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괴물 마무리' 메이슨 밀러(27)가 시즌 초반부터 역사적인 페이스를 이어가며 구원 투수로서는 이례적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단순한 호투를 넘어 '압도'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퍼포먼스에 현지 매체들도 주목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야드바커'는 지난 18일(한국시간) 보도를 통해 "밀러의 퍼포먼스는 단순한 좋은 출발이 아니라 리그 전체를 지배하는 수준"이라며 "초반이지만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 전혀 과장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밀러는 38명의 타자를 상대해 27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단 4명에게만 출루를 허용했다"고 강조하며 비현실적인 탈삼진 능력과 제구력을 동시에 조명했다.
이 수치는 현대 야구 기준에서도 압도적이다. 70%가 넘는 탈삼진 비율은 사실상 '맞춰 잡는 투구'가 아니라 '타자들이 대응 자체를 하지 못하는 수준'에 가깝다.

실제로 밀러는 현재 11경기에 나서 1승 8세이브에 평균자책점 0.00, 27탈삼진 2피안타 2볼넷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 0.35라는 완벽에 가까운 성적을 유지하며 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았다.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도 32⅔이닝째 이어가고 있는데, 1989년과 1990년에 걸쳐 당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그렉 올슨이 기록한 메이저리그 구원 투수 최다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인 41이닝에도 충분히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그가 보유한 최고 구속 103마일(약 166km/h), 평균 구속 100마일(약 161km/h)의 강속구와 예리한 90마일대 초반(약 145km/h) 슬라이더 조합은 헛스윙을 양산하며 타자들의 대응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역사와의 비교'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사이영상을 수상한 구원 투수는 단 9명에 불과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최근 사례로 꼽히는 에릭 가녜(2003년 LA 다저스)와 데니스 에커슬리(1992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시즌 초반 성적과 비교하면 밀러의 위력은 더욱 두드러진다.
가녜는 사이영상 수상 시즌 당시 첫 11경기에서 밀러와 동일하게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지만, 47명의 타자를 상대해 22개의 삼진을 잡는 데 그쳤고 출루 허용도 7명에 달했다. 반면 밀러는 38명 중 27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훨씬 높은 지배력을 보였다.

에커슬리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1992년 첫 11경기에서 3자책점을 기록했고, 50명의 타자를 상대해 16삼진에 그쳤으며 12명에게 출루를 허용했다. 같은 기준에서 보면 밀러의 27탈삼진-4출루 허용이라는 수치는 단순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의 격차다.
즉 사이영상 수상 시즌의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들조차 밀러만큼의 초반 지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는 단순한 좋은 출발이 아니라 '역사적 페이스'라는 해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물론 변수는 존재한다. 구원 투수는 선발에 비해 소화 이닝이 적기 때문에 시즌 전체 누적 성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과 무실점 흐름이 이어진다면, 불펜 투수로서 사이영상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이례적인 시나리오도 현실이 될 수 있다.
시즌 초반이라는 전제는 분명 존재하지만, 지금까지의 퍼포먼스만 놓고 보면 이미 '가능성'의 영역을 넘어선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무리가 아니다. 남은 시즌 동안 이 압도적인 지배력이 얼마나 더 이어질지, 밀러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