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뷔가 읽으면 시집도 힙해지나요?” 2026년 문화계를 강타한 ‘포엣코어’ 열풍
/사진=예스24, '포엣코어' 타고 시집 새 시대 열다
/사진=예스24, '포엣코어' 타고 시집 새 시대 열다

시인의 감성을 일상에 들여오는 '포엣코어' 트렌드가 2026년 문화계를 강타하며 시집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텍스트 힙' 트렌드와 함께 젊은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시집은 이제 단순한 독서 경험을 넘어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스며드는 분위기다. 오는 3월 21일 '세계 시의 날'을 앞두고 문화콘텐츠 플랫폼 예스24가 최근 10년간 시집 판매 데이터를 분석하며 시집 시장의 흥미로운 변화를 조명했다.

예스24 분석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6년까지 10년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시집은 나태주 시인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다. 이 작품은 최근 10년 동안 종합 베스트셀러 20위권에 약 5개월간 이름을 올렸고, 소설/시/희곡 분야에서는 무려 9년 6개월 동안 50위권에 자리하며 명실상부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10대부터 40대까지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높은 구매를 기록했다. 2위는 김용택 시인의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가 차지했으며, '시 필사 도서'라는 새로운 독서 경험을 제시하며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3위에는 소설가 한강의 첫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가 올랐는데,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67배 급증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 외에도 윤동주 시인의 〈초판본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류시화 편저의 〈마음챙김의 시〉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와 BTS 뮤직비디오에 인용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 꾸준히 사랑받는 작품이다.

전통적으로 50대 이상 독자의 구매 비율이 높았던 시집 시장에 1020세대가 새로운 주력 독자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예스24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기준 1020세대의 시집 구매량은 전년 대비 51.9% 증가했으며, 특히 10대 독자의 구매량은 97.2% 급증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시 분야에서 1020세대의 구매 비율은 2020년 12.7%에서 2025년 19.6%까지 상승하며 시집 시장의 지형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사진=예스24, '포엣코어' 타고 시집 새 시대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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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들의 활약도 시집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고 있다. 차정은 시인의 2023년작 〈토마토 컵라면〉은 최근 10년간 시집 베스트셀러 35위에 오르며 젊은 독자층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고선경 시인의 〈샤워젤과 소다수〉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젊은 시인들의 작품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연간 시집 베스트셀러 상위 20위 중 7권이 젊은 시인의 작품이었으며, 이들 작품의 1020세대 구매 비율은 43.2%에 달해 같은 해 전체 시집의 동세대 구매 비율 대비 약 두 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젊은 시인의 작품을 젊은 독자들이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이른바 '요즘 시집'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젊은 세대의 시집 열풍에는 유명인의 추천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방탄소년단(BTS) 뷔가 지난 2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말선 시인의 시집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를 소개하자 해당 도서 판매량은 전월 대비 무려 450% 폭증했다.

가수 한로로가 민음사TV 콘텐츠에서 허연 시인의 〈불온한 검은 피〉와 양안다 시인의 〈숲의 소실점을 향해〉를 추천한 이후에도 해당 시집 판매량이 각각 400%, 21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젊은 세대가 SNS를 통해 문화를 소비하고, 셀럽의 취향을 공유하며 새로운 관심사를 발견하는 현대적 트렌드를 반영하는 현상이다. 시집이 더 이상 특정 연령대의 전유물이 아닌, 젊고 감각적인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예스24 조선영 도서사업본부장은 "짧지만 강한 울림을 주는 시가 SNS와 새로운 문화 트렌드를 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젊은 시인들의 활약과 새로운 독자층의 유입으로 시집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시집은 단순히 책장을 넘기는 행위를 넘어, 개인의 감성을 표현하고 공유하며 자신을 드러내는 새로운 문화적 코드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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