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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침, 정성껏 차린 차례상 위에는 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음식이 있다. 북어포와 동태전이다. 북어와 동태는 이름이 다를 뿐, 모두 ‘명태’라는 한 가지 생선에서 나온다. 갓 잡았을 때는 생태, 얼리면 동태, 말리면 북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면 황태로 불린다. 반건조하면 코다리, 새끼는 노가리다. 하나의 생선이 이렇게 많은 이름을 갖게 된 이유는 분명하다. 과거 명태는 너무 흔해 상태별로 구분해 부를 정도로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이 두 음식에는 요즘 들어 잘 드러나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원산지다.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명태는 동해안에서 ‘개도 물고 다닐 정도’라는 말이 나올 만큼 풍부한 생선이었다. 국민 생선이라는 표현도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지금 마트와 시장에서 만나는 명태는 거의 전부 러시아산이다. 한때 동해를 가득 메웠던 명태는 왜 우리 바다에서 사라지고, 차례상에서는 외국산으로만 남게 됐을까. 지금부터 알아본다.
남획과 수온 상승, 명태를 밀어낸 두 가지 이유
명태가 우리 바다에서 자취를 감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무분별한 남획, 다른 하나는 해수 온도 상승이다.
1970~80년대 명태는 술안주와 서민 음식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노가리’가 안주로 대중화되면서 명태 자원 고갈이 가속됐다. 노가리가 명태의 새끼라는 사실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였다. 성어가 되기도 전에 잡힌 치어들은 다음 세대를 남길 기회를 얻지 못했다. 산란과 회복이 반복돼야 할 자원이 지속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여기에 환경 변화가 더해졌다. 명태는 수온 1~10도 사이의 차가운 물을 선호하는 대표적인 한류성 어종이다. 하지만 동해의 수온은 지난 50여 년 동안 약 1.2도 상승했다. 이 변화는 인간에게는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수온에 민감한 어종에게는 서식지를 옮길 만큼 결정적인 변화였다.
결국 명태는 더 차가운 북쪽 바다를 찾아 이동했다. 현재 주요 서식지는 러시아 연안의 오호츠크해와 베링해 일대다. 그 결과 1980년대 연간 16만 톤에 달하던 국내 명태 어획량은 급감했고, 2008년에는 공식 통계상 ‘0’을 기록했다. 사실상 우리 바다에서 명태가 사라졌음을 의미하는 숫자다. 정부는 2019년부터 명태 포획을 연중 전면 금지했다.
우리가 먹는 동태탕, 대부분 러시아에서 왔다
지금 마트나 시장에서 만나는 동태와 북어는 거의 전부 수입산이다. 유통되는 명태의 99% 이상이 러시아산이다. 오호츠크해나 베링해에서 잡힌 명태를 들여와 국내에서 냉동하거나 말리는 방식으로 가공해 판매한다.
차례상에 오르는 북어포도, 겨울철 단골 메뉴인 동태탕도 원산지를 따져보면 대부분 러시아다. 한때 풍요로운 바다의 상징이던 생선이 이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만 식탁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익숙한 음식이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 바다에서 사라진 어종의 현실이 담겨 있다. 명태는 여전히 식탁에 남아 있지만, 우리 바다의 명태는 이미 기억 속 존재가 됐다.
명태를 다시 바다로, 쉽지 않은 복원 실험
사라진 명태를 되돌리기 위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4년부터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살아 있는 국산 명태 한 마리에 50만 원의 현상금을 내걸 정도로 성어 확보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어부들의 신고로 어렵게 확보한 명태 성어 101마리 중 대부분은 수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폐사했다.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개체는 단 7마리였다. 그중 한 어미 명태가 등이 휘어진 상태에서도 산란에 성공하면서, 약 4만 5000마리의 치어가 태어났다. 이 치어들은 동해에 방류됐다.
이후 인공 부화와 사육 기술은 조금씩 진전을 보였다.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 양식 기술을 개발하는 성과도 나왔다. 실험실과 양식장 안에서는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바다라는 현실은 여전히 까다롭다.
방류된 명태가 자연환경에서 살아남아 성어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수온이 계속 오르는 동해의 환경 자체가 이미 명태에게는 낯선 조건이 됐기 때문이다. 서식지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방류만으로 개체군을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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