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진 작가, ‘2026 로에베 공예상’ 최종 우승
/사진=로에베 공예상 2026, 박종진 작가 최종 수상
/사진=로에베 공예상 2026, 박종진 작가 최종 수상

현대 공예의 중요성을 조명하고 혁신을 예찬하는 로에베 재단 공예상 2026년 최종 수상자로 한국 작가 박종진이 선정되었다. 스페인 럭셔리 브랜드 로에베 재단은 133개 국가 및 지역에서 출품된 5,100여 점의 작품 가운데 30인의 최종 후보를 선정했으며, 저명한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발표했다. 박종진 작가는 작품 '스트라타 오브 일루전(Strata of Illusion, 2025년)'으로 50,000유로의 상금을 받았다. 또한 바바 트리 마스터 위버즈(Baba Tree Master Weavers)와 알바로 카탈란 데 오콘, 그라치아노 비신틴이 특별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며 각 5,000유로의 상금을 수상했다.

박종진 작가의 '스트라타 오브 일루전'은 의자를 닮은 조형물로, 통제와 붕괴 사이의 긴장감을 탐구한다. 이 작품은 밀도 높고 직선적인 실루엣에 컬러 도자 슬립을 입힌 수천 장의 종이를 겹겹이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가마 소성 과정에서 종이는 타서 사라지고, 열과 중력에 의해 기존 구조가 변형되거나 왜곡되는 독특한 제작 기법을 선보인다. 심사위원단은 도자기에 대한 기존 예상을 뛰어넘는 의외성과 분명한 목적의식을 지닌 조형적 존재감을 높이 평가하며, 여러 공예 전통을 아우르는 혁신성을 수상작 선정의 주요 이유로 설명했다. 이는 공기로 형태를 잡는 유리 세공 기법이나 종이를 겹치는 제본 기술을 연상시키며, 재료 해석의 다층성을 드러낸다.

이어 특별상 수상작인 바바 트리 마스터 위버즈와 알바로 카탈란 데 오콘의 'Frafra Tapestry'(2024년)는 수많은 사람의 손길로 직조된 대형 태피스트리이다. 가나 구룬시 지역의 전통 마을 항공 이미지를 기반으로 마드리드에서 건축 도면을 작성하고, 가나에서 마스터 위버들이 천연 및 염색 코끼리풀을 사용해 전통 바스켓 직조 기법으로 완성했다. 심사위원단은 이 작품이 현대 기술과 고대 직조 지식을 결합하고, 사라져가는 건축 전통과 삶의 방식을 기록하려는 대륙 간 예술적 노력을 보여준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그라치아노 비신틴의 'Collier'(2025년)는 얇은 금 시트로 이루어진 작은 큐브에 고대 금속 공예 기법인 니엘로 장식을 더한 두 점의 목걸이이다. 심사위원단은 비신틴이 흔치 않은 니엘로 기법을 능숙하게 활용하여 현대적인 주얼리를 제작한 솜씨와, 금 위에 니엘로를 장식해 무한히 이어지는 듯한 회화적 방식을 주목했다고 밝혔다.

/사진=로에베 공예상 2026, 박종진 작가 최종 수상
/사진=로에베 공예상 2026, 박종진 작가 최종 수상

한편, 이번 로에베 재단 공예상 최종 후보작들은 창작 과정을 균형과 불안정성, 긴장 사이의 관계로 섬세하게 탐구하는 공통된 특징을 보인다. 질서 정연한 체계가 미묘하게 흔들리고, 절제된 색상 팔레트 속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삽입되며, 정밀한 구조는 뒤틀리거나 어긋나는 등 파격적인 접근이 두드러진다. 특히 재료 선택과 제작 방식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재료를 자르고, 구부리고, 엮고, 층층이 쌓는 행위 속에서 생성과 소멸, 순환의 원리를 반영한다. 여기에 바스켓 공예, 텍스타일, 염색, 건축적 조형 등 문화적 전통이 동시대적 맥락과 협업을 통해 재해석되며, 공예가 연속성과 단절이 교차하는 살아있는 언어임을 시사한다.

2016년 로에베 재단이 제정한 이 상은 1846년 가죽 집단 공방으로 시작된 로에베의 역사를 기념하며, 현대 문화에서 공예의 중요성을 조명하고 미래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작가들을 기념한다. 로에베 재단 공예상의 최종 후보 30인 작품은 2026년 5월 13일부터 6월 14일까지 싱가포르 국립 미술관에서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온라인으로도 감상할 수 있으며, 전시 카탈로그에 상세히 기록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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