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부터 ‘목신 판’까지…튀르키예 땅속에서 2천 년 전 조각상 쏟아졌다

수천 년 전 조각된 얼굴들이 튀르키예 각지에서 잇따라 흙 속을 뚫고 나오고 있다.

튀르키예 부르두르 키비라 발굴 현장 / 사진=튀르키예 문화관광부

지중해 호수지대 한복판, 부르두르(Burdur)의 고대 도시 키비라(Kibyra)와 사갈라소스(Sagalassos)에서는 올해 발굴 작업으로 굵직한 성과가 이어졌다.

키비라·사갈라소스, 황제와 목신의 얼굴

키비라는 앞쪽 건물이 뒤쪽 건물의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좌우 균형을 맞춰 설계된 도시로 꼽힌다.

올해 발굴에서는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의 조각상 2점이 새로 확인됐고, 약 1만 명을 수용했던 검투사 경기장에서는 입구 아치 3개가 복원됐다.

경기장 동쪽 관람석 인근에서는 헬레니즘 시대 무덤이, 북쪽 성벽 옆에서는 승전 기념 부조가 함께 발견됐다.

같은 지역 사갈라소스에서도 목동의 지팡이와 염소 가죽을 두른 청년상이 나왔는데, 학계는 가축과 목동을 수호하는 신 판(Pan)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님파에움에서 아르테미스·아레스·아폴론 등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을 새긴 부조도 함께 확인됐다.

아스펜도스·사르디스, 2.2m 높이 대형 조각군

사르디스에서 출토된 청년 조각상 복원 작업 / 사진=튀르키예 문화관광부

안탈리아 아스펜도스(Aspendos)에서는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와 아들 텔레스포로스를 새긴 2.2m 높이 대리석 조각군이 출토됐다.

2세기 후반 양식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다.

마니사 사르디스(Sardis)에서는 기원전 5세기 청년상이 두 조각으로 나뉜 채 발견됐는데, 높이는 아스펜도스 조각군과 같은 2.2m다.

키비라와 사갈라소스는 2016년부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이름을 올린 곳으로, 2000년 된 분수가 복원을 거쳐 지금도 물을 뿜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스펜도스는 원형극장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로마시대 수로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수로에는 55도 각도로 꺾인 독특한 이중 사이펀 구조가 남아 있어, 프랑스 가르교 수로나 스페인 세고비아 수로에서도 볼 수 없는 로마 수리 기술의 사례로 꼽힌다.

사르디스는 고대 리디아 왕국의 수도이자 아케메네스 페르시아의 소아시아 총독부가 있던 도시로, 신약성서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일곱 교회' 가운데 하나로도 알려져 있다.

튀르키예 문화관광부 측은 아스펜도스가 '나이트 뮤지엄' 조명 아래 원형극장이 되살아나는 곳이라고 소개하며, "새로운 역사를 소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키비라·사갈라소스 조각상은 부르두르 현지에서 볼 수 있고, 사르디스 청년상은 조만간 마니사 박물관으로 옮겨져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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