잎과 열매, 씨앗과 꽃, 나무껍질까지 모두 쓰인다. 버릴 부분이 거의 없다. 이런 특징으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식량 작물과 약용 식물로 함께 재배됐다. 국내에서도 관심이 커지며 강원도 철원, 전라남도 순천과 완도 등지에서 재배가 시도되고 있다.

300가지 질병을 물리친다는 기록

모링가 잎과 드럼스틱 열매가 놓인 모습이다. / 위키푸디
모링가 잎과 드럼스틱 열매가 놓인 모습이다. / 위키푸디

모링가의 학명은 ‘모링가 올레이페라(Moringa oleifera)’다. 열매 모양이 북채를 닮아 영어권에서는 ‘드럼스틱 트리’로 불리고, 필리핀에서는 ‘마룽가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하다. 

2007년 미국 국립보건원은 모링가에 92가지의 영양 성분과 46가지의 항염·항산화 물질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또 인체에서 합성되지 않아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9가지 필수 아미노산도 모두 들어 있다. 비타민 C는 오렌지의 7배, 비타민 A는 당근의 4배 수준이다. 칼슘은 우유의 4배, 칼륨은 바나나의 3배에 달한다. 단백질 함량은 콩보다 높고 폴리페놀 성분도 풍부하다.

이 같은 배경에서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연합은 아프리카 난민 구호 식량으로 모링가를 권장해 왔고, 여러 국가에서 재배 사업을 이어왔다. 세네갈에서는 영양 상태가 좋지 않던 아동에게 모링가 잎을 급여한 뒤 열흘 이내에 영양 지표가 나아졌다는 보고도 있다.

땅을 가리지 않는 강인한 성장력

건조한 토양에서도 자라는 모링가 나무다. / 위키푸디
건조한 토양에서도 자라는 모링가 나무다. / 위키푸디

모링가는 모링가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 교목이다. 성장 속도가 빠르다. 꺾꽂이로 심어도 6개월 이내에 첫 수확이 가능하고, 2년 차부터는 한 그루에서 약 300개의 꼬투리를 맺는다. 원산지는 인도 북서부 히말라야 남쪽 산기슭의 건조 지대다. 현재는 아프리카 전역과 캄보디아, 파키스탄, 네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재배된다.

국내에서는 열대성 식물 특성상 영상 5도 이상의 기온 유지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강원도 철원에서 재배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신가네 여주 농장 정명숙 대표는 여주와 함께 모링가를 키우며 지역 적응과 수분 관리 방식을 시험해 왔다. 겨울에는 실내로 옮기고, 모래가 섞인 토양에 햇빛이 잘 드는 환경을 조성하면 생육이 안정된다. 토양 표면이 마르면 물을 충분히 주되 과한 습도는 피해야 한다. 물이 많으면 뿌리가 썩기 쉽다. 전라남도 순천에서는 노지 재배도 시험 단계에 들어갔다.

오미를 품은 나무, 섭취 방법은

말린 모링가 잎으로 우린 차 자료사진. / 위키푸디
말린 모링가 잎으로 우린 차 자료사진. / 위키푸디

모링가는 나무 전체를 식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잎과 열매, 꽃과 씨앗을 먹는다. 다만 뿌리와 뿌리 추출물에는 독성이 있어 제외해야 한다. 임신을 계획 중이거나 임신·수유 중이면 뿌리와 꽃, 나무껍질 섭취를 삼가는 편이 낫다.

생잎을 씹으면 맛의 변화가 뚜렷하다. 처음에는 쓴맛과 매운맛이 느껴지다가 점차 단맛과 신맛이 올라오고, 끝에 떫은맛이 남는다. 신맛, 단맛, 쓴맛, 매운맛, 떫은맛이 한꺼번에 느껴져 오미의 식물로 불린다.

가장 보편적인 섭취 방식은 차다. 물을 끓인 뒤 뚜껑을 열어 한 김 식힌 다음 말린 모링가 잎을 넣어 우린다. 50도 이하의 따뜻한 물 200cc에 잎 한 스푼 정도가 적당하다. 공복에 마시면 설사나 복통이 생길 수 있어 식후 섭취가 권장된다.

신선한 잎은 샐러드로 먹거나 물과 함께 갈아 음료로 마신다. 시금치처럼 살짝 데쳐 나물로 무쳐도 된다. 분말 형태는 스무디나 요거트에 섞는다. 당 조절 식단으로는 무가당 요거트에 제철 과일과 견과류, 모링가 잎 가루 2티스푼과 씨앗 5알을 함께 갈아 마시는 방식이 쓰인다.

 

섭취 전 알아둘 점

모링가는 소량 섭취가 기본이다. 체질에 따라 복통이나 설사, 복부 팽만이 나타날 수 있다. 성인의 경우 하루 1g 이하로 시작해 서서히 늘리는 방식이 안전하다. 칼륨 함량이 높아 신장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섭취 전 각별히 살펴야 한다. 음식으로 사용할 때 역시 뿌리와 뿌리 추출물은 반드시 제외해야 한다.

보관은 직사광선을 피하고 서늘한 곳이 알맞다. 장기간 보관할 경우 지퍼백에 담아 냉장 보관을 한다. 열대성 식물이지만 국내에서는 주로 하우스 환경에서 여름철 잎을 수확한다. 나무 높이가 1.5~2미터 정도 자라면 수확할 수 있다. 기후와 토양 조건을 크게 가리지 않는 생명력 덕분에, 모링가는 식량과 식재료를 함께 고민하는 흐름 속에서 다시 언급되고 있다.

4컷 만화. / 위키푸디
4컷 만화. / 위키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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