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제주의 맛을 한 접시에 담다… 광화문에서 찾은 서울 3대 돈가스 맛집

오후 7시의 서울 광화문. 퇴근 인파를 따라 인근 몰 지하 2층으로 내려가자 한 식당 앞에 대기 손님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곳은 서울 3대 돈가스 맛집으로 불리는 ‘오제제 광화문점’이다. 상호에 들어간 한자 ‘제(濟)’에는 바다를 건너 꿈을 이룬다는 뜻이 담겼다. 

자리를 안내받고 주문을 마치자 잠시 뒤 선홍빛 단면이 눈에 띄는 안심 돈카츠와 등심 돈카츠, 뜨거운 국물을 담은 지도리 우동이 차례로 식탁에 올랐다.

선홍빛 단면 속 촉촉함, 안심 돈카츠

가장 먼저 맛본 메뉴는 안심 돈카츠다. 두툼하게 썬 고기 겉면에는 얇은 튀김옷이 붙어 있었고, 반으로 자른 단면은 옅은 분홍빛을 띠었다.

젓가락으로 한 조각을 들어 굵은 소금에 살짝 찍어 먹었다. 지방이 적은 부위지만 퍽퍽하지 않았고, 씹을수록 고기 안에 남은 육즙이 퍼졌다.

두 번째 조각에는 생와사비를 조금 올렸다. 와사비의 알싸한 맛이 기름기를 눌러주면서 고기 맛이 한층 살아났다. 

지방층에서 번지는 고소함, 등심 돈카츠

이어 등심 돈카츠를 잘랐다. 

한입 먹어보니 안심과는 식감부터 달랐다. 처음에는 튀김옷의 바삭함이 느껴졌지만 곧 고소한 고기 맛이 뒤따라왔다. 지방이 붙어 있어 몇 조각을 연달아 먹으면 묵직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곁들인 양배추를 사이사이 먹으면 입안이 한결 깔끔해졌다.

구운 닭과 파 향 담은 지도리 우동

돈카츠를 절반쯤 먹었을 때 지도리 우동이 나왔다. 맑은 갈색 국물 위로 구운 닭고기와 파가 올라가 있었고, 불에 구운 향이 은은하게 퍼졌다.

먼저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었다. 닭고기에서 우러난 구수한 맛이 먼저 느껴졌다. 뒤이어 구운 파의 단맛과 불향이 남아 입안을 정리해줬다. 닭고기는 겉면을 구워 향을 냈고, 속살은 부드럽게 씹혔다. 돈카츠만 먹었을 때 느껴질 수 있는 기름진 맛을 국물이 눌러줘 두 메뉴를 번갈아 먹기 좋았다.

고기가 촉촉한 안심, 지방층의 고소함이 살아 있는 등심, 따뜻한 국물로 식사를 마무리하는 지도리 우동은 각기 다른 식감을 보여줬다.

광화문 한복판에서 길게 이어진 줄이 어디를 향하는지, 한 상을 비우고 나서야 제대로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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