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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영(본명 안하영)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꺼낸 집안 자랑이 일주일 만에 최대 위기로 번졌다.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11일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 의혹과 관련해 사실상 이를 인정하는 입장을 내놨다.
4대째 의사 집안 자랑에서 시작된 논란
하영은 지난 7일 방송된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증조부부터 조부, 아버지, 언니까지 이어진 ‘4대 의사 집안’이라는 가족사를 소개했다. 그는 증조부가 일본에서 서양 의학을 배워 한양에서 처음으로 양의원을 개원했으며 고종 황제도 진료했다고 말했다. 금수저·모태 부자라는 반응 속에 화제를 모았지만, 방송 직후 누리꾼들 사이에서 증조부가 친일 의혹을 받는 의사 안상호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며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증조부 안상호, 어떤 행적이 있었나
1918년 12월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안상호는 일본인 아내와 이룬 가정을 ‘일본인처럼 생활하고 동화되는 것이 모범적’이라는 사례로 소개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자료에는 1872년생인 그가 1902년 도쿄자혜의원의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인 최초로 일본 의사자격증을 취득한 인물로 기록돼 있다. 여기에 1916년 조직된 대표적 친일단체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안상호의 이름이 올라 있다는 기록도 확인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소속사, “사실무근”에서 “확인했다”로 입장 선회
당초 소속사는 증조부가 안상호인 것은 맞지만 친일 행적 의혹 자체는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관련 기록이 잇따라 제시되자 11일 입장을 바꿔 해당 기록의 실재를 확인했다고 밝히며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광복절을 며칠 앞두고 불거진 논란인 데다, 하영 본인이 방송에서 자발적으로 꺼낸 이야기였다는 점에서 여론의 반응은 더 싸늘하다.
SBS “촬영 상당 부분 진행…추이 지켜볼 것”
SBS 관계자는 11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승산 있습니다’가 이미 상당 부분 촬영이 진행된 상태이며 구체적인 진행률을 밝히긴 어렵다고 전했다. 하영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사안을 인지하고 있으며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이제훈과 하영이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전직 변호사와 현직 사무장이 의기투합해 승산 없는 사건을 풀어가는 코믹 법조물로, 내년 방영을 앞두고 있다.
해외에도 있었던 ‘조상 리스크’
방송에서 꺼낸 가족사가 부메랑이 된 사례는 해외에도 있다. 미국 PBS 족보 다큐멘터리 ‘Finding Your Roots’에 출연한 배우 벤 애플렉은 자신의 조상이 노예 소유주였다는 사실이 나오자 해당 내용을 방송에서 빼 달라고 요청했다가, 이 요청 사실이 유출 이메일로 알려지며 오히려 더 큰 역풍을 맞았다. 그는 이후 “부끄러웠다”고 인정하며 조상의 이름까지 공개했다.
방송인 서니 호스틴 역시 같은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집안이 노예무역에 연루됐던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가, 평소 소신 발언과 배치된다는 이유로 온라인에서 상당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두 사례 모두 유명인이 방송을 통해 자발적으로 공개한 가족사가 역사적 사실 검증과 맞물리며 논란으로 번졌다는 점에서 이번 하영 사태와 닮은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논란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하면서, 하영과 소속사가 추가 입장을 내놓을지, ‘승산 있습니다’ 제작진이 캐스팅 이슈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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