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가장 맛있다… 봄의 전령사라 불리는 한국 생선

찬 바람이 잦아들고 남해 바다 위로 따스한 햇살이 번지기 시작하면, 어민들은 자연스럽게 한 생선을 떠올린다. 금어기를 마치고 살이 오른 도다리다. 봄이 왔음을 알리는 생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겨우내 깊은 바닥에서 지내다 수온이 오르면 연안 쪽으로 이동해 올라오는 도다리는, 이 시기가 되면 살에 기름기가 오르고 맛이 깊어진다. 해양수산부가 3월의 수산물로 도다리를 선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도다리는 가자미목 가자미과에 속하는 생선이다. 납작한 몸체에 양쪽 눈이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는 독특한 생김새를 지녔다. 모래나 뻘 바닥에 납작 엎드려 사는 저서성 어류로, 주로 남해와 서해에서 잡힌다. 평균 몸길이는 30cm 안팎이며 타원형으로 납작한 형태가 특징이다.

도다리에 대한 기록은 조선 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장 오래된 기록은 1803년 김려가 진해 유배 시절 집필한 『우해이어보』다. 수산물 백과와 같은 성격의 이 책에는 '도달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학계에서는 이를 현재의 도다리로 해석하고 있다. 지역에서 불리던 방식이 고착화돼 지금의 '도다리'라는 이름으로 굳어졌다는 학설이 힘을 얻고 있다. 그로부터 10여 년 뒤인 1814년, 정약전이 흑산도 유배 중에 쓴 『자산어보』에도 도다리로 추정되는 기록이 나온다. 정약전은 이 생선을 '범가자미'라고 적었는데, 표피의 무늬를 보고 붙인 이름으로 풀이된다. 두 기록 모두 도다리가 오래전부터 우리 식탁에 올랐던 친숙한 생선임을 보여준다.

도다리와 광어 구별법

도다리를 처음 보는 사람은 흔히 광어 새끼로 착각하기도 한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둘은 엄연히 다른 생선이다. 같은 가자미목에 속하긴 하지만, 광어는 넙치과고 도다리는 가자미과로 분류가 갈린다.

가장 쉽게 구별하는 방법이 이른바 '좌광우도'다. 생선을 배 쪽이 아래를 향하도록 놓고 정면에서 봤을 때, 눈이 왼쪽에 몰려 있으면 광어, 오른쪽에 몰려 있으면 도다리 혹은 가자미다. 외관상 차이도 크다. 광어는 넓적하고 입이 크며 날카로운 이빨을 갖고 있다. 몸길이도 평균 50cm를 넘고, 대형 개체는 1m에 달하기도 한다. 반면 도다리는 타원형으로 납작하고 작으며, 입도 작고 이빨이 거의 발달하지 않았다. 살도 다르다. 광어는 단단하고 쫄깃해 횟감으로 선호되지만, 도다리는 살이 부드럽고 담백해 구이나 탕 재료로 더 잘 어울린다. 봄 도다리쑥국이 별미로 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가지 더 알아둘 게 있다. 우리가 흔히 봄철 도다리라고 사 먹는 생선 중 상당수는 사실 '문치가자미'다. 특히 도다리쑥국에 들어가는 물고기는 대부분 문치가자미로, 진짜 도다리보다 유통량이 많고 가격이 낮아 탕 재료로 주로 쓰인다. 맛 자체는 크게 차이가 없어 오랫동안 혼용돼 왔고, 시장에서도 구분 없이 도다리로 팔리는 경우가 많다. 이 점을 알고 고르면 더 현명한 소비가 된다.

봄에 도다리를 먹어야 하는 이유

도다리는 고단백·저지방 식품이다. 살에 지방이 적고 단백질 함량이 높아 체중 조절 중인 사람에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생선이다. 여기에 류신, 라이신 같은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체력 보강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겨울을 지나 몸이 늘어지기 시작하는 봄철에 제격인 보양 식재료다.

봄 도다리와 쑥의 조합은 단순히 맛의 궁합만을 뜻하지 않는다. 쑥은 예부터 봄철 원기 회복과 소화 촉진에 좋은 식재료로 쓰여 왔고, 도다리와 함께 끓이면 쑥의 향긋한 향이 생선의 잡내를 잡아주면서 국물 맛이 한층 깊어진다. 봄에 딱 한 그릇 먹으면 춘곤증이 달아난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봄 도다리를 고를 때는 눈이 맑고 살이 탄탄하며 비린내가 적은 것을 고르는 게 좋다. 배를 눌러봤을 때 탄력이 느껴지면 신선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제철은 3월에서 5월 사이가 가장 좋고, 이 시기를 놓치면 여름으로 넘어가며 맛이 떨어진다.

도다리를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역시 쑥국이다. 살이 부드러운 도다리와 봄 쑥이 만나 만들어지는 국물은 봄 제철 음식 중에서도 손꼽히는 별미다. 손질이 관건인데, 밀가루를 생선 전체에 고루 뿌려 손으로 살살 문지르면 표면의 미끈한 점액질이 쉽게 제거된다. 깨끗이 헹군 뒤 먹기 좋게 서너 토막으로 잘라두면 준비 끝이다.

국물은 멸치, 다시마, 양파, 대파를 함께 넣고 우린다. 육수가 완성되면 나박하게 썬 무를 먼저 넣고 끓이다가, 무가 반투명하게 익으면 도다리 토막을 넣는다. 국간장과 다진 마늘로 간을 맞추고 10분가량 끓이면서 거품을 걷어내고, 마지막에 씻어둔 쑥을 넣고 1분만 더 끓이면 완성이다. 쑥은 오래 끓이면 향이 날아가니 불을 끄기 직전에 넣는 게 포인트다.

■ 요리 재료

→ 도다리 1마리(문치가자미 대체 가능), 봄 쑥 한 줌, 무 150g, 청양고추 1개, 대파 1/2대, 다진 마늘 1큰술, 국간장 2큰술, 멸치 10g, 다시마 1장, 양파 1/2개, 밀가루 약간

■ 레시피

① 도다리는 지느러미를 가위로 자르고, 밀가루를 뿌려 문질러 점액질을 제거한 후 깨끗이 헹궈 서너 토막으로 자른다.

② 냄비에 물 1.2L를 붓고 멸치, 다시마, 양파, 대파를 넣어 15분간 육수를 낸다. 코인 육수로 대체해도 된다.

③ 건더기를 걷어낸 육수에 나박하게 썬 무를 넣고 강불로 끓인다.

④ 무가 반투명하게 익으면 도다리 토막을 넣는다.

⑤ 국간장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을 넣어 간을 맞추고 중불로 줄인다.

⑥ 어슷하게 썬 대파와 송송 썬 청양고추를 넣고 10분간 끓이며 거품을 걷어낸다.

⑦ 불을 끄기 1분 전에 씻어둔 쑥을 넣고 살짝 끓여 마무리한다.

■ 요리 꿀팁

→ 쑥은 절대 오래 끓이지 않는다. 향이 날아가고 색도 탁해지니 불 끄기 직전에 넣는다.

→ 도다리 손질 시 밀가루 대신 굵은 소금을 써도 점액질 제거에 효과적이다.

→ 국물이 흐려지는 게 싫다면 도다리를 넣기 전 끓는 물에 10초 살짝 데쳤다가 넣으면 된다.

→ 간은 소금보다 국간장으로 맞춰야 깊은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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