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트도 한 겹 벗었다”…스포트막스, 폭염에서 탄생한 2027 S/S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스포트막스(SPORTMAX)가 2027 봄·여름 런웨이 컬렉션을 공개했다.

아이보리 니트 톱과 화이트 지오메트릭 벨트백을 매치한 룩. / 사진=스포트막스
아이보리 니트 톱과 화이트 지오메트릭 벨트백을 매치한 룩. / 사진=스포트막스

이번 컬렉션은 전 세계를 휩쓴 기록적인 폭염, '카니큘(caniculе)'의 강렬한 열기에서 출발해 가벼움에 대한 갈망을 담아냈다. 밀라노에서 베니스, 파리에서 도쿄에 이르기까지 뜨거운 열기 속에서 일하고 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해 미래를 위한 새로운 원형을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시어 테일러링, 투명 액세서리, 겹겹이 쌓은 시스루 컬러의 그라데이션 등 가벼운 실루엣이 컬렉션 전반을 관통한다.

가을 수트를 벗겨낸 여름 테일러링

디자인 과정 내내 함께한 사운드트랙은 호주 출신 뮤지션 로직1000(Logic1000)의 'Under the Sun Beneath the Rainfall'이다. '진정한 패션쇼는 거리에서 펼쳐진다'는 생각을 중심으로 이번 시즌이 펼쳐졌다는 설명과 맞닿아 있다.

네이비 핀스트라이프 블레이저에 시어 스커트를 매치한 룩. / 사진=스포트막스
네이비 핀스트라이프 블레이저에 시어 스커트를 매치한 룩. / 사진=스포트막스

테일러링은 가을 수트의 클래식함은 간직한 채 핀스트라이프 보일과 비스코스, 울로 새롭게 재구성됐고, 오픈 패널은 착시를 보는 듯한 효과를 자아낸다. 핀스트라이프 트라우저 아래에는 버뮤다 쇼츠가 은밀하게 자리 잡아 비즈니스맨의 단정한 옷차림을 연상시키면서도 계절의 요구에 맞춰 한 겹 벗어낸 자유로움을 더했다.

블랙 스트랩리스 톱에 아이보리 와이드 팬츠를 매치한 룩. / 사진=스포트막스
블랙 스트랩리스 톱에 아이보리 와이드 팬츠를 매치한 룩. / 사진=스포트막스

부드럽고 둥글게 흐르는 팬츠와 매치한 구조적인 재킷은 밀푀유(mille-feuilles)처럼 컬러를 여러 겹으로 쌓아 올려 완성된다.

진주빛 그라데이션과 투명한 레이어링

이번 시즌 컬러 팔레트는 유리잔 속 물에 비치는 진주빛 색채에서 영감을 받아 수채화처럼 은은한 그레이와 블루, 눈부신 보석 색조까지 폭넓게 아우른다.

시어 오간자 재킷 아래 오렌지 브라렛과 반투명 쇼츠를 매치한 룩. / 사진=스포트막스
시어 오간자 재킷 아래 오렌지 브라렛과 반투명 쇼츠를 매치한 룩. / 사진=스포트막스

실크와 비스코스 오간자의 투명한 질감 위로 에크루, 오렌지, 블러시 핑크 컬러가 층층이 포개지며 새로운 그라데이션을 은은하게 만들어낸다. 앤티크 베네치아 레이스 식탁보는 자수 대신 프린트로 재해석되어 원형의 희미한 잔상을 남기고, 그 위로 오간자 트렌치코트가 드리워져 무언가를 드러내는 동시에 감추며 존재감을 한층 몽환적으로 만든다.

레이스 프린트가 비치는 화이트 시어 드레스 룩. / 사진=스포트막스
레이스 프린트가 비치는 화이트 시어 드레스 룩. / 사진=스포트막스

긴 벨트와 웨이스트밴드는 유연한 실루엣의 볼륨을 잡아주며 산들바람을 머금으려는 듯한 형태를 완성한다.

해체된 레더, 커트아웃으로 숨 쉬는 실루엣

레더는 해체적인 방식으로 새롭게 풀어냈다.

레드 레더 재킷에 시어 브라운 팬츠를 매치한 룩. / 사진=스포트막스
레드 레더 재킷에 시어 브라운 팬츠를 매치한 룩. / 사진=스포트막스

버터처럼 부드러운 나파 가죽과 스웨이드가 군더더기를 덜어낸 스커트, 슬리브리스 재킷과 코트에 적용됐고, 몸이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도록 변형 가능한 패널을 더했다.

블랙 드레스에 허리 부분 커트아웃과 실버 벨트를 더한 룩. / 사진=스포트막스
블랙 드레스에 허리 부분 커트아웃과 실버 벨트를 더한 룩. / 사진=스포트막스

패브릭보다는 플루(flou)에 가까운 부드러운 데님과 가슴 위에 평평하게 더한 트롱프뢰유(trompe-l'oeil) 수트 라펠은 격식을 갖춘 여름 스타일링을 위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다.

해변으로 떠나는 니트, 유리 조각 같은 주얼리

니트웨어는 매끈한 컷아웃 스윔웨어와 텍스처가 돋보이는 자카드에서 영감을 받아, 일과 후 해변으로 떠나는 자유로운 순간을 그린다.

블랙 탱크 드레스에 웨이스트 부근 커트 디테일을 더한 룩. / 사진=스포트막스
블랙 탱크 드레스에 웨이스트 부근 커트 디테일을 더한 룩. / 사진=스포트막스

슈즈와 주얼리 역시 컬렉션 전반에 투명성을 유지하며, 콘트라스트 디테일을 더한 슬라이드, 고드름처럼 반짝이는 주얼리 펌프스, 커프스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거나 액체처럼 흐르는 네크라인 아래에 은은하게 감춰진 유리 조각 같은 주얼리로 이어진다.

베이지 톤 오버사이즈 코트를 입고 쇼장 야외 공간을 걷는 룩. / 사진=스포트막스
베이지 톤 오버사이즈 코트를 입고 쇼장 야외 공간을 걷는 룩. / 사진=스포트막스

1969년 시대의 반영으로 탄생한 스포트막스는 이번 시즌에도 그 유산을 이어가며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모델들과 함께 브랜드의 동시대성을 보여준다. 스포트막스는 막스마라 그룹의 세컨드 브랜드로, 창립자 아킬레 마라모티의 기업가적 직관을 여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이어받아 발전시켜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컬렉션은 구속과 불투명함을 벗겨낸 자리에 가볍지만 기능적인 새로운 옷장을 남겼다.

SPORTMAX WOMEN SS 2027 MILAN FASHION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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